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미인' 미디어콜 하이라이트 중 '아름다운 강산' 지난 19일 오후 뮤지컬 '미인'의 미디어콜이 열렸다. 배우들이 '아름다운 강산' 넘버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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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음악이 좋은 작품'에 만족하지 않고 '이야기가 좋은 작품'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욕심은 어느정도 통했을까.

지난 19일 오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미인>의 미디어콜이 열렸다.

뮤지컬 <미인>(제작: ㈜홍컴퍼니)은 1930년대 경성(서울)을 배경으로 자유를 원하는 시대 속을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무성영화관 하륜관의 인기스타 변사 '강호'가 그의 형 '강산', 친구 '두치', 일본 형사지만 음악적 교감으로 친구가 된 '마사오', 독립운동가라는 비밀을 숨기고 시인이자 가수로 활동하는 '병연' 등을 만나며 벌어지는 사건과 성장을 무대에 담아냈다.

'한국 음악의 대부' 신중현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 뮤지컬 '미인' 미디어콜 하이라이트 시연 중 '오프닝' 지난 19일 오후 열린 뮤지컬 '미인' 미디어콜 하이라이트 시연 중 배우들이 '오프닝'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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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역에 정원영과 김지철, 강산 역에 김종구와 이승현, 병연 역에 스테파니와 허혜진, 두치 역에 권용국, 마사오 역에 김찬호와 김태오, 또 다양한 역할로 이정선, 박시인, 백예은, 김수영, 박도경, 이민재, 신호빈, 장보람이 출연한다.

이들의 앙상블을 하나로 모으는 창작진으로는 이희준 작가, 정태영 연출, 서병구 안무가, 김성수 음악감독 등이 뭉쳤다.

사실 작품의 가장 큰 포인트는 바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뮤지컬 <미인>이 '한국 음악의 대부' 신중현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이다.

신중현은 '아름다운 강산', '미인', '빗속의 여인'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노래들을 만든 아티스트로 록을 넘어 '한국 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거장이다.

그의 명곡 23곡이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광화문 연가', 서태지의 '페스트' 등을 작업한 김성수 음악감독에게 맡겨져 다양한 장르와 느낌으로 재탄생했다.

▲ 뮤지컬 '미인' 미디어콜 중 김성수 음악감독 지난 19일 오후 뮤지컬 '미인'의 미디어콜이 열렸다. 김성수 음악감독이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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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성수 음악감독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현재진행형'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대가' 신중현 선생님 곡을 편곡한다는 게 고통스럽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선생님께 대한 무한한 존경으로 시작하되 작품으로 들어가면 어느 시점에는 그걸 버려야 한다. 그래야 진짜 훌륭한 곡을 작품에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편곡이 크게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스윙리듬이 없던 시기의 빅밴드 음악이다. '딕시랜드재즈' 스타일이라서 가능하면 그 시대의 고증과 맞아떨어지는 음악으로 편곡하려 했다. 두 번째는 드라마에서 기능할 수 있는 거다. 오늘 시연도 거의 드라마 위주로 한것같다. 세 번째는 서곡이면 서곡. 배경이면 배경. 음악적인 용도가 잘 느껴지게끔 하려 했다"고 편곡 방향을 설명했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또한 "어쩌다 보니 시연에는 이런 편곡을 봐주시면 좋겠다는 곡은 한 곡도 없었다. 공연 보러 오셔서 확인하시라는 의미인 것 같고 '페스트' 같은 경우랑 달리 이 작품은(록 음악을 베이스로 하지만) 클래식하고 재즈 풍의 음악이 더 많을 것 같다"고 관객들에게 음악 포인트를 전했다.

