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화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화면.ⓒ tbs


"어떤 이슈를 어떻게 선택해서 어떻게 말할지는 저희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1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장진영 변호사는 진행자 김어준에게 "김부선씨가 여기 나온 적 있어요?", "주진우씨는 나온 적 있어요?"라며 연거푸 물었다. 이날 인터뷰 자리는 바른미래당 동작구청장 후보였던 장 변호사가 SNS에 전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과 관련, 그의 입장을 듣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장 변호사의 질문에 김어준은 "(부른 적) 없다"고 응수하며 위와 같이 답했던 것이다.   

김어준의 말대로, 선택은 온전히 제작진의 몫이다. 그것을 우리는 게이트 키핑, 즉 언론과 매체의 뉴스 취사선택에 대한 권한이라 부른다. 그 언론과 매체의 선택을 독자들이, 청취자들이 믿고 다시 선택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결국 그 언론과 매체의 향방과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되어 준다.

'이재명 스캔들'을 다룰지 말지, 관련 인사와 인터뷰를 할지 말지도 결국 제작진의 선택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선택과 배제가 편파적이라 느껴진다면, 똑같은 기준을 여타 프로그램에 적용해야 옳다. 결론적으로, 편파적인 배제와 어떤 카르텔이 돌출되는 경우, 시청자들의 심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최종선택은 그 사회구성원들의 몫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고, 그 선택의 수준이 결국 그 사회의 수준을 가리키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언론과 매체의 균형과 편파성을, 불공정을 가르는 심의기관이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장 변호사의 문제제기를 넘어서는, 괜한 불공정 시비가, 의도적인 흠집 내기가 난무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것이 불공적 시비를 넘어선 또 다른 '편파적' 혹은 '진영논리'에 갇힌 시선이라면 더더욱.  

'나는 꼼수다'를 향한 <조선일보>의 무한애정(?)

 <조선일보> 6월 16일자 기사

<조선일보> 6월 16일자 기사ⓒ 화면캡처


<지상파 통해 '죽은 권력' 부관참시.. '나꼼수' 추락하나>(2018.06.16)
<추락하는 '나꼼수'>(2018.06.11)
<둘 사이의 일, '나꼼수 멤버'들은 알고 있다?>(2018.06.09)

<조선일보>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여전히 잊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과거보다 더 '나는 꼼수다'를 경계하며 '추락'을 기원하는 걸까. <조선일보>는 6월 들어 위와 같이 꽤나 공을 들인 기획 기사와 '만물상' 만평 등을 통해 연이어 '나는 꼼수다' 멤버들의 방송 활동을 지적하고 나섰다.

"2011년 4월27일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정봉주 전 의원 등 4명은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라는 이름의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이듬해 12월까지 계속된 70회 분량의 방송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집권 세력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핵심. 정 전 의원은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되며 '투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팩트보다는 주장이 앞섰지만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비판 덕분에 박수와 환호가 줄을 이었다.

그 후 7년. 인터넷 방송 등 비(非)주류 채널을 전전하던 이들은 자신들이 지지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지상파를 '접수'하며 주류가 됐다. 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 지금은 살아 있는 권력이 아니라 '죽어 있는 권력'을 비판하며, 풍자의 화살을 쏘는 주체가 아니라 그 과녁이 됐다는 점이다. 방송 시작한 지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징계와 프로그램 폐지 요구 등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6.13 지방선거 직후인 16일자 <지상파 통해 '죽은 권력' 부관참시.. '나꼼수' 추락하나> 기사에서는 이처럼 '나는 꼼수다'의 기원과 탄생, 그리고 현재를 친절하게 복기했다. 특히나 이 기사는 논란과 반론은 물론 출연료까지 언급했다.

<조선일보>의 시각은 어렵지 않다. 인터넷 방송 등을 전전하던 비주류가 "지상파를 '접수'하며 주류가 됐다"는 데 대한 흠집 내기 말이다. '나꼼수' 출연자들의 위세가 과거와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팬덤과 대중력, 그리고 파괴력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유의미하고 영향력 있는 매체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어준은 청취율 1위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이어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통해 지상파에 입성했고, 주진우 기자 역시 장기를 살린 탐사보도 프로그램 MBC <스트레이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최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판결의 온도>에도 출연한다.

