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를 상대로 6골을 뽑아낸 잉글랜드가 조별리그 2경기 만에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잉글랜드의 다음 목표는 조 1위 수성이다.

24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마의 경기에서 잉글랜드가 해리 케인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파나마를 6-1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조 1위 노리는 잉글랜드, 다음 상대는 벨기에

압도적인 힘의 간극이 드러났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파나마 사이의 전력 차이는 컸다. 세계 3대 리그 중 하나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의 선수들로 구성된 스타군단 잉글랜드 대표팀은 전반전에만 5골을 몰아쳤다.

전반 6분 만의 키에런 트리피어의 코너킥을 존 스톤스가 헤더로 받아 넣으며 소나기 골의 시작을 알렸다. 스톤스의 골로 승부의 추를 자신의 쪽으로 가져온 잉글랜드는 전반 22분 케인이 제시 린가드가 얻어낸 패널티킥을 깔끔히 마무리하면서 점수를 벌렸다. 전반 36분에는 린가드가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뽑아냈고, 4분 뒤에는 스톤스가 1골을 더 추가했다.

득점은 끝나지 않았다. 케인이 전반전 추가시간 다시 한 번 패널티킥을 골로 연결하며 점수 차이를 더욱 벌렸고, 후반 17분에는 로프터스 치크의 슈팅가 때린 슈팅이 케인의 발에 맞고 굴절되어 골망을 흔들면서 케인의 해트트릭이 완성됐다. 파나마는 후반 33분 나온 필리페 발로이의 역사적인 월드컵 데뷔골에 만족했다.

 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만의 경기.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만의 경기.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파나마전 승리로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잉글랜드는 12년 만의 조별리그 2연승을 기록했다. 4년 전 브라질 땅에서 조 최하위로 월드컵을 마감했던 굴욕을 말끔하게 씻어내는 결과다. 16강행을 일찌감치 결정지은 잉글랜드의 다음 타겟은 조 1위 확보다.

현재 잉글랜드는 벨기에와 함께 G조 1위에 위치 중이다. 잉글랜드와 벨기에 두 팀 전부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동안 8골을 뽑아냈고 2실점 만을 허용했다. 승점, 골득실, 다득점이 모두 동률이기에 공동 1위다. 조별리그 3차전 양 팀의 맞대결이 G조의 1위를 가르는 경기가 됐다.

조별리그 2연승에 이어 12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잉글랜드에게 주어졌다. 조 1위를 해야 월드컵 규정에 따라 H조 2위와 16강에서 대결할 수 있다. 조 1위는 8강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현재 H조에 브라질, 프랑스와 같은 전통적인 강호가 없기는 하지만 1위보다는 2위를 상대하는 것이 수월하다.  

필요한 것은 당연히 벨기에전 승리다. 분위기는 좋다. 먼저 주장이자 주포인 케인이 이번 대회에서만 5골을 뽑아내며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 수 아래의 전력을 상대로 터뜨린 득점이더라도 케인의 날카로운 감각을 부정할 수는 없다.

잉글랜드, 오랜만에 월드컵에서 존재감 발휘

케인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선수단 전체의 경기력이 인상적이다. 과거와 달리 후방부터 안정적인 빌드업을 도모하는 잉글랜드 11명의 선수들은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매번 헐거운 조직력으로 비판을 받았던 모습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한 노력도 돋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세트피스다. 잉글랜드가 이번 대회에서 터뜨린 8골 중 무려 6골이 공이 정지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특히 조별리그 1차전 튀니지와 경기에서 세트피스의 위력이 빛났다. 케인이 선제 득점과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 전부 코너킥 장면에서 비롯됐다.

1위 경쟁 상대 벨기에 대표팀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소식도 잉글랜드에게는 호재다. 루카쿠는 조별리그 2차전 튀니지와 경기 도중 경미한 부상을 안고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에이스' 에당 아자르와 측면 공격수 드리스 메르텐스도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 3차전까지 시간이 있지만 주전 공격수가 모조리 부상을 당한 점은 벨기에 입장에서는 꺼림칙하다.

무엇보다 잉글랜드의 힘은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다. 부임 당시 의문부호가 달렸던 사우스게이트는 현대적인 전술의 활용과 신선한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명성과 이름값에 기댔던 기존의 잉글랜드 감독과는 다른 모습이다. 실속있는 선수진으로 12년 만의 조별리그 1위를 넘어 조심스럽게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첫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고 있다.

핵심 공격수가 초반부터 득점력을 폭발시키고 있고 주축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잉글랜드. 파나마전을 통해 오랜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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