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두산과 격차가 벌어졌어도 2위를 지키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6월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전히 한화가 2위에 위치해 있다. LG와 SK의 거센 추격에 한때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곧바로 힘을 발휘하며 원래 자리로 되돌아왔다.

이번 달 한화의 성적은 21경기 동안 13승 8패, 승패마진 +5로 한화와 함께 2위 경쟁을 벌이던 SK(10승 1무 10패)보다 안정감 있게 페이스를 유지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날씨로 인한 체력 문제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화는 이번주 6월 마지막 6연전을 모두 홈에서 치른다. 주중에는 삼성을 만나고, 주말에는 롯데를 상대로 2위 수성에 도전한다. 한 달간 잘 버텼기에 6월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것 또한 한화에게 매우 중요하다.

팀을 이끈 젊은 야수들의 활약, 지속될 수 있을까

한화의 돌풍을 이끈 외국인 타자 호잉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6월 타율 0.345 6홈런 22타점으로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주축 타자들의 부상과 부진 속에서도 꿋꿋하게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안타 날리는 호잉 2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 2회말 한화 4번타자 호잉이 안타를 날리고 있다

한화 4번타자 호잉 ⓒ 연합뉴스


6월 팀 내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타자는 바로 강경학이다. 64타수 28안타 타율 0.438 3홈런 13타점으로 KBO리그 데뷔 이후 1군에서 최고의 한 달을 보내고 있다. 5월까지 기회를 얻지 못했던 강경학은 주전 야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에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쳤다.

'2000년생' 정은원도 빠질 수 없다. 2018년 2차 3라운드 24순위로 지명된 정은원은 올시즌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3 1홈런 7타점으로 기록상에선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현재 팀의 야수진 운영에 있어서 꼭 필요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최재훈과 안방을 책임지는 지성준의 활약도 눈에 띈다. 올시즌 49경기 타율 0.254 1홈런 10타점으로 최근 10경기 중 6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 주전 포수인 최재훈이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잔여 경기에서도 공-수에서 지성준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6월 팀 타율 0.277(6위)로 4월(0.279, 7위)이나 5월(0.271, 9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베스트 라인업을 꾸릴 수 없다는 것이다. 시즌 후반까지 2위를 지키려면 현재 전력에서 이탈했거나 페이스가 주춤한 타자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젊은 야수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친 마운드, 장맛비가 '단비'가 될까

시즌 초반부터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 투수들은 꾸준했다. 선발진에서는 김재영과 김민우가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불펜에서는 이태양과 서균, 박상원의 호투가 빛났다. 특히 이태양은 10경기에 등판해 12.1이닝 동안 1승 2홀드를 기록하며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의 기대에 화답했다.

물론 외국인 투수 휠러의 기복 있는 피칭과 '성장통'을 겪는 중인 김민우의 부진은 과제로 남았지만 선발(6월 ERA 5.07, 4위)과 불펜(6월 ERA 4.03, 1위) 모두 선전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러 타자들의 방망이에 불이 붙은 점을 감안하면 잘 버텼다고 볼 수 있다.

그랬던 투수들에게 숨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주에 올여름 첫 장맛비가 예보되면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발표된 것이다. 기상청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 화요일과 수요일, 일요일에 비가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보가 변경될 수 있지만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주 경기 일정은 비에 따라 크게 달라질 듯하다.

타선도 지쳐있고 투수들도 한 번 정도는 쉬어야 할 시기이다. 휴식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는 저력을 갖춘 만큼 장맛비가 한화에게 단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홈 6연전을 맞이하는 한화가 2위 수성과 함께 6월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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