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명예회복에 나선 잉글랜드, 첫 상대가 튀니지라 출발을 쉽게 할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간 잉글랜드는 이번 월드컵의 전망을 밝게만 볼 수 없었다.

잉글랜드는 19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튀니지와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해리 케인의 2골에 힘입어 튀니지를 2-1로 물리쳤다. 잉글랜드는 파나마를 3-0으로 물리친 벨기에에 이어 조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잉글랜드는 전반 11분 만에 해리 케인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경기를 비교적 쉽게 풀어갈 수 있었지만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이것도 상대인 튀니지가 잘해서라기보단 본인들이 자초한 상황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감독 월드컵 데뷔전으로 선수 시절 만난 상대와 마주한 사우스게이트

1995년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데뷔해 2004년까지 활약했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유로96을 시작으로 유럽 선수권 대회와 월드컵에 각각 두 차례 출전하였다.

이런가운데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잉글랜드와 튀니지를 상대로 2-0으로 승리를 거둔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활약하며 팀이 무실점으로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그렇게 20년이란 시간이 흘러 2018 러시아 월드컵. 전임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단 1경기만 치르고 경질된 이후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팀을 빠르게 수습하면서 예선 무패의 성적을 통해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이어진 튀니지와의 본선 첫 경기, 20년 만에 출전하는 월드컵 본선 무대를 감독으로 출전하게 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공교롭게 감독으로 치르는 월드컵 데뷔전도 튀니지전이었다(사우스게이트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엔트리에 발탁됐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2-0의 승리를 거뒀지만 이번 튀니지전은 다소 힘겨운 승리였다. 다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월드컵 데뷔전을 승리로 가져가면서 큰 의미를 남겼다.

속도감 불어 넣어준 젊은 선수들

과거 '잉글랜드' 하면 데이비드 베컴과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를 위시로 한 전형적인 '킥 앤 러시' 스타일로 유명했다. 하지만 선수단 네임벨류에 비해 메이저대회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었다.

2010년대 중반 들어 라힘 스털링을 비롯해 델리 알리 등의 젊은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성장하며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팀이 변했다.

튀니지전에서도 스피드를 갖춘 공격진의 활약은 돋보였다. 전방에 해리 케인을 비롯해 스털링, 알리, 린가드 등이 간격을 좁히면서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를 선보임과 동시에 공간침투에도 능한 모습을 보이며 상대로 하여금 충분히 위협을 줄 만한 모습들을 만들었다. 다만 결정력은 아쉬웠다. 해리 케인의 득점 외엔 득점기회에서 골대를 맞거나 빛나가는 등 경기에 방점을 찍어주지 못한 것은 튀니지전을 어렵게 풀어나간 이유 중 하나였다.

 2018년 6월 18일(현지 시간), 튀니지와 잉글랜드의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 모습.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결승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2018년 6월 18일(현지 시간), 튀니지와 잉글랜드의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 모습.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결승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불필요한 파울로 내준 페널티킥

이번 월드컵을 앞뒀던 잉글랜드의 단점이라면 지난해 11월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3백 포메이션의 완성도와 잔실수가 잦은 수비수들의 활약이었다.

특히 튀니지전에서 수비수의 잔실수가 곧바로 실점으로 직결되는 모습이 발생했다. 전반 35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 상황에서 카일 워커가 상대선수를 팔로 가격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하지만 리플레이 확인결과 워커가 볼 처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없었기에 파울을 범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워커는 한 순간의 판단실수로 상대선수를 가격해 내주지 않아도 되는 페널티킥을 내줬다.

결국 안 내줘도 되는 실점을 내준 잉글랜드는 경기가 꼬일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전반전을 1-0으로 끝낸 후 후반전에 스코어를 지켜가며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을 활용하며 역습을 통해 추가득점을 노릴 수 있었다. 결국 워커의 플레이는 잉글랜드의 경기 플랜마저 꼬이게 만들었다.

상대가 전력이 떨어지는 튀니지전이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그러나 조 1위 자리를 놓고 경합할 벨기에나 향후 토너먼트에서 만날 상대와의 경기에서 이와 같은 플레이가 발생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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