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중 하나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지난 시즌 우승 팀은 맨체스터 시티였다. 그리고 2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3위는 토트넘 훗스퍼였다. 이 팀들을 최상위권으로 이끈 주축 선수들은 단연 이 팀을 구성하는 미드필더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 미드필더 듀오 케빈 데 브라이너와 다비드 실바는 과르디올라 식의 패스 축구에 확실하게 녹아들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포그바와 마티치는 공수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며 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토트넘의 에릭센-알리 듀오도 젊음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팀을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이끌었다.

그리고 이들은 소속팀 유니폼에서 대표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서도 이들의 활약은 계속되었다.

맨체스터 시티 다비드 실바와 맨유 포그바의 활약

먼저 포문을 열은 선수는 스페인 유니폼을 입은 다비드 실바였다. 1라운드 조별리그 최고의 빅매치라고 불렸던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실바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는 소속팀과는 다르게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실바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스코와 함께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스페인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유의 볼 터치와 턴 동작은 포르투갈 선수들이 알고도 막기 어려웠고, 실바는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며 포르투갈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리고 2-1로 뒤지고 있던 후반 9분 실바는 프리킥 상황에서 부스케스에게 정확한 패스를 배달했고, 부스케스가 머리로 떨어뜨려준 볼이 코스타의 발로 향하면서 완벽한 세트플레이 골을 만들었다. 이후 실바는 나초의 세 번째 골 장면에도 관여했다. 왼쪽 측면에서 알바, 이스코와 패스 플레이를 주고받으며 기회를 엿보던 실바는 이스코가 있는 가운데 쪽으로 볼을 연결했다. 이것이 이스코에게 정확하게 연결되진 않았지만, 이스코와 포르투갈 수비수가 경합하는 과정에서 볼이 나초에게 흘러갔고, 나초는 정확한 발리슛을 성공시키며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로 경기를 치른 선수는 프랑스의 포그바였다. C조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포그바는 툴리소, 캉테와 함께 역삼각형 미드필더를 구성하며 왼쪽 꼭지점에 자리 잡았다. 전반전에는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포그바의 존재감은 후반 초반부터 빛나기 시작했다.

후반 8분 포그바는 역습 과정에서 볼을 이어받은 뒤 중앙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는 그리즈만에게 완벽한 공간 패스를 내주었고, 이는 VAR 판독을 통해 페널티킥으로 이어졌다. 그리즈만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프랑스는 1-0 리드를 가져올 수 있었다.

움티티의 파울로 호주에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프랑스에는 포그바가 있었다. 후반 34분경 포그바는 음바페, 지루와 함께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호주의 중앙 수비를 공략했고, 만들어진 찬스에서 발을 갖다 댄 것이 호주 수비수의 발에 맞고 골문을 통과하면서 다시 리드를 가져오는 골을 만들었다. 포그바의 득점에서 호주 수비의 자책골로 정정되기는 하였으나, 포그바가 이러한 득점 상황을 만든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잉글랜드와 벨기에도 미드필더 활약 돋보여

다음 경기에서는 곧바로 에릭센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에릭센은 토트넘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덴마크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더 크기에 에릭센의 활약 여부는 덴마크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말 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에릭센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토트넘에서 하던 것과 같이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에릭센은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덴마크의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리고 후반 13분 에릭센은 수비 진영에서 볼을 이어받아 역습을 주도했고, 폴센에게 정확한 어시스트를 전달하며 선제 결승골을 만드는 데 1등 공신이 되었다. 다른 선수라면 급하게 폴센에게 공을 전달하여 폴센이 더 어렵게 골 찬스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에릭센은 완벽하게 상대 수비 2명을 자신에게 모은 뒤 폴센에게 공을 건넸고, 폴센은 골키퍼와 1-1 찬스에서 여유 있게 골로 마무리했다. 패스를 주는 과정에서 확실히 에릭센의 클래스를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E조 경기에 나선 마티치의 활약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마티치는 우월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코스타리카 공격의 1차 저저선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공격 시에는 좀처럼 볼을 빼앗기지 않으며 특유의 간결한 전진 드리블을 선보였고,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팀의 승리를 만들어냈다.

G조 경기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의 데 브라이너, 그리고 잉글랜드의 젊은 미드필더 델레 알리의 활약이 눈부셨다.

먼저 파나마와의 경기에서 악셀 비첼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데 브라이너는 아자르와 함께 팀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초반에는 수비 가담을 많이 하며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전반 중반부터 감을 점점 찾았다. 킥 능력이 좋은 데 브라이너는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를 완벽하게 뿌렸고, 기회가 나면 폭발적인 중거리 슛으로 상대 골키퍼를 당황시켰다.

그리고 후반 24분 데 브라이너는 완벽한 패스로 루카쿠의 헤딩 골을 어시스트했다. 페널티 박스 바로 바깥쪽에서 볼을 잡은 데 브라이너는 슛 페이크를 통해 한명의 수비수를 제쳤고, 파나마 수비진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크로스 패스를 루카쿠에게 연결하며 골을 도왔다. 누구도 그 상황에서 루카쿠에게 볼이 전달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창의성이 넘치는 데 브라이너는 완벽한 패스로 팀의 골을 만들었다.

튀니지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알리의 활약도 눈부셨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스털링, 린가드와 함께 2선을 꾸리고 나온 델레 알리는 경기 초반부터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창의적인 플레이로 팀 동료 케인과 함께 공격을 주도했고, 토트넘에서 보여주었던 침투 능력은 여전했다. 직접적으로 골에 관여한 부분은 없었으나, 첫 월드컵에 출전하는 96년생의 어린 선수의 활약치고는 상당히 좋았다.

이처럼 EPL 탑 클래스 미드필더들의 활약은 소속팀과 대표팀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과연 2,3차전 그리고 토너먼트 경기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계속될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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