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대한민국 연극제-토크 콘서트 9번째 손님으로 초대된 배우 최주봉은 "매일 아침에 일어나 2시간씩 운동을 한다"며 준비된 진행석에 앉지 않고, 사회를 맡은 '극단 우금치'의 성장순 배우와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제3회 대한민국 연극제-토크 콘서트 9번째 손님으로 초대된 배우 최주봉은 "매일 아침에 일어나 2시간씩 운동을 한다"며 준비된 진행석에 앉지 않고, 사회를 맡은 '극단 우금치'의 성장순 배우와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조우성


대전에서는 오는 7월 2일까지 제3회 대한민국 연극제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연극제에서는 연극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매일 초청해 그들의 '연극 인생 이야기'를 듣는 '릴레이 토크 콘서트'를 야외무대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 토크 콘서트 9번째 손님으로 드라마 <한 지붕 세가족>에서 '만수 아빠', <왕룽일가>에서 '쿠웨이트 박' 역할로 유명했던 최주봉씨가 초대되었다. 사회는 이번 연극제의 기획실장을 맡은 '극단 우금치'의 성장순 배우가 맡아 진행했다. 

윤문식, 박인환에게 "그 친구들은 노래가 안돼, 뮤지컬을 몰라"

그는 1945년 충청도 예산군 삽교읍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였던 부모님의 8자식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삽다리 역 근처 기찻길 옆에 살았어요. 제가 막내랑 20년 차이가 나요. 대학교 2학년 때 하숙집으로 연락이 왔어요. 엄마가 막내를 낳았다고. 그래서 엄마에게 '내 나이 21살이야. 내년에 나 군대 가잖아. 근데, 또 동생을 낳으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엄마, 왜 그래? 동네 망신 좀 시키지 마라'고 했더니 우리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야 이놈아! 니 아버지한테 물어봐라. 니 아버지가 자꾸 대들어 가지고 애를 놨는데, 내가 어떻게 해 임마!' 그래요. 그렇다고 제가 아버지한테 '아버지 왜 그랬어?' 라고 물어볼 수 있나요."

최주봉은 6~7살 어릴 때부터 무대에서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연기하는 배우가 너무 멋있어 보여, 배우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는 64년도에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거기서 평생의 친구인 윤문식과 박인환을 만났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배우가 꿈이었지만 어머니, 아버지는 정치나 경제인이 되기를 원했어요. 하지만 제 얼굴 보세요. 정치 하게 생겼나. 그래서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시험을 봤어요. 경쟁률이 13대1이라 떨어질 줄 알았는데, 다행히 붙었어요. 학교를 갔더니 윤문식, 박인환이 있어요. 그 두 사람 얼굴을 보세요. 하나는 머리가 엄청 크고, 하나는 얼굴이 완전히 자반이처럼 생겼고. 그 중에 제가 조금 낫잖아요.

세 사람이 각기 특성이 있어요. 윤문식씨는 마당놀이의 대가고, 박인환씨는 드라마 왕이에요. 그러나 그 친구들은 평생 MC를 안 해본 사람이야. 저는 MBC, SBS, 교통방송 등 라디오에서 10년간 MC를 해봤어요. 저는 뮤지컬도 많이 했어요. 저는 서울시 뮤지컬단 출신이에요. 그 친구들은 뮤지컬을 몰라요. 노래가 안 돼요."

코미디언 시험까지 떨어져, "만화책 통해 연기 배워"

 그는 오랜 세월 연기를 하면서 쌓아 온 자신의 경험과 체험 등을 재미있고 익살맞게 전달해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지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유명해진 뒤에 장인어른이 자신의 손을 잡고 "애가 누군지 알어. 내 사위 최주봉이야, 쿠웨이트 박이야"라면서 곳곳마다 다니며 인사시켰던 추억담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세월 연기를 하면서 쌓아 온 자신의 경험과 체험 등을 재미있고 익살맞게 전달해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지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유명해진 뒤에 장인어른이 자신의 손을 잡고 "애가 누군지 알어. 내 사위 최주봉이야, 쿠웨이트 박이야"라면서 곳곳마다 다니며 인사시켰던 추억담을 말하기도 했다.ⓒ 조우성


그가 드라마 <왕룽일가>에서 '쿠웨이트박'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 일이다.

