찰리 푸스는 오는 11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두번째 내한 공연을 연다.

찰리 푸스는 오는 11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두번째 내한 공연을 연다. ⓒ 워너뮤직코리아


찰리 푸스(Charlie Puth)가 온다. 찰리 푸스는 오는 11월, 두번째 내한 공연을 통해 한국 팬들과 만난다. 2년 전 첫 내한 공연보다 공연장의 규모도 커졌다. 첫 내한 공연 때는 2000명 규모의 YES24 라이브홀에서 공연했다면, 올해에는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유튜브 시대의 팝스타

그는 션 멘데스(Shawn Mendes), 트로이 시반(Troye Sivan) 등과 함께 유튜브 시대의 수혜를 입은 팝스타다. 사실 그는 팝스타가 되길 꿈꾸지 않았다. 버클리 음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그는 그저 곡을 쓰고,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올리는 일을 즐겼을 뿐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의 재능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시아(Sia), 아델(Adele)의 커버 영상을 올리며 명성을 얻고 있던 2015년, 찰리 푸스는 인생의 노래를 만나게 된다. 바로 랩퍼 위즈 칼리파(Wiz Khalifha)와 함께 부른 'See You Again'였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폴 워커에 대한 추모 열기와 함께,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OST 'See You Again' 역시 2015년 최고의 히트곡이 되었다(2018년 현재, 'See You Again' 뮤직비디오의 조회 수는 36억 건을 돌파했다).

데뷔 초, 'Marvin Gaye'나 'We Don't Talk Anymore', 'One Call Away' 등이 특히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그러나 이 곡들이 수록된 데뷔 앨범 < Nine Track Mind >는 거센 혹평에 직면했다. 곡에 개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 앨범이 아니라 그저 싱글 모음집 정도로 느껴진다는 게 주요하게 지적된 사항들이었다. 많은 매체들은 일제히 부정적인 평가를 보냈고, 메타크리틱의 평균 점수는 37점에 그쳤다. '재미없는 앨범'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평론가들의 이야기가 절대적인 잣대가 될 수는 없겠으나, 출사표를 던진 젊은 뮤지션에게 있어서 가혹한 성적표였다.

'나는 나일 뿐이다'

 찰리 푸스의 두번째 정규 앨범 < Voicenotes >

찰리 푸스의 두번째 정규 앨범 < Voicenotes > ⓒ 워너뮤직코리아


찰리 푸스는 전작에 쏟아졌던 비판 여론을 모두 담담히 받아들였다. 심지어 '1집은 단조롭고 특장점이 없는 음악(Bland Music)이었다'고 인정했다. 두 번째 정규 앨범 < Voicenotes >은 절치부심한 결과 탄생한 작품이다. 고뇌한 보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음악 매체들이 매긴 점수는 전작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우선 다루는 장르부터 다양해졌다. 'The Way I Am'은 찰리 푸스의 음악 중 가장 록적인 요소가 두드러진다. 캐치한 기타 리프, 그리고 그 기타 리프의 템포를 따라 노래하는 찰리 푸스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다. 그리고 찰리 푸스는 이 곡에서 '남들이 나를 미워하든, 좋아하든 상관없다. 나는 나일 뿐이다'라고 외친다. 인트로 역할을 하는 이 곡만으로도  전작과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켈라니와 함께 부른 'Done For Me'는 1980년대 신스팝의 정서를 빌려왔다. 고혹적인 가성과 베이스 리프가 어우러지는 'Attention', 폴리스(The Police)의 베이스 라인을 떠올리게 하는 'Somebody Told Me' 역시 매력적이다. 이미 선공개된 곡이긴 하지만, 보이즈 투 멘(Boyz II Men)과 호흡을 빚어낸 'If You Leave Me Now' 역시 추천할 수 있는 트랙이다. 베테랑들 앞에서도 찰리 푸스의 표현력은 빛을 잃지 않는다.

찰리 푸스는 이번 앨범을 작업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이러한 고민 때문이었을까. 시종일관 부드러움으로 일관했던 전작과 비교했을 때, 찰리 푸스는 보다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Though It All'은 찰리 푸스의 내면을 잘 담아낸 대표적인 트랙이다.

우리는 1집이 성공한 뮤지션들에게 '소포모어 징크스'가 찾아오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찰리 푸스에게 소포모어 징크스는 의미 없는 단어다. 찰리 푸스는 뮤지션으로서 더욱 단단해졌고, 전작보다 더 좋은 앨범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습을 오롯이 마주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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