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한폭의 데칼코마니' 19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A조 러시아와 이집트의 경기. 이집트의 모하메드 살라흐와 러시아의 로만 조브닌이 볼다툼을 하고 있다.

▲ '너와 나 한폭의 데칼코마니' 지난 19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A조 러시아와 이집트의 경기. 이집트의 모하메드 살라흐와 러시아의 로만 조브닌이 볼다툼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집트의 파라오, 살라의 월드컵 도전은 끝났다.

그는 지난 2차전 러시아전 페널티킥 골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는 필드골을 집어넣으며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집트의 월드컵 첫 승리를 따내는 데는 무리였다.

25일 23시 (한국 시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A조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이집트의 맞대결에서는 전반 22분 이집트의 살라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으나, 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알 파라지의 페널티킥 골과 후반 종료 직전 알 다우사리의 극장골이 터지며 사우디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전반 22분 선제골로 클래스 증명한 살라

사우디와 이집트 모두 1·2차전 패배로 조별 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그래도 양 팀은 첫 승을 거둬 유종의 미라도 거두겠다는 각오는 확실했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장 위에서 투혼을 불살랐다. 그중에서도 이집트의 살라는 누구보다 간절한 모습이었다. 

살라는 2차전과 동일하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그의 출전 의지는 굳건했다. 그리고 이집트의 해결사 부재 문제도 그의 출전에 불을 지폈다. 살라는 지난 2차전 러시아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오른쪽 윙 포워드로 나선 그는 러시아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과시했다. 후반 28분에는 자신이 만든 페널티킥을 직접 처리하며 대회 첫 득점을 터뜨리는데 성공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의 활약은 중요했다. 그리고 살라의 발끝은 22분 만에 빛났다. 전반 22분 이번 대회의 2번째 골이자 첫 필드골을 기록한 것이다. 중원에서 사이드가 공을 뺏어낸 후 살라에게 한 번에 길게 공을 연결해 줬고, 살라는 이를 잡아놓고 침착한 로빙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2분 뒤에는 환상적인 라인 브레이킹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지막 칩샷이 허무하게 벗어난 점은 아쉬웠지만, 그 이전에 상대 센터백 사이를 절묘하게 빠져나오는 움직임은 일품이었다. 

경기가 유리하게 돌아가자 살라는 더욱 흥을 내기 시작했고 사우디의 수비는 무너져갔다. 살라는 오른쪽 측면과 중원을 넘나들며 상대 수비수들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 후 빈 공간을 침투해 들어가는 동료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줬다. 사우디 수비수들은 공간을 선점하는데 불안함을 노출했다. 그렇다 보니 수비수들의 간격도 벌어졌고, 이는 다시 이집트의 공격수들의 공격을 도와주는 꼴이었다. 

살라의 분전에도 불구, 요원했던 이집트의 승리

전반 좋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살라는 이집트의 '승리 요정'이 되지 못했다. 전반 40분 파티의 핸드볼 파울 이후 선언된 페널티킥을 엘 하다리 골키퍼가 막아내며 희망을 이어나갔으나, 9분 뒤 곧바로 재차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결국 실점하고 말았다. 후반전은 완전히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만들어낸 사우디 선수들의 경기 템포가 올라온 반면, 이집트 선수들은 빌드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수비수들의 콜 플레이마저 되지 않으며 위험한 장면을 노출했다. 살라도 후반 막판 집중 견제에 답답함을 표출했다. 추가 시간까지 팀 승리를 위해 분전했지만, 승리에 다다르기엔 부족했다.    

살라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이집트 국민에게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FC에서 36경기 32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한 깜짝 스타다. 그러나 그의 발목을 붙잡은 건 역시 부상이었다.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결승전에서 어깨 부상으로 이번 월드컵 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했다.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팀 훈련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고, 이번 경기에서도 자신의 100%의 전력을 표출하지 못한 채 팀의 씁쓸한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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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A조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경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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