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30일 러시아 소치 피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월드컵 16강 경기에 출전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018년 6월 30일 러시아 소치 피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월드컵 16강 경기에 출전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연합뉴스/EPA


포르투갈의 영웅, 호날두에 모든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조별 예선 스페인전에서는 환상적인 해트트릭으로 극적 무승부를 만들어냈고, 모로코전에서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그런 호날두가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포르투갈은 씁쓸한 결과를 맞이했다.

1일 새벽 3시(한국시각),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우루과이가 포르투갈을 2대1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반 7분과 후반 17분 멀티골을 터뜨린 카바니가 만점 활약한 우루과이에, 포르투갈은 후반 10분 페페의 동점골로 맞서며 분전했다. 하지만 우루과이의 단 한 번의 공격에 수비진이 무너진 포르투갈은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호날두 질식시킨 우루과이의 단단한 수비벽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다. 하지만 포르투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로 에이스인 호날두의 활약에 의해 승부의 추가 기울 공산이 크다. 물론 포르투갈의 다른 선수들의 활약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지난 조별 예선 3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는 다른 선수들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포르투갈 공격의 방점을 찍을 선수가 호날두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그만큼 팀 내에서 호날두가 차지하는 지분은 크다.  

결국 이날 경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호날두가 뚫어내느냐, 막히느냐의 싸움이었다. 결론은 호날두를 꽁꽁 묶어낸 우루과이 수비의 승리였다. 우루과이는 이 호날두를 막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두 줄 수비를 단행했다. 페널티 박스 앞에 수비수들이 두 개의 라인을 그으며 수적 우세를 유지했다. 호날두에게는 항상 2명 이상의 마킹을 유지했다. 사실 우루과이는 강력한 대인 방어보다는 조직적인 수비에 강점을 보이는 팀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호날두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을 방지해 호날두를 마킹하는 수비수 이외에도 1~2명의 수비수를 더 배치해 놓았고, 전방 압박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후반 17분 카바니의 추가골이 터진 이후에는 벤탄쿠르를 빼고 로드리게스를 집어넣으며 노골적인 두 줄 수비로 포르투갈의 공격수들을 질식시켰다. 

모든 우루과이 수비수들의 활약이 좋았으나, 특히 고딘과 히메네스의 분전이 더욱 빛났다. AT 마드리드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는 두 선수는 대표팀 내에서도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호날두를 막아 세웠다. 우루과이가 조별 예선에서 무실점의 혁혁한 성과를 거둔 것도 이 두 선수가 최후방에서 잘 버텨줬기 때문이었다. 고딘은 호날두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올 때 미리 그 움직임을 예상하고 호날두가 패스를 손쉽게 받는 것을 방지했다. 후반 초반 포르투갈의 공격력이 강세였을 때도 호날두가 슈팅 찬스를 잡지 못하도록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히메네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고딘과 함께 폭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며 수비진을 이끌었다.

우루과이 수비벽에 막힌 포르투갈... 결국 8강 진출 실패

호날두가 이날 터지지 못한 원인은 우루과이의 질식 수비만이 아니었다. 포르투갈 수비수들의 실수들도 호날두의 공격력을 감쇄시켰다. 포르투갈은 이날 경기에서 공격을 끊어내고 빠르게 역습으로 올라가는 점이 중요했다. 우루과이의 포백이 단단하다 하더라도 호날두를 비롯, 베르나르두 실바, 게레로 등 스피드에서 장점을 보이는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포르투갈 수비수들의 볼 처리는 불안했다. 중원에서의 날카로운 전진 패스는 물론이거니와, 자신들의 문전 앞에서의 클리어링도 깔끔하지 못했다. 이는 우루과이의 재역습을 의미했다. 그 과정에서 우루과이의 두 골 모두가 터진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우루과이의 선제골이 터진 이후 포르투갈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확연히 둔해졌다. 우루과이의 촘촘한 수비수들을 뚫기 위해서는 결국 쉴 새 없는 패스 플레이와 더불어, 과감한 전진 패스 이후 침투로 우루과이의 수비 라인의 균열을 만들어내는 것이 주효했다. 호날두가 공을 잡았을 때 동료 선수들의 오프 더 볼 도 아쉬웠던 셈이었다. 포르투갈의 조별 예선의 한계점이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었다.

조별 예선 1·2차전의 영웅 호날두는 끝내 침묵했다. 전반 초반부터 리드를 뺏기자 그의 마음도 동시에 급해졌다. 그는 무리한 슈팅만을 양산해내며 전반 중반 이후부터는 내려오면서 공을 받는 모습도 종종 나타냈다. 그의 답답한 마음이 그대로 나타난 행동이었다. 그 답답함은 90분 내내 지속됐다. 후반 10분 페페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희망을 이어갔지만, 호날두와 포르투갈이 그 이상의 도전을 이어나가기에는 분명 부족함을 노출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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