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사진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사진ⓒ DIMF


누군가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 묻는다면 '혁명적인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러시아 작품으로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이하 DIMF)의 공식초청작이다. 지난 6월 29일부터 1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공연됐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기에 굳이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지만,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탈리아 베로나를 배경으로 두 원수 집안의 아들 딸로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이 불같은 사랑 끝에 오해와 사고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그로 인해 두 집안의 평화가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사진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사진ⓒ DIMF


로미오 역을 맡은 콘스탄틴 이코노브(Konstantin Iakoviev)가 연출, 가사 등을 맡아 자신의 색을 마음껏 드러냈다. 이 색깔은 다소 황당하면서도 재치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트램펄린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등장하는 게 아니라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인 발코니 신에서 등장하는데 트램펄린 위에서 방방 뛰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불안하면서도 하늘을 나는 두 사람의 달콤한 느낌을 관객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뮤지컬로서의 양식적인 미를 표현하려는 느낌도 있다. 대부분의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달리 마치 <노트르담 드 파리>의 그랭구와르를 연상케하듯 머큐쇼가 해설자로 출연해 밤의 여왕 '맵'과 함께 극의 분위기를 끌고 가기도 하며, 로미오와 함께 넉살 좋게 대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또 주요 무대 세트인 다리는 총 6개의 부품으로 분리돼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로 활용되는데 이 부분은 철제 구조물에 영상을 조합해 신선함을 줬던 또다른 러시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를 연상케하기도 한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사진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사진ⓒ DIMF


이외에도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립, 색은 하얗지만 까마귀를 연상케하는 부리가 큰 새 가면이 주는 불길한 느낌 등 사랑의 감정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다른 작품들과 다른 확실한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재밌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사에 있어서는 오리지날의 느낌을 충실히 살렸다. 시적인 대사를 주고받는 인물들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이 <로미오와 줄리엣> 자체가 판타지적인 느낌이 가득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꽤나 매력적인 음악과 달리 다만 안무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데 망토를 활용한 안무는 유독 다른 춤들에 비해서 연습량이 부족해보였다. 바닥을 쳐서 소리를 내는 것도 잘 들리지 않아 효과가 미미했다.

전체적으로 잘 만든 웰메이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만듦새에서 아쉬운 흔적이 남았지만, 이런 '혁명적인' 러시아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기회가 DIMF 외에 또 언제일까. 트램펄린 위에서 사랑을 속삭이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떠오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서정준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https://www.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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