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완벽한 '참사'로 끝나거나, 아니면 다시 미래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발견할 수 있거나. 벼랑 끝에 몰려있는 한국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이 걸린 '운명의 날'이 밝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11시(한국 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 디펜딩챔피언 독일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현재 F조에서는 선두 멕시코(승점 6)를 비롯해 독일(승점 3), 스웨덴(승점 3), 한국(승점 0) 가운데 어느 한 팀도 16강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2연패에 빠진 한국은 가장 불리한 상황이지만 산술적으로 독일을 2골 차 이상으로 잡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줄 경우 기적같은 역전 16강행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설사 0.1%의 희박한 가능성이라 할 지라도 승부의 세계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예의다.

16강 경우의 수? 희박한 가능성 따지기 보다는

[월드컵] 작전 나누는 신태용 감독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신태용 감독이 선제골을 내주고 코치진과 대화하고 있다.

▲ [월드컵] 작전 나누는 신태용 감독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신태용 감독이 선제골을 내주고 코치진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독일전에서 한국축구에게 거는 진짜 기대는 막연한 '기적'이나 16강에 대한 '희망고문' 따위가 아니다. 냉정히 말해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이 독일을 넘어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구나 독일도 현재 한국을 반드시 잡아야만 16강행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 작정하고 전력을 다할 것이 분명해졌다. 어쩌면 4년 전 월드컵의 브라질처럼 대패를 당할 수도 있다. 다만 질 때 지더라도 한국 축구가 보여줄 수 있는 저력을 마지막 경기에서 후회없이 발휘해주기를 바라는 게 많은 국민들의 염원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신태용호를 바라보는 분위기는 최악의 상황에 가깝다. 지난 스웨덴-멕시코전 2연패의 여파가 크기는 했지만, 두 경기 때문만은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인 2016년부터 신태용호에 이르기까지 대표팀은 지역예선과 평가전에서 잇달아 실망스러운 경기를 거듭했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의 부진도 어느 정도 예고된 참사에 가까웠다.

독일전은 결과와 내용에 따라 많은 후폭풍이 예상되는 승부다. 어쩌면 독일전 자체보다 그 이후의 한국 축구가 더 걱정스러울 정도다. 이대로 월드컵을 '이변 없이' 마감할 경우 신태용 감독은 어떻게든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부상으로 독일전 출장이 불가능해진 주장 기성용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이미 대표팀 은퇴를 여러 차례 암시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부진해 도마에 오른 몇몇 선수들은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한동안 트라우마를 안게 될 위험이 높다. 축구협회도 부진에 책임을 지고 대규모의 내부 개혁과 인적쇄신 등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더라도 유종의 미는 필요하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한국축구가 월드컵에서 최소한 승점 1점도 얻어가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 한국 축구 역대 월드컵 중 최악의 대회로 기억되는 1998 프랑스 대회나 2014 브라질 대회에서도 승점 1점씩은 챙겼다.

이번 대회만 놓고봐도 아시아 라이벌 일본이 H조에서 승점 4점을 획득하며 최고의 성적을 올렸고, 탈락이 확정된 사우디, 호주, 이란 등도 최소한 승점은 챙겼다. 아시아 팀 중 오직 한국만이 승점을 얻지 못했다. 독일전은 그야말로 한국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이 걸린 경기인 셈이다.

국민들이 독일전서 신태용호에 기대하는 것은

[월드컵] 경기 종료 앞두고 손흥민의 멋진 슈팅!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고 있다.

▲ [월드컵] 경기 종료 앞두고 손흥민의 멋진 슈팅!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제 신태용호는 적어도 지난 2경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결과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지난 스웨덴-멕시코전에서 보여주지 못한 우리의 장점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난 두 경기에 대한 반성과 변화가 필요하다.

독일전에서는 4-4-2, 3-5-2 포메이션 등 전술에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축구에서는 때로 단순하게 접근할 때 가장 최상의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독일전에서 한국은 상대 보다 온전히 '우리의 장점'에만 집중하면 어떨까. 손흥민처럼 특출난 에이스의 기량을 활용한 플레이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도 찬스가 있을 때는 과감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몇몇 대표 선수들에게는 이 경기가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월드컵일 수도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운이 따르지않거나 팀을 잘못 만나 평생 한 번 밟아보지 못한 무대가 바로 월드컵이다. 그만큼 자신들이 얼마나 중요한 무대에서 뛰고 있는지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낄 필요도 있다. 어설픈 16강 가능성 보다는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마음으로 독일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기를 바란다.

팬들도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다시 한번 대표팀을 응원하면 어떨까. 이미 대표팀은 충분히 많은 비난과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친 만큼 비판 받는 것은 대표팀의 숙명이다. 그러나 이미 벼랑 끝에 몰려있는 선수와 감독을 계속 몰아붙인다고 해서 나아질 것은 없다. 결과에 대한 추궁은 이미 월드컵이 끝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마지막 독일전 90분의 시간이 지나고 난 이후, 한국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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