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조 덴마크 vs. 호주 21일 오후 9시] 에릭센의 발끝에서 '마법' 일어난다

페루는 분명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실제로 덴마크는 페루의 공세에 밀려 슈팅 숫자 10-18, 유효슈팅 3-6, 볼 점유율 48-52, 패스 성공률 82-85로 다소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후반 13분 덴마크의 에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이 반격 상황에서 페루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단 하나의 킬패스가 요수프 포울센(라이프치히)의 골로 연결되면서 덴마크는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페루전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선수는 결승골을 넣은 포울센이었지만 역시 덴마크의 중심은 공격을 조립하는 에릭센이다. 에릭센은 페루전 결승골 어시스트를 통해 자신이 왜 덴마크의 에이스인지를 확실히 증명했다. 덴마크로서는 내심 호주전 승리를 통해 승점 6점을 확보하며 프랑스전 결과에 상관없이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호주는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생각하면 프랑스전에서 분명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물론 프랑스가 기대 이하의 졸전을 펼친 탓도 있다). 하지만 우승후보인 프랑스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는 데는 끝내 실패했다. 그나마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호주는 첫 경기에서 C조 최강팀을 만났기 때문에 갈수록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대들을 만날 수 있다.

호주는 덴마크를 상대로도 프랑스전에서 들고 나왔던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버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덴마크의 공세를 잘 막아낸다면 반격의 기회는 충분히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와 덴마크가 이미 승점 3점을 확보해 둔 상황이기 때문에 마냥 비기는 작전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연 호주가 어떤 타이밍에서 공격적으로 전환해 승부수를 던질지 기대되는 경기다.

[C조 프랑스 vs. 페루 22일 오전 0시] '아트사커'의 위용 되찾아라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패한 독일은 말할 것도 없고 무승부라는 아쉬운 결과가 나온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보면 '배 부른 소리'라고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호주전에서 보여준 프랑스의 경기 내용은 '아트사커'의 부활을 노리는 프랑스 축구팬들의 기대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프랑스 수비수 루카스 에르난데스(A마드리드)는 2-1 상황에서 시간을 끌기 위해 '침대축구'를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다르게 표현하면 이런 경기를 펼치고도 승점 3점을 따낸 것은 프랑스에겐 행운이었다. 따라서 프랑스는 페루를 제물로 우승후보의 위용을 되찾으려 할 것이다. 덴마크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역시 페루를 상대로 승점3점을 보태면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채 편안하게 덴마크전에 임할 수 있다(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은 강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페루는 덴마크와의 첫 경기에서 우세한 내용의 경기를 펼치고도 역습상황에서 에릭센과 포울센의 콤비를 막지 못해 아쉽게 첫 경기에서 승점을 따지 못했다. 페루는 90분 동안 18번이나 슈팅을 때리며 덴마크의 골문을 끊임 없이 공략했다. 페루 입장에서는 전반 막판 비디오 판독 끝에 얻은 패널티킥을 크리스티안 쿠에바(상파울루)가 실축한 것이 치명적인 아쉬움으로 남았다.

첫 경기에서 패한 페루는 프랑스전에서 최소 승점 1점이라도 따지 못하면 40년 만의 조별리그 통과가 매우 힘들어진다. 물론 우승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덴마크전처럼 공격 일변도의 축구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호주가 그랬던 것처럼 마냥 수비 위주로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양 팀 모두 서로의 팀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기만 한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가 펼쳐질 것이다.

[D조 아르헨티나 vs. 크로아티아 22일 오전 3시] 명예회복 노리는 메시

아이슬란드는 유로2016에서 8강에 진출했고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도 I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오른 만만치 않은 복병이다. 그렇다 해도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아이슬란드와 비길 거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특히 메시는 후반 18분 패널티킥을 실축하며 아르헨티나 무승부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예상치 못한 무승부에 따른 '후폭풍'도 꽤나 거셌다. 특히 월드컵에 세 차례 출전했던 에르난 크레스포는 "메시는 마라도나가 아니기 때문에 혼자 아르헨티나를 우승시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물론 이는 메시를 겨냥했다기보다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전체에 대한 비판이었다). 아르헨티나와 메시가 크로아티아전에서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조별리그 통과로 가는 길이 상당히 힘들어질 수도 있다.

크로아티아의 상황도 꽤나 복잡하다. 크로아티아는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나이지리아의 자책골과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킥 골로 무난하게 2-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후반 막판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AC밀란)가 즐라트코 다리치 감독의 교체 명령을 거부하면서 대표팀에서 전격 퇴출됐다. 한때 원톱 주전으로도 거론됐던 선수가 대회 도중에 대표팀에서 퇴출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크로아티아는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확보했지만 단골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유럽 예선에서 크로아티아를 제친 아이슬란드를 상대하는 쉽지 않은 일정이 남아있다. '절대 에이스' 메시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승점 3점을 따낼 기회를 놓친 아르헨티나와 조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대형 스트라이커 자원을 잃은 크로아티아. 과연 이 악재를 이겨내고 승점 3점을 가져갈 팀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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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프리뷰 덴마크 프랑스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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