김용민 역시 높은 청취율을 기록 중인 SBS 라디오 <김용민의 정치쇼>에 이어 <김용민 라이브>를 통해 KBS1 라디오에도 입성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성희롱 의혹에 휩싸여 사퇴한 정봉주 전 의원 역시 그 전까지 tbs와 종편 등에서 활발하게 방송 출연을 이어오던 터였다.

<조선일보>의 11일자 '만물상' 만평은 좀 더 선명하다. "자신들이 지지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지상파를 '접수'하며 주류가 됐다"는 16일자 기사 내용을 견지하는 동시에 '나는 꼼수다'의 문재인 지지=지상파 접수라는 등식을 확고히 하는 한편 "이들은 실제로는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이라고 못 박는다. 과연 그럴까.

'문재인 지지=나는 꼼수다 방송사 접수' 공식, 가당찮다

"'나꼼수' 주역 김어준씨는 '닥치고 정치'라는 책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나꼼수 멤버들의 방송 진출은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과 여배우의 스캔들은 묻힐지도 모르나 '나꼼수' 멤버들이 '정치 브로커'처럼 행동하면서 진실을 은폐하려 한 모습은 남을 것이다. MBC 시청자 게시판엔 '주진우를 진행자에서 사퇴시켜야 한다'는 글이 속속 올라온다. 이들은 실제로는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언론인'이라고 한다. 방송들은 그렇게 대접한다. 새 정부가 만든 풍경 중 하나다."

논란을 하나씩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3월 22일 방영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대해 전원합의로 '관계자 징계'를 건의했다. 이 징계는 방송사 재승인 때 반영되는 방송평가에서 벌점 4점을 받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앞서 당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성추행 의혹과 관련 정봉주 전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단독 입수 사진을 공개했고, 차후 이 내용이 사실상 오보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SBS는 제작진 교체와 징계라는 초강수를 뒀고, 노사가 한목소리로 편향성에 우려를 표했다.  

주진우 기자나 김용민의 경우는 궤가 다르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선거전에서 불거진 여배우 스캔들과 녹취록은 <스트레이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스캔들의 진위여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고, 그 녹취록 또한 위법이나 불법적인 사안과도 동떨어져 보인다. 이와 관련, 최근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한 언론인이 '과거 선배 기자가 주진우 기자에게 김부선 배우의 송사와 관련한 조언을 부탁했다'는 내용이 담긴 글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둘 사이의 일, '나꼼수 멤버'들은 알고 있다?>와 같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스캔들과 녹취록을 두고 소설을 쓸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본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진우 녹취록'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했던 김용민의 경우 SBS와 KBS에서 무탈하게 진행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물론 <조선일보>가 표현한 '잡음'은 분명 존재한다. 한 멤버의 과거 성추행 의혹이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고, 또 다른 한 멤버는 지상파의 관행과 다르게 편파적인 방송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그것대로, 사안별로, 문제의 경중만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같은 기관에서 평가를 하면 될 일이다. 또 본인들은 물론 그들을 진행자로 기용한 개별 방송사가 함께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

지금의 시청자들은 <조선일보>가 근심하는 것처럼 '어용'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우매하지 않다. 무엇보다 그러한 논란과 편파성이 지속된다면 제일 먼저 등을 돌릴 것이 청취자요, 시청자들이다. 잇따른 논란 속에 시청률 2~3%대로 주저앉은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대표적인 예다.

또 심의기관을 비롯한 방송사의 작동 방식 역시 이전 정권과는 다르다. 반대로 오히려 묻고 싶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용비어천가'를 부르던, 편파·왜곡 방송을 일삼았던 제작진과 출연진들에 대해 어떤 제재나 실질적인 책임이 전가됐는지 말이다. 

더더욱 이들을 한데 묶어 '정치인'으로 규정하는 <조선일보>의 프레임은 한 마디로 가당찮다. 그저 '나는 꼼수다' 멤버 개별 진행자들과 그들의 프로그램이 확보한 대중적 영향력과 파급력이, 그들이 선점하는 정치적 프레임과 이슈 파이팅, 그리고 탐사보도가 자신들의 이익에 맞지 않는데서 오는 과도한 흠집내기로 보일 뿐이다.

더군다나 이들이 과거 대선에서 '반이명박', '반박근혜'의 반대급부로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는 이유로, "나꼼수 멤버들의 방송 진출은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지상파를 '접수'하며 주류가 됐다"며 몰아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편파성과 진영논리의 극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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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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