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프랑스-벨기에 4강전 11일 오전 3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벨기에와의 준결승전에서 프랑스-벨기에 선수들이 골다툼을 벌이고 있다.

▲ [월드컵] 프랑스-벨기에 4강전 11일 오전 3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벨기에와의 준결승전에서 프랑스-벨기에 선수들이 골다툼을 벌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프랑스가 '황금세대' 간의 맞대결에서 웃었다. 이제 그들은 조국에서 열린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정확히 20년 만에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프랑스가 11일 오전 3시(아래 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벨기에와 맞대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프랑스는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우승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미리 보는 결승전답게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싸움이었다. 벨기에가 에당 아자르와 케빈 데 브라이너를 앞세운 빠른 공격으로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자, 프랑스도 속도로 대응했다. 킬리안 음바페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벨기에 측면을 흔들었고, 폴 포그바의 날카로운 패스와 앙투안 그리즈만의 침투가 선제골을 기대케 했다.

팽팽하던 균형은 후반 6분 깨졌다. 그리즈만이 날카로운 코너킥 크로스를 올렸고, 공격에 가담한 중앙 수비수 사무엘 움티티가 절묘한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194cm 장신 마루앙 펠라이니가 볼을 처리하기 위해 점프를 뛰었지만, 공의 낙하지점을 정확히 포착한 움티티의 헤더를 막을 수 없었다.

움티티의 선제골은 프랑스를 결승전으로 올려놓은 '황금 골'이 됐다. 음바페와 올리비에 지루, 그리즈만의 연이은 슈팅이 추가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프랑스는 하나 된 수비로 벨기에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결승전으로 나아가는 데 성공했다.

20년 전 그때처럼... 프랑스 결승행 이끈 것은 공격 아닌 '수비'

꽤 오래전 이야기지만, 1998 프랑스 월드컵 준결승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축구 황제' 호나우도가 이끌던 브라질과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창시자' 데니스 베르캄프를 앞세운 네덜란드의 맞대결은 지금까지도 많은 축구팬들에 회자된다. 브라질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승으로 나아갔지만, 승자와 패자를 나누기 힘든 명승부였다.

그러나 반대편에서 치러진 개최국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맞대결도 대단했다. 당시 프랑스는 '난적' 이탈리아를 승부차기 접전 끝에 따돌리고 준결승에 오른 상태였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던 크로아티아는 '전차군단' 독일을 3-0으로 완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준결승에 도달했었다.

당시 선제골은 크로아티아의 몫이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득점왕에 오른 다보르 수케르가 프랑스 우측 풀백 릴리앙 튀랑의 실수를 틈타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튀랑이 폭발적인 오버래핑에 이은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역전골까지 뽑아내며 조국 프랑스를 결승에 올려놓았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난적' 벨기에를 만나 고전하던 프랑스를 결승에 올려놓은 것도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였다. 움티티는 중앙 수비수라 보기 힘든 움직임으로 자신의 마크맨을 따돌린 뒤 날카로운 헤더를 선보이며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도무지 약점을 찾기 힘든 수비력도 20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우승 당시 지네딘 지단과 유리 조르카에프, 스테판 기바르쉬, 티에리 앙리 등을 앞세워 막강한 화력을 뽐냈지만, 수비력도 대단했다. 그들이 브라질과 맞붙은 결승전 포함 7경기에서 내준 실점은 단 2골이었다. 빅상트 리자라쥐와 마르셀 드사이, 프랑크 르뵈프, 튀랑이 나서는 포백은 그렇게 전설이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랑스는 벨기에와 치른 준결승전을 포함한 6경기에서 무실점 경기를 4번이나 치렀다. 난타전을 벌인 아르헨티나와 16강전(4-3)을 제외하면, 5경기 1실점이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버틴 우루과이와 데 브라이너, 아자르, 루카쿠가 나선 벨기에를 상대로 2경기 연속 무실점에 성공했다.

중앙 수비수 움티티와 라파엘 바란은 도무지 실수가 없다. 벨기에전에선 폭발적인 스피드와 개인기를 가진 아자르와 데 브라이너를 완벽하게 묶었다. 좌우 풀백 루카스 에르난데스와 벤자민 파바드도 상대의 스피드와 개인기에 밀리지 않으며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탰다.

혹여나 이들이 실수를 저질러도 문제가 없다. 대회 최고의 골키퍼로 손꼽히는 위고 요리스가 골문을 지키기 때문이다. 요리스 골키퍼는 벨기에전에서도 '실점이다' 싶은 슈팅을 수차례 막았다. 특히 전반 21분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터닝슛을 쳐낸 장면은 감탄사를 자아냈다. 알데르베이럴트의 슈팅은 절묘하게 골문 구석을 향했지만, 요리스는 놀라운 반사 신경을 자랑하며 이를 막아냈다.

철의 포백에 안정감 더하는 '막강 중원'

수비수가 빼어나다고 해서 실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현대 축구에서는 최전방 공격수의 수비력도 중요시된다. 앞선에서 얼마만큼 상대 공격 속도를 늦추느냐에 따라 팀 수비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후방으로 내려서 수비 블록을 형성하고, 때론 중앙 수비수의 역할까지 해줘야 하는 것이 현대 축구다.

그래서 더욱 '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원에 포진하는 선수는 전방과 후방을 마음껏 오갈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해야 세계 최정상급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프랑스의 허리가 그렇다. 은골로 캉테는 168cm의 단신이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예리한 커팅 능력을 자랑하며 수비에 안정감을 더한다. 볼만 정확히 빼앗아내는 태클과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는 영리한 반칙에도 능하다.

3선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포그바도 마찬가지다. 191cm의 장신답게 공중볼을 장악하고, 힘 싸움에서도 밀리는 법이 없다. 빼어난 태클 능력도 갖췄고, 공격으로 나아가는 패스도 뛰어나다. 벨기에전에서도 4차례의 태클 성공과 3차례의 키 패스 성공을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빼어난 활약상을 남겼다.

왼쪽 측면 공격을 도맡는 블레이즈 마투이디, 득점은 없지만 헌신적인 스트라이커 지루, '에이스' 그리즈만과 음바페 등도 공수 양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이들은 끊임없이 압박하고 협력 수비에 가담할 뿐 아니라, 중원 싸움에도 적극적으로 임한다. 이렇듯 공수에서 하나 된 모습이 프랑스를 결승에 올려놓았다고 볼 수 있다.

전방과 중원, 후방 등 약점을 찾기 어렵다. 20년 전 그때처럼 프랑스는 새로운 역사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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