"연락을 받고 갔더니 감독이 저보고 '하모니카 불 줄 아냐'고 물어요. '못 분다'고 했더니, '뭘 할 줄 아냐'고 그래요. '노래 좀 한다'고 했더니 함 불러 보라고 그래요. 감독과 카메라 맨, 주요 배역 들이 앞에 쭉 앉아 있는데, 제가 반주없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제 노래를 다 듣고는 모두 '아주 좋다'고 '엄지 척!' 했어요." 

그는 드라마 '한 지붕 세가족'에 출연하기 전까지 오랜 세월 무명인으로 살았다.

"제가 탤런트 시험에서 MBC 2번, KBS 3번 다 떨어졌어요. 성우를 응시했는데, 이것도 뚝 떨어져요. 희망이 없어져요. 오쭉했으면 코미디언 시험까지 봤겠어요. 그것도 안 됐어요. 하는 일마다 안되니 다 때려치우고 시골로 내려가려고 했었어요. 근데 '너 드라마에 언제 나오냐'는 그 말이 듣기 싫어서 고향도 못 내려갔어요. 창피해서. 정말 부모님께 '저 이제 성공해서 왔습니다.' 이 한마디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를 악물고 제가 할 수 있는 춤, 노래, 액션연기 등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지나가는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그들의 표정과 행동을 따라 했어요. 또 저는 만화책을 통해 연기를 많이 배웠어요. 만화책에 사람 표정과 움직임이 잘 묘사되어 있잖아요. 표정 연기, 내면 연기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사극만화는 말도 못 해요. 연기자는 만화책을 봐야 되요. 만화책에 길이 있습니다. "


색다른 충청도 사투리 버전으로 '한 지붕 세가족'에 재미 더해

 최주봉씨가 대전연극협회에서 영구보관할 액자사인에 사인을 하고 있다. 그는 둘째 아들 최규환이 연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며, "아들 외모가 저보다 낫지만 외모만 잘생겼다고 해서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배우는 매력적이어야 돼요. 아들은 아직 내공이 덜 쌓였어요. 내공 쌓을려면 연기에 미치고, 실력을 더 쌓아야 매력적인, 인정받는 배우가 될 수 있어요"라고 아들에게 사랑의 조언을 더했다.

최주봉씨가 대전연극협회에서 영구보관할 액자사인에 사인을 하고 있다. 그는 둘째 아들 최규환이 연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며, "아들 외모가 저보다 낫지만 외모만 잘생겼다고 해서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배우는 매력적이어야 돼요. 아들은 아직 내공이 덜 쌓였어요. 내공 쌓을려면 연기에 미치고, 실력을 더 쌓아야 매력적인, 인정받는 배우가 될 수 있어요"라고 아들에게 사랑의 조언을 더했다.ⓒ 조우성


오랜 시간 무명으로 살다가 그는 드라마 '한 지붕 세가족'에서 세탁소 주인 만수 아버지로 출연하면서 명성을 얻게 된다. 당시 처음에는 한 컷만 찍는 짧은 단역으로 등장했다가 그것이 네 번이 되고, 7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방송PD가 죄송하다고 하면서 '한 번 나오는 거니까 양해를 해 달라'고 그래요. 세탁소 주인 만수 아빠로 나오는데, 대사가 한 8마디 되요. 촬영을 잘 마치고 일주일이 지났는데, 연락이 왔어요, '한번 만 더 찍자'고. 그 뒤 또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세 번을 촬영했어요. 이젠 연락이 안 올 줄 알았어요. 나중에 방송국 사장님이 직접 전화를 했어요. '한 지붕 세 가족'을 위해 오래 오래 같이 하자고. 그렇게 7년을 했습니다.

제가 살다 보니까 아무리 역할이 적고 배역이 적어도, 돈이 없고 어려운 처지라도 자기가 하는 일에 초지일관해야, 미쳐야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지나가는 역할이니까 그냥 건성건성 한다, 그거 아니에요. 조그만 역할이라도 미쳐서 해봐야 되요. 제 얼굴만 보고는 다들 웃는데, 저는 한 번 맡은 역할에 올인 하면 옆 사람도 잘 몰라요. 저는 연기를 하면서 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집중해야 된다, 미쳐버려야 된다는 그거 하나 발견했습니다."

