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카바니가 결장한 우루과이에게 완승을 거두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 축구 대표팀은 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의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우루과이는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8강전에 나서지 못한 스트라이커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4강 문턱에서 무너졌다.

이번 대회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기록했던 프랑스 공격의 핵심 앙투안 그리즈만(AT마드리드)은 전반 39분 선제골 어시스트에 이어 후반 16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수훈선수(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하지만 프랑스를 12년 만에 4강으로 이끈 결승골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만 25세의 젊은 나이에 프랑스 대표팀의 붙박이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있는 라파엘 바란(레알 마드리드)이 그 주인공이다.

 2018년 7월 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8강 경기. 프랑스의 라파엘 바란이 득점 후 동료 앙투안 그리즈만과 기뻐하고 있다.

2018년 7월 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8강 경기. 프랑스의 라파엘 바란이 득점 후 동료 앙투안 그리즈만과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대 초반에 레알 마드리드 주전 센터백 된 프랑스의 젊은 재능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바란은 RC 랑스 유소년 팀에서 8년 동안 기량을 쌓다가 2010-2011 시즌 1군에 올라왔다. 리그앙의 명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랑스는 2010-2011 시즌을 끝으로 2부리그로 강등됐지만 10대 유망주 바란은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 중에는 세계적인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있었다.

맨유에서도 네마냐 비디치와 리오 퍼디난드의 뒤를 이을 센터백 유망주가 필요했지만 맨유는 이미 잉글랜드 출신의 수비수 필 존스를 확보해 둔 상황이었다. 반면에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프랑스 축구의 레전드이자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프런트로 있었던 지네딘 지단까지 동원하면서 바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결국 바란은 지단의 설득과 구단의 정성에 마음이 움직여 2011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하지만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센터백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 센터백 세르히오 라모스와 페페(베식타쉬)였다. 프랑스의 유망주에 불과했던 어린 바란은 당연히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라모스와 페페의 백업 요원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적응하던 바란은 이적 3년째가 되던 2014-2015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요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리고 2015-2016 시즌부터 정점에서 내려오던 페페를 대신해 주전으로 도약했다.

바란은 다혈질의 성격으로 때로는 거친 반칙도 마다하지 않는 파이터형 수비수 라모스, 페페와는 달리 뛰어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깔끔한 수비를 펼치는 유형이다. 물론 191cm의 장신에 운동능력도 나쁘지 않아 공중볼 경합에도 능하고 어린 시절부터 빅클럽에서 활약해 나이에 비해 경험도 상당히 풍부한 편이다. 큰 경기에서도 좀처럼 위축되지 않는 강심장 또한 바란이 또래 중에서 손꼽히는 센터백으로 인정 받는 이유다.

물론 바란은 공격가담보다는 본연의 임무인 수비에 치중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득점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주전으로 도약한 2015-2016 시즌과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한 2017-2018 시즌에는 77경기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오히려 부상으로 고전했던 2016-2017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2골을 포함해 39경기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결정적인 헤더 결승골로 프랑스를 12년 만에 4강으로 이끈 바란

바란은 만 20세였던 2013년 3월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같은 날 동갑내기 폴 포그바도 A매치에 데뷔했다). 바란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도 로랑 코시엘니(아스날), 마마두 사코(크리스탈 팰리스) 등을 제치고 프랑스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물론 독일과의 8강전에서는 마츠 후멜스(바이에른 뮌헨)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며 결승골을 헌납했던 아픈 기억도 있다.

자국에서 열린 유로2016에서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 탈락했던 바란은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프랑스를 대표하는 센터백으로 부활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데샹 감독 역시 센터백 한 자리에 바란을 박아두고 어울리는 파트너를 찾았을 만큼 바란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다. 실제로 바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단 한 번의 교체 없이 전 경기에서 풀타임으로 출전하며 프랑스의 수비진을 이끌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1점 만을 내줬던 프랑스는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서 무려 3골을 허용했다. 물론 워낙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준 덕에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 있었지만 수비진을 이끄는 바란은 아르헨티나에게 여러 차례 크로스를 허용하는 등 다소 불안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바란은 아르헨티나전의 아쉬움을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깨끗하게 털어내는데 성공했다.

카바니가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경기 초반 강한 압박을 걸어온 우루과이의 공격을 잘 막아낸 바란은 전반 3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자신의 월드컵 통산 첫 골을 기록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그리즈만이 올린 크로스를 바란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정확한 헤더로 방향을 살짝 바꾸면서 우루과이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우루과이의 페르난도 무슬레라 골키퍼(갈라타사라이)가 몸을 날려 봤지만 왼쪽 구석으로 정확히 빨려 가는 공을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2018년 7월 6일 오후 11시 열린 러시아 월드컵 8강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경기.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우루과이의 디에고 고딘을 상대로 공을 다투고 있다.

2018년 7월 6일 오후 11시 열린 러시아 월드컵 8강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경기.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우루과이의 디에고 고딘을 상대로 공을 다투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는 바란의 결승골과 그리즈만의 쐐기골에 힘입어 12년 만에 월드컵 4강 티켓을 따냈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와 그리즈만 콤비가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는 가운데 최후방 수비수 바란까지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기록하면서 프랑스는 더욱 위력적인 전력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조별리그에선 다소 실망스러웠던 프랑스 축구가 토너먼트를 치를수록 점점 무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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