웰메이드 뮤지컬, 미디어콜의 하이라이트 편성은 다소 아쉬웠다

▲ 뮤지컬 '미인' 미디어콜 하이라이트 중 '봄비' 지난 19일 오후 뮤지컬 '미인' 미디어콜이 열렸다. 배우들이 '봄비' 넘버를 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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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뮤지컬계는 <서른즈음에> <광화문 연가> <브라보 마이 러브> <페스트> 등 주크박스 뮤지컬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미인> 역시 그러한 흐름 속에 있지만, 독립운동 이야기로 주크박스 뮤지컬을 풀어내는 점이 독특하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콜에 참여한 정태영 연출은 뮤지컬 <미인>의 시대 배경에 대해 "작가님께서 쓰신 것"이라고 말하며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신중현 선생님이 살아온 시대에 그의 음악을 가져가면 뮤지컬로 느끼는 극적 요소가 적다고 생각을 하셨다. 그래서 그의 자유로운 음악세계와 자유를 갈망한 일제강점기를 연결했다"고 밝혔다.

또 연출가로서 스토리와 음악의 밸런스를 어떻게 조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음악이 우선이었다"고 밝혔다. 정태영 연출은 이어 "음악을 들어본 세대도 있지만 아닌 세대가 더 많기에 드라마적 요소는 관객들이 가진 상상에 여지를 두고 가야겠다. 음악과 음악사이에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린 친구부터 부모세대까지 즐길수 있도록 하고 드라마적 요소가 같이 녹아들고 장면 장면이 기억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 뮤지컬 '미인' 미디어콜 중 정태영 연출 지난 19일 오후 뮤지컬 '미인'의 미디어콜이 열렸다. 정태영 연출이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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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미디어콜의 가장 아쉬운 점은 음악이나 스토리 같은 면이 아니라 미디어콜의 핵심인 하이라이트 편성에 있었다.

'미인', '봄비', '리듬 속에 그 춤을', '아름다운 강산' 등 총 10장면에 1시간 가까이 하이라이트를 편성했음에도 뮤지컬 <미인>이 보여주고자 하는 핵심적인 느낌을 전해주기보다는 작품이 가진 여러 가지 요소들을 모두 선보이고 싶은 느낌으로 마치 어깨에 힘이 들어간 모양새였다.

"병연이란 캐릭터의 모티브가 김삿갓이라서 김삿갓의 시를 읽거나, 당시 신여성의 삶을 공부했다"던 허혜진의 이야기가 무색하게 '병연'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면이 거의 없었고 스테파니가 안무에 일정 부분 참여했다는 '빗속의 여인' 등도 빠졌다. 김찬호가 "심금을 울린다. 꼭 들어보시면 좋겠다"고 말한 '미련'도 없었다.

▲ 뮤지컬 '미인' 미디어콜 하이라이트 중 '리듬 속에 그 춤을' 지난 19일 오후 뮤지컬 '미인'의 미디어콜이 열렸다. 배우들이 '리듬 속에 그 춤을' 넘버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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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부분을 떼어내서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는 작품의 완성도와 상관이 없고, 연습실 공개, 미디어콜 등에서 나온 정보를 조합하면 뮤지컬 <미인>은 충분히 웰메이드 뮤지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디어콜에서는 스토리와 음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보다는 둘 모두 귀 정도까지만 보여준 느낌이었다.

주연 배우인 정원영은 미디어콜 마지막 멘트로 "저희 작품은 드라마는 드라마로, 음악은 음악으로, 시대 배경과 다른 면도 극과 어울리는 '콜라보레이션' 같은 매력, '종합선물세트'같은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뮤지컬 <미인>을 설명했다.

그 '종합선물세트'가 정말 갖고 싶던 선물들로 채워졌을지, 이도 저도 아닌 조금 아쉬움을 남길지는 공연을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미인>은 오는 7월 22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 "미인~ 파이팅!" 뮤지컬 '미인' 미디어콜 포토타임 지난 19일 오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미인'의 미디어콜이 열렸다. 미디어콜에 참석한 배우 권용국, 이승현, 김종구, 허혜진, 스테파니, 정원영, 김지철, 김찬호, 김태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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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오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미인'의 미디어콜이 열렸다. 미디어콜에 참석한 배우 권용국, 이승현, 김종구, 허혜진, 스테파니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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