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탐정 : 리턴즈> 메인포스터 영화 <탐정 : 리턴즈> 메인포스터

▲ 영화 <탐정 : 리턴즈> 메인포스터영화 <탐정 : 리턴즈> 메인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01.

시리즈 작품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과 스토리를 연결해 이어가는 방식이 있다. <러시아워> 시리즈나 <007> 시리즈처럼 중심 인물을 확정하여 캐릭터를 부각시키며 내용적으로 에피소드 형식을 따르는 것이 전자의 방식이다. 이 경우, 관객들에게 캐릭터만 확실히 인식시킬 수 있다면 무제한적으로 시리즈를 확장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지의 제왕>시리즈나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시리즈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은 후자의 방식이다. 처음과 끝이 확실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작품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다. – 호흡이 긴 시리즈의 경우, 많은 변수들이 있기 마련이며, 때에 따라서는 도중에 계획이 변경되는 경우도 많다. – 물론 두 가지 방식을 적절히 혼합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 산업에 있어 수익성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기에 흥행 정도가 시리즈의 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

02.

다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시키기 위해 시리즈를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었던 것이 사실이다. 시리즈 개발 시점부터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에는 용이하지 못한 시장 환경이 그 이유다.

일단 캐릭터 중심의 에피소드를 하나 꺼내놓고, 작품의 흥행 정도를 따져가며 속편의 제작을 결정하는 방식. 이 작품 <탐정 : 리턴즈>의 전작인 <탐정 : 더 비기닝> 역시 어느 정도 그런 경향을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캐릭터에 의지하면서 시리즈 내 단편의 핵심 사건에 있어서는 에피소드 형식을 따르는 방법이다.

시리즈의 첫 시작점을 확인해보면 이 부분은 조금 더 확실해진다. <탐정 : 더 비기닝>의 첫 출발점은 당시 연출을 맡았던 김정훈 감독이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수상한 시나리오였다. 처음부터 시리즈를 염두에 두었다고 보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영화 <탐정 : 리턴즈> 스틸컷 영화 <탐정 : 리턴즈> 스틸컷

▲ 영화 <탐정 : 리턴즈> 스틸컷영화 <탐정 : 리턴즈>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03.

이번 작품 <탐정 : 리턴즈>는 전작의 설정들을 그대로 가져와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전작에서 역대급 미제 사건을 해결한 두 콤비 대만(권상우 역)과 태수(성동일)가 대한민국 최초로 탐정 사무소를 개업하고 납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주된 내용. 전작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면 초반부의 일부 설정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는 하나, 충분히 용인 가능한 정도로 흐름 자체를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하나 인상적인 것은, 김정훈 감독에 이어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언희 감독이 의도적으로 코믹한 부분에 더 많은 힘을 주고 있다는 것. 전작에서의 사소한 문제점이었던 스릴러 양식에 대한 강박을 최대한 걷어내려고 노력한 모습이다. 전반부의 코믹함과 후반부의 추리적 요소에 대한 경계가 다소 이질적인 부분이 없지 않았던 것과 달리, 하나의 노선을 확고히 정해 나아간다.

후반부에서 중요한 위치를 담당하는 두 주인공이 일당을 타진하는 장면에서조차 캐릭터의 코믹함을 활용한다. <미씽 : 사라진 여자>에서는 탄탄한 서스펜스를 보여주었던 감독의 예상치 못한 모습이지만, 그 선택만큼은 영리하며 유효하다.

여치(이광수 역)라는 인물을 새롭게 등장시킨 것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는 기존에 있던 대만과 태수의 관계에 또 다른 신선함을 불어넣는 장치이자, 두 인물이 갖고 있는 탐정이라는 직업적 무게를 경감시켜줄 수 있는 캐릭터다.

작품 속 모든 인물이 코믹한 요소를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더 망가질 수 있는 역할을 여치에게 맡김으로써, 대만과 태수에게는 그들의 본 역할인 '탐정'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다. 실제 캐스팅에 있어서도 현재 이광수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예능적인 측면을 최대한 활용해내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04.

애초에 깊이 있는 메시지의 전달이나 사회적 고발에 담긴 무게감과 같은 부분들을 두고 가는 작품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나름대로의 현실적인 고민들도 옅게 드러난다. 책임져야 할 가정이 있는 가장으로서 수입과 무관하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어떤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규칙과 절차를 정확히 지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다. 물론 영화는 이 부분에 대한 표현마저도 코미디적인 상황으로 풀어내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이기에 더욱 마음이 쓰인다.

 영화 <탐정 : 리턴즈> 스틸컷

영화 <탐정 : 리턴즈>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05.

두 주인공이 등장해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영화를 버디 무비라고 한다. - 일부에서는 남성 캐릭터로 한정하는 경우도 있으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버디 무비는 성별에 의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두 명의 메인 캐릭터와 내용적인 측면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델마와 루이스>나 <피도 눈물도 없이> 역시 버디 무비의 범주에 속한다. – 애초에 이 설정 자체가 영화가 갖고 있는 장르와 내용을 표현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과거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버디 무비의 형식을 빌려 코미디 장르를 표현했다. 한 마디로, 이 작품 <탐정 : 리턴즈>는 전작인 <탐정 : 더 비기닝>과 함께 전형적인 버디 무비로써 기능한다. 또한, <탐정 : 리턴즈>는 더 간결한 모습으로 하나의 목적에만 충실한 모습이다.

앞으로 이 시리즈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앞서 설명한 대로 캐릭터에 기반을 둔 에피소드형 시리즈의 경우에는 흥행에 따라 지속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신선한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속편이 제작될 수 있다면, 앞으로도 시리즈의 가치는 충분히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방식과 무관하게 다양한 시리즈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고 나면, 국내에서도 사전에 계획된 시리즈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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