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 음반 < Group >을 발표한 그룹 장덕철

최근 새 음반 < Group >을 발표한 그룹 장덕철 ⓒ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올해 상반기 음원 순위에서 그룹 장덕철의 곡 '그날처럼'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던 대중들은 아마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이 곡은 2개월이 지난 1월 주요 음원 사이트 1위에 오르는 기현상을 보여준 바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페북픽(페이스북 픽)"으로 불리우는 SNS 입소문에 의한 인기 등이 원인으로 전해지면서 EXID의 '위 아래', 윤종신의 '좋니'의 뒤를 잇는 가요계 역주행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4월 또 다른 무명가수 닐로의 '지나오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갑자기 1위에 등극, 이로 인해 각종 논란이 벌어졌다.

4월 '닐로 사태' 이후 각종 논란 증폭

공교롭게도 '지나오다' 역시 지난해 10월 발표되었지만 3월 말부터 순위에 등장, 불과 2-3주만에 트와이스, 여자친구, 엑소 첸백시 등 기존 인기 가수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에겐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각종 페이스북 내 페이지에서 진행된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었고 유명 아이돌 그룹 노래들이 상위권을 점령하는 새벽 시간대에 실시간 순위가 급상승하면서 음원 사재기 논란까지 불거졌다.

게다가 닐로와 장덕철 모두 같은 회사 소속이다보니 '그날처럼' 역시 대중들로 부터 의심의 눈총을 피할 수 없었다.  물론 해당 가수 및 소속사 측은 각종 의혹에 대해 "사재기 등 부정한 방법은 결코 없었고 우리만의 노하우가 있어 가능했다"라며 부인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6일 장덕철의 첫 미니 음반 < Group >이 기습 공개되었다.

신곡 '기적'... 참신함 + 자기 색깔은 부족

 신곡 `기적`이 수록된 그룹 장덕철의 음반 < Group > 표지

신곡 `기적`이 수록된 그룹 장덕철의 음반 < Group > 표지 ⓒ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각종 잡음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뒤로 하고 음악에 대해서만 논해보자면 < Group >은 딱히 새로울 것 없는 발라드 혹은 R&B곡 모음집이다.

4곡 중 멤버 전원이 참여한 건 머릿곡이자 마지막에 담긴 발라드 '지각' 뿐이고 나머지 R&B 장르 분위기의 3곡은 각각 2명씩 조합을 이룬 일종의 유닛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음반 제목과 달리 팀으로서의 합, 이른바 '케미스트리'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키덜트(KIDULT)', 'Take a Picture', '예쁘다'로 이어지는 흐름에선 적당한 비트감을 담아 나름 변화를 주려고 노력을 기울인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곡 중간 마다 등장하는 랩, 대화 형식의 구절 삽입은 그저 생뚱맞기만 하다. 전반적인 사운드 구성이나 편곡 면에서도 딱히 독창적인 색깔을 보여주는 구석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날처럼' 못잖은 반응을 기대하고 만들었을 법한 '지각' 역시 발라드라는 장르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참신함과는 거리가 먼 곡이다. 피아노 반주 하나만으로 출발해서 점차 악기들을 하나 둘씩 첨가하고 곡 후반부엔 각종 기교로 채워진 보컬 애드립이 등장하는 등 음악을 많이 들어본 이라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래방에서 '가창력 과시용'으로 불리기엔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다른 발라더와는 차별되는 장덕철만의 매력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이 정도 구성이라면 굳이 장덕철이 아니더라도 다른 유사 가수의 음악으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

전작에 이어 어설프게 윤종신, 유희열의 '지질한' 감성을 흉내내려고 한 듯한 가사 또한 이번에도 큰 감흥이나 공감을 자아내기엔 힘겨울 따름이다.

반년 만에 달라진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

 올해 상반기 깜짝 인기를 얻은 장덕철의 싱글 '그날처럼' 표지

올해 상반기 깜짝 인기를 얻은 장덕철의 싱글 '그날처럼' 표지 ⓒ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총 4곡이 담긴 미니 음반 < Group >에 대한 주요 음원 사이트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만 하더라도 사용자 평점은 고작 1개 (5개 만점) 안팎에 불과하고 공개 당일 벌써 1000여개 이상 달린 댓글도 칭찬 대신 냉소 혹은 비난하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할 정도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장덕철은 분명 음악계의 깜짝 스타였다. 하지만 지금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때와는 180도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의 불신 속에서도 '지각'은 과연 올 여름 인기 순항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을까? 장덕철에 대한 진짜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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