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포스터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포스터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지난 6일 쥬라기 시리즈의 5번째 이야기가 3년 만에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전작의 두 주인공 크리스 프랫과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나란히 복귀했고 <몬스터 콜>, <오퍼나지:비밀의 계단>등을 연출했던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세계 최초 개봉이자 북미보다 2주일이나 먼저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는 블록버스터다운 볼거리와 탐욕과 오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22일 기준 약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를 장기 집권하고 있다.

재난 영화로 시작해서 호러 영화로 흘러가는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

영화는 전작 <쥬라기 월드>에서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한다. 3년 전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최강의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 탈출 사건으로 쥬라기 월드는 폐쇄되고, 이슬라 누블라 섬은 공룡들만의 세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섬에 남겨진 공룡들은 화산 폭발로 멸종 위기에 처하고 만다. 쥬라기 월드의 전 운영 책임자였던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공룡보호연대를 꾸려 공룡들 구조에 나서고 그의 전 연인이자 공룡 조련사인 오웬(크리스 프랫)도 힘을 보탠다.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의 장르가 다르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재난영화로 시작하여 중반부에 들어 호러영화로 돌변한다. 우선 압도적인 화산 폭발 시퀀스를 선보인 전반부는 여타 재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스케일로 블록버스터다운 위용을 자랑한다. 특히 폭격하듯 떨어지는 용암과 공룡 무리를 피해 펼쳐지는 스펙타클한 탈주극은 극도의 스릴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후 배경이 록우드 저택으로 변경된 후반부는 몬스터 호러무비의 정도를 보여준다. 살인기계나 다름없는 유전자 조작 공룡 인도랩터와 펼치는 사투는 기존 몬스터 호러 무비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에 아쉬움을 낳는다. 하지만, 바요나 감독은 자신의 데뷔작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에서 그랬던 것처럼 비밀을 간직한 저택을 배경으로 어둡고 공포스런 분위기는 물론 웃음과 드라마적 감성까지 공존시키며 어느 정도 자기 색깔을 챙기고 있다.

'유전자 조작'에 관한 질문,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 될까

 재난영화로 시작해 호러영화로 흘러가는 <쥬라기 월드2>

재난영화로 시작해 호러영화로 흘러가는 <쥬라기 월드2>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 대한 또 다른 재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기존 <쥬라기 공원>시리즈에 대한 흔적들을 발견하는 것이다.

사고로 공룡 테마파크는 패쇄되고, 인간들은 그 곳에서 공룡들을 포획해 육지로 옮겨오지만  탐욕과 오만의 댓가를 치르고 만다는 이야기의 맥락은 97년작 <쥬라기 공원2: 잃어버린 세계>와 유사한 면이 많다. 여기에 2편의 주인공이었던 제프 골드브럼을 21년만 등장시키며 이 영화가 <쥬라기 공원2>를 오마주하고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록우드 저택에서 펼쳐지는 어린 소녀 메이지와 인도랩터와의 사투는 여러모로 <쥬라기 공원>에서 아이들과 벨로시랩터의 사투를 연상케하고 있다.

기존 쥬라기 시리즈와 달리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딜레마다.

인간의 탐욕과 오만 그리고 잘못된 유전공학에 대한 경고는 쥬라기 시리즈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이번 작품 또한 내재하고 있다. 이런 메시지뿐 아니라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에게 커다란 딜레마를 건내고 있다. 앞선 사고를 통해 공룡은 이미 인간에게 위협적이란 존재이며 공존이 어렵다는 게 입증 되었음에도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도 '멸종 위기의 공룡들을 살려야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되묻고 있다.

자연 도태와 인류의 안전이란 측면에서 그들의 멸종을 방관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유전자 조작으로 그들을 탄생시킨 창조주로서의 책임이나 생명을 중시하는 인간적인 도리 측면에서 멸종을 막아야 하는지 계속해서 되묻고 있다. 선듯 답을 정하기 힘든 이 딜레마는 모든 것을 초래한 유전자 조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인류가 정말로 고민하게 될 딜레마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기존 쥬라기 시리즈가 지닌 강점을 잘 활용하는 한편, 장르적으로나 메시지 측면에서 분명 자기색깔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촘촘하게 설계하지 못한 스토리는 개연성을 훼손시키며 의도한 분위기와 메시지에 좀 더 끌어들이지 못하는 점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쥬라기월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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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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