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가 12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은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중국과의 4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25-21,25-22)으로 승리했다. 11연패 끝에 대회 첫 승을 챙긴 한국은 16일 이탈리아전에서 1점을 얻은 데 이어 서울시리즈에서 승점 4점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15위 중국(6점)과의 승점 차이는 단 1점에 불과하다.

한국의 주포 문성민(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20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정지석(대한항공 점보스)이 18득점, 송명근(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이 11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204cm의 센터 김재휘(현대캐피탈)도 4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중국의 높이에 맞섰다. 한국은 오는 22일부터 이란으로 자리를 옮겨 이란,독일,불가리아를 상대로 마지막 5주차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평균신장 201.5cm의 중국을 무력화시킨 한국의 강서브

 51.4%의 공격성공률로 20득점을 올린 문성민은 한국 남자배구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51.4%의 공격성공률로 20득점을 올린 문성민은 한국 남자배구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국제배구연맹


안방에서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기대했던 반전은 나오지 않았다. 3주차까지 9전 전패를 기록한 한국 남자배구는 장소를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옮겨 두 경기를 치렀지만 연패숫자만 '11'로 늘어났다. 그나마 15일 호주를 상대로 한 세트, 16일 이탈리아를 상대로 두 세트를 따낸 것이 수확이었다(승리도 아니고 세트를 따내는 것을 '수확'으로 여겨야 할 만큼 한국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3주차까지 2승7패를 기록한 중국은 아르헨티나를 3-0, 프랑스를 3-2로 꺾었지만 서울시리즈에서 이탈리아와 호주에게 각각 1-3으로 패했다. 마지막 5주차에서 원정의 피로가 쌓인 채로 이란,독일,불가리아를 상대해야 하는 한국에게 중국과의 경기는 대회 첫 승을 따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어쩌면 유일한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전광인(현대캐피탈) 대신 송명근이 주전으로 나선 한국은 1세트 초반 많은 서브범실과 중국의 높은 블로킹에 고전했다. 하지만 한국은 강한 서브로 중국의 리시브라인을 흔들며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중국과 점수를 주고 받던 한국은 정지석의 공격 득점과 중국의 범실,황택의 세터(KB손해보험 스타즈)의 서브득점으로 리드를 잡았고 세트 후반 김재휘(현대캐피탈)의 연속 블로킹으로 귀중한 1세트를 가져왔다.

한국은 2세트에서도 황택의 세터의 적절한 배분으로 중국의 높이에 밀리지 않는 경기를 이어갔다. 황택의 세터는 안정된 토스뿐 아니라 까다로운 서브로 중국의 수비를 흔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은 문성민의 블로킹과 송명근의 공격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벌려 나갔고 중국은 나오지 말아야 할 실수를 저지르며 자멸했다. 한국은 세트 후반 중국에게 3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문성민이 고비마다 중국의 흐름을 끊는 득점을 올리며 2세트를 따냈다.

한국은 3세트에서도 김규민(대한항공)의 블로킹과 황택의의 서브득점, 문성민의 공격으로 초반기선을 제압했다. 한국은 김재휘와 황택의의 연속 블로킹과 송명근의 서브득점으로 흐름을 잡았지만 세트 중반 송명근의 연속 범실과 중국의 블로킹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국은 김재휘의 블로킹과 정지석의 공격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고 세트 후반 중국의 범실과 황택의의 서브득점, 정지석의 라이트 공격으로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리베로를 제외한 중국 6명의 평균신장은 201.5cm로 한국( 196.7cm)보다 5cm 가량 컸다. 하지만 한국은 강약을 조절하는 서브로 중국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단순해진 중국의 공격을 견고한 블로킹으로 막아냈다. 실제로 한국은 블로킹에서 중국보다 3개나 많은 11개를 기록했고 서브득점에서는 6-0으로 중국을 압도했다. 한국은 11연패의 사슬을 끊고 배구 팬들에게 첫 승을 선물하며 남자배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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