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영화 <우리집 이야기> 스틸컷

북한영화 <우리집 이야기> 스틸컷ⓒ 부천영화제 제공


오는 12일 개막하는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최용배, 이하 부천영화제)가 영화제 기간 동안 북한영화 9편을 상영할 것이라고 10일 발표했다. 부천영화제 측은 10일 관계당국으로부터 북한영화 9편의 공개상영을 최종 승인받았다며 작품 목록을 공개했다.

이번에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 '최우수영화상' 및 '여배우연기상' 수상작<우리집 이야기>(2016),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2006), 지난 2000년, '제1호 북한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국내에 최초 개봉됐던 괴수영화의 고전 <불가사리>(1985), 북한 영국 벨기에 합작영화이자 가장 잘 알려진 북한영화 중 한 편인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2012) 등 장편과 단편으로 구성됐다.

이번 특별 상영은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 영화를 상영하는 첫 공식 행사이자, 항상 '제한상영'이란 틀에 묶였던 기존의 상영 관례를 깨고 자유롭게 남측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북한 영화나 영상물은 관계법령상 '특수자료'에 해당하여 상영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상영이 허가돼도 엄격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선별된 사람만 영화를 볼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제한상영'이 보편적이다. "이 관례가 이번에 깨졌다"고 부천영화제 측은 강조했다.

다만 이전에 국내 영화제에서 상영됐던 북한영화와는 다르게 북한과 외국이 합작해 만든  로맨틱 코미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5세 관람 등급을 받아 상영된 적이 있다.

국내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북한 영화를 상영한 것은 2001년 부산국제영화제였다.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에선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만든 <탈출기>를 상영했다. 이후 2003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북한영화특별전'이 열려 7편(<내고향> <봄날의 눈석이> <신혼부부> <우리열차 판매원> <기쁨과 슬픔을 넘어서> <대동강에서 만난 사람들 1, 2>)을 상영했다. 2003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살아있는 령혼들>이 상영되기도 했다.

영화 상영 후 영상자료원에 기증 예정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에서 <우리집 이야기>로 여배우 연기상을 수상하고 있는 백설미 배우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에서 <우리집 이야기>로 여배우 연기상을 수상하고 있는 백설미 배우ⓒ 아리랑 메아리


부천영화제 측은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에 출연한 인민배우 리영호와 공훈배우 김철을 영화제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우리집 이야기>의 주연인 백설미 배우와 리윤호, 하영기 감독도 함께 초청했는데, 북측에서 아직 답이 없다"며 "영화제 폐막일까지 끈기 있게 답을 기다릴 예정"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부천영화제는 이번 북한영화 상영과 관련해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남북관계의 발전과 변화가 기대되면서부터 부천시와 함께 북한 영화인과 영화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통일부의 사전접촉 승인을 받아 민족화해협의회(북측 민화협)에 작품상영 허가와 감독, 배우 등의 초청장을 전달했고 이후 4월의 판문점 남북회담과 6월 싱가포르 북미회담 등 우여곡절 속에서 겨우 영화 상영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부천영화제 한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9편의 작품 중 불가사리 한 편만 영상자료원의 협조를 받고 나머지 8편은 부천영화제가 직접 가져오는 것으로 상영 후 영상자료원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품 중에는 "김정은 위원장 체제의 북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영화 특별상영은 오는 14일부터 부천 송내 솔안아트홀, 한국만화박물관, CGV부천 등에서 진행된다. <우리집 이야기>는 15일 오후 8시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야외상영으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북한영화 상영 외에 부대행사 등을 통해 'SF 판타스틱 포럼: 북한 문화예술계의 SF와 판타지',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 남북영화' 등의 토론회도 개최된다.

일부 영화인 방북도 논의 중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던 북한과 외국의 합작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던 북한과 외국의 합작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Koryo Group


부천영화제의 북한영화 특별 상영은 북한영화 상영을 계획 중인 국내 영화제들 중 한 발 앞서 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부산영화제가 올해 북한영화 상영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 4일 내년 개최를 목표로 강원도와 강원영상위원회가 '평창남북평화영화제' 출범을 선언한 상태에서 부천영화제가 북한과의 영화교류 논의에서 앞선 모습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5일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공동위원장 오석근 문성근)를 구성했다.

특히 2019년 한국영화 100주년을 앞두고 있어, 영화인들은 부천영화제의 북한영화 상영이 남북영화인 교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일부 영화인들의 방북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단체에서 영진위 측과 협의를 통해 몇몇 영화인들의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0년 11월 영화인들의 첫 방북 당시 모습. 임권택 감독, 문성근 배우, 김동호 당시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관 현 부산영화제 이사장, 유인택 현 동양예술극장 대표, 이은 현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등

2000년 11월 영화인들의 첫 방북 당시 모습. 임권택 감독, 문성근 배우, 김동호 당시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관 현 부산영화제 이사장, 유인택 현 동양예술극장 대표, 이은 현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등ⓒ 유인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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