사회자 성장순씨는 "그 때 어떻게 연기를 했길래 한 번이 세 번이 되고, 세 번이 7년까지 갈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당시 작가가 표준말로 해야 된다고 했는데, 제가 서울 말투면 재미가 없다. 제 고향이 충도라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할테니 양해 좀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여성스럽고 내시 같은 목소리로 충청도 사투리를 해버리니까 다들 뒤로 쓰러진 거죠. 아니 충청도 사투리로 어떻게 저렇게 말을 하지, 그렇게 된 거죠. 사람은 특성이 있어야 돼요. 배우들이 2천명이 넘어요. 거기서 살아 남으려면 뭔가 개성이 있어야 되요. 저는 그걸 만들어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내게 연극이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광대다"

 그는 행사가 끝나고 팬들괴 함께 사진 찍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일부러 상경하는 기차시간을 연장하고, 연극제의 모든 행사가 끝난 뒤 고생하는 연극계 후배들을 위해 조촐한 파티를 열어주고, "어렵지만 힘을 내서 좋은 연기자가 되기를 바란다"며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행사가 끝나고 팬들괴 함께 사진 찍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일부러 상경하는 기차시간을 연장하고, 연극제의 모든 행사가 끝난 뒤 고생하는 연극계 후배들을 위해 조촐한 파티를 열어주고, "어렵지만 힘을 내서 좋은 연기자가 되기를 바란다"며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조우성


그 뒤 그는 드라마 <왕룽일가>에서 '쿠웨이트 박' 역할로 인기 절정의 배우가 되었다.

"인기도 좋으니 여기 저기서 홍보, CF가 막 들어왔어요. 돈이 처치하기가 곤란할 정도로 막 들어와요. 그 돈 가지고 사업하려다가 다 망해버렸어요. 세상사 자기 역할이 있어요. 평생 연기만 해 온 사람이 순간 돈이 좀 모이니까 욕심을 부려 사업하려다 그냥 망해버린 거예요. 이 세상은 공짜가 없어요. 저는 그때 망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 뒤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여기까지 온 겁니다."

광대는 넓을 광에 큰 대자를 쓴다. 그는 배우, 광대는 무대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의 했다.

"배우는 춤도 춰야 되고, 노래도 해야 되고, 줄타기도 할 줄 알아야 되고, 판소리도 할 줄 알아야 되요. 모든 것을 다 할 줄 아는 연기자, 그게 광대에요. 남들이 하지 못 하는 모든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그런 연기자가 광대거든요."

로비로 스타 되면 "오래 못 간다. 새치기 하지 말아라"

 그는 진행 중간에 관객들을 위해 즉석으로 노래를 불러 방청객들로부터 많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연극은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연극은 오래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연극은 진솔합니다"라며 방청객들에게 "연극을 많이 보고 사랑해 주기"를 부탁했다.

그는 진행 중간에 관객들을 위해 즉석으로 노래를 불러 방청객들로부터 많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연극은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연극은 오래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연극은 진솔합니다"라며 방청객들에게 "연극을 많이 보고 사랑해 주기"를 부탁했다.ⓒ 조우성


그는 후배들에게 "조급하면 안 된다. 새치기 해도 안된다. 어디에 있건 안 보이는 곳에서도 맡은 역할에 미쳐서 살아가야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너무 급해요. 지금 기회가 없고 힘들더라도 스텝 바이 스텝, 힘든 과정을 착실하게 꼬박꼬박 밟고 가줘야 됩니다. 조급해서, 금방 스타가 되려고 조바심을 내면 오래가지 못 해요. 그 자리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기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 해야 배우의 생명력이, 스타성이 길어지는 거예요.

특히 급하다고 남들 앞으로 새치기하면 안 돼요.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되고 싶어 누구에게 로비해서 역할을 하나 맡았다고 쳐요. 그런 사람이 연기를 잘 하겠어요? 오래 못 가요. 인생은 순리대로 살아야 돼요. 배우가 새치기 해서 앞에 간다고 뭐가 되는 게 아니에요. 어디에 숨어 있건, 안 보이는 곳에도 주어진 역할에 미쳐서 한단계씩 밟아 가야 결국 인정 받는 배우가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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