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손흥민 '들어가라!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멕시코 엑토르 모레노를 피해 슛하고 있다.

▲ [월드컵] 손흥민 '들어가라!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멕시코 엑토르 모레노를 피해 슛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0-1), 2차전 멕시코(1-2)의 벽을 넘지 못하며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축구 대표팀은 마지막 3차전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독일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그동안 세계 축구를 호령하며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우승후보 0순위로 손꼽히고 있는 강호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3차전 독일 전에서 과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전망은 양 팀의 선수 기량, 팀 전력, 체력, 피지컬 등의 요소들을 비교 평가해 봤을 때 한국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론 독일이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멕시코(0-1)에 덜미를 잡히고 스웨덴(2-1)과의 대전에서도 경기종료 시간 극적인 역전골로 승리하며 예상과는 다르게 저조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게 가능성은 없지 않다.

하지만 한국에게 독일전은 작전과 전술 그리고 선수기용 등 써야 할 카드가 여유롭지 않아, 어느 경기보다 높은 전략적 대비가 요구된다. 이는 곧 상대 독일 분석 보다는 한국 스스로에 대한 준비가 먼저라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조별리그 탈락이 기정사실화 된 경기에서는 전술적 변화보다는 기존의 선발 선수기용에 변화를 줘, 그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현재 한국은 이런 선수기용에 자유스럽지 못한 채 경기 결과를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

따라서 경기에 초점을 맞춘 전술 선택에 있어서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메수트 외질(30.아스날), 토마스 뮐러(29.바이에른 뮌헨), 율리안 드락슬러(25.파리 생제르망), 티모 베르너(22.RB 라이프치히)를 앞세운 독일 공격은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멕시코와 스웨덴과의 대전에서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요나스 헥터(30.FC 쾰른), 조슈아 킴미히(23.바이에른 뮌핸)의 양쪽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참여에 의한 높이와 깊이, 그리고 폭을 이용하는 다양한 공격 패턴 플레이를 펼치고 있어 한국이 아무리 플랜 A, B 중 한 카드를 선택 독일과 상대한다 해도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능력을 발휘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전술 선택과 이에 따른 경기 운영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고민거리는 또 있다. 그것은 멕시코전에서 부상을 당한 팀의 핵심 기성용(29.스완지 시티)의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사실이다. 기성용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멕시코전 선전을 이끌었을 만큼 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독일전에 기성용 선수가 결장하게 된다면 팀 전체적으로 미치는 정신적인 면과 중원 플레이의 실종이 불가피해, 한국에게 독일전은 그야말로 엎친 데 겹친 격으로 험난함이 예상된다.

'유종의 미' 퍼즐 맞추기

한국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갖가지 옵션과 트릭으로 희망과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2연패를 당하며 국민과 축구팬들로 부터 거센 비난에 휩싸이고 말았다. 이에 팀 사령탑인 신태용 감독에게도 독일전은 지도자로서 매우 중요한 경기이므로 실효성 있는 경기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지도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가 뒤따른다. 따라서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전의 패배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여기에 체력 회복에 힘써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퍼즐 맞추기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유종의 미'는커녕 최악의 참패 늪에 빠지며 더 큰 비난에 휩싸일 수 있다. 독일에게도 약점은 있다. 그것은 바로 2경기에서 주 공격라인 선수들의 골 결정력 부족과 스웨덴 전에서 수비의 대들보, 제롬 보아텡(20.바이에른 뮌헨)이 경고누적 퇴장으로 한국전에 출전할 수 없어 수비의 치명적 허점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분명 이는 한국에게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하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이에 한국은 수비에서의 높은 집중력과 공격에서의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플레이로 승부를 걸 필요성이 있으며,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의 공격과 수비에서의 몰입도도 다른 경기와는 다르게 높여야 한다.

현재 F조 상황은 멕시코, 스웨덴, 독일 3개국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의한 득실차까지 따져 조 1위가 결정 날 수 있을 만큼 안개국면이다. 그렇다면 독일의 요하임 뢰브(58) 감독이 구사할 전략은 적극적인 공격축구에 의한 다득점에 초점을 맞춘 카드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한국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특히 신태용(48) 감독의 스리백, 포백 수비전술 선택이야 말로 한국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느냐 없느냐의 최대 관건이 될 수 있다.

주관적, 객관적인 면에서 독일보다 열세인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며 예상하지 않은 상황까지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에 처했다. 트릭은 패배의 빌미가 됐고 승리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의 공언도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발끝에서 겨우 득점포가 터지며 영패의 수모를 모면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토록 자신만만하던 황희찬(22.레드불 잘츠부르크),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역시 월드컵 무대에서 기량 부족을 절감하며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마지막 독일전만 남겨놓고 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할 때, 독일전에 대한 전술 전략과 선수들의 투지도 어쩌면 부질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한국은 독일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 보다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함께 사기 진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동기부여까지 실종된 상태에서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한편으로 신태용 감독의 축구 철학도 이미 모두 드러난 상태다.

이에 중요한 것은 독일에게 다득점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정신력 무장과 함께 침착성을 유지하며, 선수들이 최소한 자신감은 아니더라도 기죽지 않고 경기에 몰입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비록 참패의 경기 결과물을 얻는다 해도 국민과 축구팬들로 부터 비난이 아닌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결국 이는 '유종의 미'로 평가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방법으로, 선수들의 경기에 대한 자세와 태도이기도 한 바람직한 현상이다.

진정 독일과의 대전은 어렵고 힘든 승부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어렵고 힘들 때 한국 선수들은 축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90분 경기 동안 그라운드에서 축구만 생각하고 축구만 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바로 한국축구의 장점이어서 마지막 독일 전 경기에 희망과 기대는 아니더라도 '유종의 미'에 대한 설레임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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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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