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버비콘> 포스터.

영화 <서버비콘> 포스터.ⓒ 영화사 진진


맷 데이먼과 줄리앤 무어 주연의 범죄스릴러 영화 <서버비콘>이 12일 개봉했다. 영화는 코엔 형제의 각본을 조지 클루니가 스크린에 옮긴 것으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마을을 핏빛으로 물들인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1959년 작지만 살기 좋은 마을 '서버비콘'. 오로지 백인들만 모여 살던 그 곳에 한 흑인 '마이어스' 가족들이 이사오면서 지역 사회는 크게 동요하기 시작한다. 한편, 서버비콘에 살고 있는 '가드너'(맷 데이먼)는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지만 아내 로즈(줄리안 무어)를 죽이고 쌍둥이 처제 마가렛과 새로운 삶을 계획한다.

진부한 소재, 신선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영화 <서버비콘> 스틸 컷. 코엔 형제 각본을 연출한 조지 클루니의 모습.

영화 <서버비콘> 스틸 컷. 코엔 형제 각본을 연출한 조지 클루니의 모습.ⓒ 영화사 진진


완벽하게 설계된 청부살인은 성공하고 가드너는 그렇게 거액의 보험금 수령을 앞두지만, 수상한 낌새를 알아 챈 경찰과 보험조사관의 등장으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가드너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건은 결국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서버비콘>은 코엔 형제의 대표작 <파고>의 사촌격으로 조지 클루니 판 <파고>같은 느낌 마저 든다. 배경이 되는 지역명을 제목으로 차용한것을 비롯해, 한 가장의 그릇된 선택에서 시작된 범죄, 다소 덜 떨어진 범죄자 듀오,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과 결국 자기 자신이 만든 덫에 걸려드는 설정까지 많은 부분이 1996년에 만들어진 <파고>와 유사하다.

치정 살인과 보험사기극 등 진부한 소재를 다루는 것은 물론, 21년 전 작품을 변주한 듯한 이 작품에서 당연히 신선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아까울 정도로 장르적 재미도 뚜렷하게 일궈내고 있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는 살인사건과 인종차별 문제를 아이러니하게 엮어내며 특색있는 사회적 시선을 선보이고 있다. 평화로운 마을 서버비콘에서 발생한 로즈의 살인사건은 당연히 지역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로즈의 죽음이 분명 백인 강도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었음에도 흑인혐오에 빠져있는 주민들은 '흑인 가족이 이사 온 뒤 마을의 평화가 깨졌다'는 위험한 귀인 오류를 범한다.

그렇게 사건 이후 아무 죄 없는 흑인 가족을 향한 백인들의 차별과 멸시는 심해지고 급기야 흑인 가족의 집을 둘러싸고 마을을 떠나라는 고성을 지르며 폭력적인 행동까지 벌인다.

인종차별 문제 정면으로 꼬집는 영화

 영화 <서버비콘> 스틸 컷.

영화 <서버비콘> 스틸 컷.ⓒ 영화사 진진


영화 속 이 장면이 과한듯 하지만 이것은 1950년대 뉴욕 레빗타운(조립식 주택단지)에서 벌어진 '마이어스' 흑인 가족의 충격적인 실화 사건을 담아낸 것이다. 평범했던 '마이어스' 가족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마을에서 철저히 외면과 멸시를 당했는데, 백인들은 '마이어스' 가족의 거주 금지를 위해 시청에 탄원서를 내고 한밤중에 찬송가를 부르는 등 이들을 쫓아내기 위한 생쇼를 펼쳤다고 한다.

이런 흑인 가족들의 상황과 반대로 카메라는 '돈'에 얽매여 협박과 폭력 그리고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백인들의 모습을 교차로 담아내면서 백인들의 오만과 위선을 교묘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인과응보와 인종 혐오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가 바라는 지향점은 바로 가드너의 아들 니키의 시선이다. 니키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흑인 가족에 다가간 인물로 야구를 좋아하는 흑인 가족의 아들 아담과 유일한 친구가 된다. 금새 친해진 두 아이는 큰 풍파 속에서 서로의 곁을 지키는 소중한 사이가 된다.

영화는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편견이 없는 시선만이 함께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되새기게 하고 있다. <서버비콘>은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미국의 인종혐오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한편으론 어느덧 다문화 시대에 접어든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스릴러란 장르 속에서 다양한 메시지를 접목시킨 점은 좋았지만 정작 긴장감과 흡인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장르적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은 많이 아쉽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영화이야기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의 주인공 조쉬 브롤린이 야구 코치로 영화에 출연했었지만 최종 편집되었다고 한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는 북미에서 불과 577만 달러밖에 벌어들이지 못하며 흥행 참패를 기록하고 말았는데 2000개가 넘는 스크린 확보하여 개봉한 파라마운트 영화중에 역대 최악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영화의 순제작비는 2500만 달러였다. 조지 클로니는 지금까지 6편의 작품을 연출했는데, <서버비콘>은 자신이 감독한 영화중에 본인이 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최초의 작품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보안쟁이 입니다. 2013 기술혁신 대전 기술보호 분야 장관상 2014 네이버 영화분야 '파워 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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