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크레더블2>의 포스터.

영화 <인크레더블2>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픽사의 명작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손 꼽혔던 <인크레더블>이 나온 지 무려 14년 만이다. 북미 개봉 이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고,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던 이 작품의 속편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CGV에서 공개됐다.

이미 북미에선 지난 6월 중순 개봉했고, '픽사 최고의 속편'이라는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던 차였다. 무늬만 그럴싸한 홍보 문구가 많기에 의심하면서도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은 전편의 미덕이 살아 있을지 내심 궁금했다.

적절한 흥행 공식

거대한 세계관으로 세계 관객들을 팬덤으로 흡수하려는 최근 디즈니-마블과 달리 <인크레더블2>는 애니메이션 명가 제작사인 픽사의 특징이 살아있었다. 캐릭터의 입체감, 재미만 추구한 게 아닌 나름의 고민과 화두가 담긴 게 엿보였다.

각자의 초능력을 지닌 이 슈퍼 가족이 악당에 맞서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오락적이다. 다소 과장되고 철없어 보이지만 지구를 지키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미스터 인크레더블, 대의 명분보다는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는 일라스티걸, 사춘기를 맞은 바이올렛과 마냥 의욕에 넘치는 소년 대쉬.

이렇게 구성된 가족에 갈등 관계는 있기 마련. 1편에서의 활약에도 초능력을 쓰는 일이 불법이 돼버린 현실에서 2편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언뜻 마블 스튜디오 영화나 <엑스맨>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설정이다.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낯선 존재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습성을 속편 역시 활용했다.

법안으로 인해 손발이 묶여 버린 이들 가족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악당들을 모른 체 하며 평범한 척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저항하며 자구책을 마련할 것인가. 영화는 글로벌 통신 기업 데버 일가를 등장시킨다. 초능력자들의 활동을 합법화 시킨다는 명목으로 데버 남매는 일라스티걸을 지목하고, 그로 인해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전업 주부가 되고 만다.
 영화 <인크레더블2>의 한 장면.

영화 <인크레더블2>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가부장 사회, 남성 중심 사회를 살짝 비틀며 영화는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코믹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게 녹였다. 익숙하지 않은 가사일에 답답증을 느끼는 미스터 인크레더블과 히어로 임무를 수행하며 통쾌함을 느끼는 일라스티걸을 대비시키며 영화는 진짜 이들에게 다가올 위기를 제시한다.  

친근하게 접근했던 데버가 빌런(악당)이다. 영화는 몇 가지 반전 코드를 넣어 이 초능력자 가족에게 닥친 위기를 묘사했다. 데버의 명령을 따르게 된 이 초능력자 부부, 그리고 자신의 부모를 위기에서 빼내려는 바이올렛과 대쉬의 활약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또 하나, 전편과 다르게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초능력자 가족의 막내로 태어난 잭잭이다. 이제 갓 말을 옹알거리는 잭잭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묘사하며 영화는 흔히 말하는 '영화 흥행 코드'를 잭잭에 몰아넣었다. 귀여운 모습에 웃음을 유발하는 잭잭의 행동은 많은 관객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될 것이다. 동시에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초능력이 잭잭에게 있음을 발견하며 이후 이어질 또 다른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할 것이다.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이 없다는 영화계 속설은 <인크레더블2>에서 만큼은 통하지 않은 것 같다. 미국 할리우드가 줄곧 묘사해왔던 가족주의에 더해 소수자 차별과 성역할에 대한 고민이라는 최근의 사회적 문제를 녹였다.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잡으려 했고, 그 의도가 보기 좋게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한 줄 평 : 이런 시리즈라면 몇 번이고 볼 수 있다
평점 : ★★★★(4/5)


영화 <인크레더블2> 관련 정보
각본 및 감독 : 브래드 버드
수입 및 배급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관람 등급 :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 125분
북미 개봉 : 2018년 6월 15일
국내 개봉 : 2018년 7월 19일


인크레더블 마블 앤트맨 초능력자 전업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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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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