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는 20일 오전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이용관 BIFF 이사장을 비롯한 지역 영화인들과 만나 BIFF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오석근 영회진흥위원회 위원장,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 전재수 국회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는 20일 오전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이용관 BIFF 이사장을 비롯한 지역 영화인들과 만나 BIFF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오석근 영회진흥위원회 위원장,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 전재수 국회의원. ⓒ 정민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남북 영화 교류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는 부산영화제 이용관 이사장과 영화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 등 영화인들과 만나 부산 영화산업 지원과 함께 한반도 평화의 시대 '남·북 공동 영화제' 등 추진을 약속했다.

오석근 영진위원장 역시 지난 5월 남북영화교류 추진을 위한 TF 구성 계획을 밝힌 상태다.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면서 실행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2년마다 개최되는 평양영화축전에 우리 영화인들이 방문하는 방안이다. 평양영화축전은 올해 9월 개최 예정이다.

지난 2003년 부산영화제는 금강산에서 북한영화계 인사들과 만나 북한영화 특별상영에 대한 실무적인 문제를 협의하기도 했다. 북측 영화인들을 초청해 GV나 세미나 등을 개최하려고 구상도 논의했었다.

부산영화제 이용관 이사장은 "남북영화제는 내년쯤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평양영화축전 참석 등 모든 실무는 영진위가 주관하게 될 것이다"라며 "2003년 협약의 기조는 갖고 가려고 하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새롭게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이용관 이사장은 또 "만일 북한에서 촬영을 하고자 하는 감독들이 있다면 부산영화제 차원에서도 방북이 성사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촬영을 필요로 하는 일부 작품의 제작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북한을 방문해 촬영을 원하고 있는 작품으로는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안해룡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분노-우리는 침묵하지 않는다>와 오랜 시간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 조성봉 감독의 다큐멘터리 <진달래산천> 등이 있다. 이들은 북한에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영화에 필수적인 현장 영상 등을 촬영할 수 있길 원하고 있다.

오석근 영진위원장 "신중하게 접근할 것"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 이정민


오석근 영진위원장은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기조를 내비치고 있다. 일단 9월 평양영화축전을 통한 방북이 성사된다면 내년 한국영화 100주년에 동의하는지에 대한 북한 쪽의 인식을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소장하고 있는 필름들에 대한 확인 및 디지털 복원 지원, 사극 촬영과 촬영소 활용 등 현실적인 부분을 매개로 접촉해 보겠다는 구상이다.

오 위원장은 지난 5월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남북영화가 만나는 것은 중국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면서 '중국이 그간 영화를 담당했던 광전총국을 해체하고 중앙선전부 산하 국가영화국으로 개편한 만큼 아시아 국가의 영화진흥기관들을 한자리에 불러주고 여기서 남북이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또한 "남북한과 중국이 합작영화를 만드는 것도 하나로 방법으로서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면서 "시장성도 있고, 안중근 의사 같은 소재는 같이 만들어도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진위가 내년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아시아영화진흥기구도 남북영화교류에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정책에는 영화를 통한 실크로드를 만드는 것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실무를 맡는 중국의 체계에서는 국제적인 영화인들의 네트워크 형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은 네트워크 형성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에 북한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중국을 고리로 한 북한과의 접촉이 증진될 수 있도록 해 보겠다는 것이 영진위 측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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