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조 벨기에 vs. 튀니지 23일 오후 9시] '히든 우승후보'의 위력은 계속된다
 2018년 6월 18일(현지시간), 파나마와 벨기에의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2018년 6월 18일(현지시간), 파나마와 벨기에의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선수단 면면만 보면 우승후보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벨기에에게 단 하나 부족한 부분은 월드컵 무대에서의 '실적'이었다. 실제로 벨기에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 8강의 성과를 올리고도 이번 대회에서 '우승 후보들을 위협할 수 있는 복병' 정도의 대접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유럽 의 빅리그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면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 선수들은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고 벨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강하다.

벨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파나마를 제물로 본선 무대의 무서움을 가르쳤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벨기에는 후반 시작과 함께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의 그림 같은 논스톱슛을 시작으로 로멜로 루카쿠(맨유)의 멀티골까지 이어지면서 3-0의 완승을 거뒀다. 케빈 데 브라위너(맨시티)를 비롯한 3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을 것을 제외하면 이보다 더 깔끔할 수 없는 완승이었다.

첫 경기에서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만난 튀니지는 전반에 한 골씩 주고 받은 후 후반 막판까지 1-1 상황을 유지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토트넘)에게 결승 헤더골을 헌납하며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사실 슈팅숫자 6-17, 유효슈팅 1-7, 볼 점유율 41%-59%로 내용 면에서 크게 뒤지긴 했지만 경기 막판까지 동점 상황을 유지했음을 고려하면 1-2 패배는 튀니지에게는 매우 아쉬운 결과였다.

파나마전 대승으로 기세가 오른 벨기에가 튀니지마저 제압한다면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양 팀의 전력 차이를 고려하면 벨기에가 튀니지에게 이변을 허용하는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튀니지 역시 잉글랜드와 90동안 대등한 승부를 펼쳤던 저력을 가진 팀이다. 전반 이른 시간에 선취골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튀니지에게도 분명 반격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F조 대한민국 vs. 멕시코 24일 오전0시] 신태용호, 벼랑 끝에서 살아날까

[월드컵] 작전 지시하는 신태용 감독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대한민국 대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18.6.18

▲ [월드컵] 작전 지시하는 신태용 감독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대한민국 대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18.6.18 ⓒ 연합뉴스


쉽지 않은 승부라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갤럭시)가 빠진 스웨덴 역시 전력이 완전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한국은 21세기에 열린 4번의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3승1무라는 좋은 성적을 올린 바 있다. 월드컵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해외 언론들의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감행했던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 그리고 이를 통해 감춰둔 신태용 감독의 '트릭'에도 막연한 기대가 생긴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이 열린 후 축구 팬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날 함박웃음을 지은 건 스웨덴의 축구 팬들과 한국의 치킨집 사장님들뿐이었다. 한국은 근래 A매치에서 보기 드문 '유효슈팅0개'라는 졸전을 펼치며 스웨덴에게 0-1로 패했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박주호(울산현대)는 전반 29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됐고 그라운드에서 가장 빛났던 선수는 골키퍼 조현우(대구FC)였다(햄스트링을 다친 박주호는 잔여경기 출전이 힘들어졌다).

한편 멕시코는 조별리그 첫 경기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아무리 멕시코에게 '16강 DNA'가 흐른다지만 '디펜딩 챔피언' 독일에게 승점 3점을 가져 오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멕시코는 독일에게 슈팅개수에서 12-25, 볼 점유율에서 40%-60%로 밀렸지만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와 이르빙 로사노(아인트로벤)를 앞세운 반격과정에서의 날카로움은 독일의 특급 수비수들도 대응하기 힘들었다.

멕시코와 한국은 통산 12번 만나 6승 2무 4패로 멕시코가 다소 앞서 있다. 특히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한국과 멕시코가 한 조에서 만나 하석주의 그 유명한 '선제골 후 백태클 퇴장'이 나오면서 한국이 1-3으로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한국으로서는 '공은 둥글다', '월드컵에서는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 같은 축구계의 명언들로 위안을 삼고 싶지만 전력상 멕시코에게 크게 밀리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하루 빨리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싶은 멕시코에 비해 이미 스웨덴전 패배로 16강 확률이 낮아진 한국은 부담이 덜한 편이다. 체격조건에서는 오히려 한국이 멕시코보다 우세한 만큼 부담을 갖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히면 충분히 좋은 내용의 경기를 펼칠 수 있다. 한국은 처음부터 D조 최약체로 꼽힌 만큼 멕시코전 역시 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한국의 축구팬들은 국가대표로서의 책임마저 망각한 무기력한 졸전 만큼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F조 독일 vs. 스웨덴 24일 오전3시] 상처 입은 독일, 매 경기 결승 선언

멕시코 에레라, 혼신을 다해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엑토르 에레라(가운데)가 독일 토마스 뮐러(13)의 슛을 혼신을 다해 막아내고 있다.

▲ 멕시코 에레라, 혼신을 다해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엑토르 에레라(가운데)가 독일 토마스 뮐러(13)의 슛을 혼신을 다해 막아내고 있다. ⓒ 연합뉴스


2002년 한일 월드컵 사우디전 8-0 승리, 2006년 독일월드컵 코스타리카전 4-2 승리, 2010년 남아설월드컵 호주전 4-0 승리,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포르투갈전 4-0 승리까지. 독일은 21세기에 열린 4번의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전 전승을 거뒀다. 독일은 2006년 코스타리카를 상대로만 두 골을 허용했을 뿐 4경기에서 총 20골을 쏟아 부으며 조별리그 첫 경기의 '깡패'로 군림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던 독일은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만나 36년 만에 패배를 당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것은 무려 40년 만이었다. 독일은 멕시코 전에서 25번의 슈팅과 9개의 유효슈팅을 때렸지만 끝내 멕시코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크로스바를 맞는 불운도 있었고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스탕다르)의 선방에 막히기도 했지만 어떤 것도 패배의 변명이 될 수 없었다.

스웨덴은 'F조 최약체' 한국과의 첫 경기에서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허락하지 않으며 무난하게 첫 승을 거뒀다. 물론 한국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필드골 없이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올린 것은 분명 만족스럽지 못한 내용이다. 하지만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웨덴으로서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한국을 제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독일의 주장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바이에른 뮌헨)는 "멕시코전 같은 패배는 다시 없다. 이제부터 매 경기가 결승"이라며 독일 축구의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물론 평균신장 185.2cm를 자랑하는 스웨덴의 높이는 세계 최강 독일에게도 상당히 부담스럽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독일과 달리 이미 승점 3점을 확보한 스웨덴은 최소 승점 1점만 추가해도 좋다는 전략으로 나올 확률이 높다. 수준 높은 유럽 강호들의 치열한 공방이 기대되는 맞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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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프리뷰 벨기에 대한민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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