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자들' 나고야 상영회 가득 메워진 객석

▲ '공범자들' 나고야 상영회가득 메워진 객석ⓒ 전성실


지난 16일 오후 나고야시 여성회관 '이블 나고야' 대강당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국 영화 <공범자들> 상영회와 한반도 정세 강연회에 참석하기 위한 행렬이다.

아베 총리를 둘러싼 각종 비리와 스캔들로 일본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음에도 아베 정권은 여전히 건재하다. 게다가 언론은 진상을 완전히 밝혀내지 못하는 듯한 모양새다. 이런 현실에서 권력에 대항하는 한국 기자들의 모습은 일본인들에게 어떻게 보였을까?

'이명박근혜' 시대의 한국 사회가 그랬듯이, 일본 역시 언론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부당한 권력을 견제하고 교체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일본 시민사회가 바라보는 한국 언론의 투쟁은 그저 옆 나라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일 중의 하나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관심을 반영한 듯, 행사장의 350개 좌석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상영회를 찾았다.

일본의 언론은 현재 어디에 있는가

"저 같은 일반 시민이 자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조금만 훑어 봐도 아베 수상이 거짓말 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누구나 알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일본의 언론은 진실을 말해 주지 않아요. 정말 저는 진실을 알고 싶어요."

한 60대 여성은 영화 관람 소감을 묻는 질문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렇게 대답했다. 그만큼 지금 일본 사회에서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비례해서 언론에 대한 불신도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곤도 쇼이치 의원은 행사에 앞선 인사말에서 "지금 한반도에서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일본의 언론은 한반도나 특히 북한에 대해서 제대로 된 보도를 하고 있지 않다. 일본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범자들' 나고야 상영회 상영회 뒤 한국언론을 주제로 강연회가 이어졌다

▲ '공범자들' 나고야 상영회상영회 뒤 한국언론을 주제로 강연회가 이어졌다ⓒ 이두희


상영회 뒤에는 2부 행사로 '역사에 도전하는 한국언론'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회가 이어졌다. 강사는 자이니치 3세로 약 20년째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의 정치, 사회 문제를 일본어로 소개하는 <코리안 폴리틱스> 서태교 편집장이었다. 서 편집장은 '언론투쟁, 촛불집회, 남북 그리고 북미관계'로 나누어 한국사회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서 편집장은 "한국 언론의 자세는 '어떻게 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설명하면서 단지 관찰자로서의 자세가 아닌 사회를 바꾸어내는 주체로서의 언론 투쟁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강연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자들은 주한미군 철수, 한국 정치에서의 여성 참여 등 다양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질문을 했다. 한 자이니치 참석자는 "친미 세력을 하루 빨리 청산해야만 한국이 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남북, 북미회담 성공 축하회 상영회 뒤 남북, 북미 정상회담 축하회에서 건배를 하는 참석자들

▲ 남북, 북미회담 성공 축하회상영회 뒤 남북, 북미 정상회담 축하회에서 건배를 하는 참석자들ⓒ 이두희


"재일동포의 꿈, 개성공단에 공장 짓는 것"

상영회와 강연회의 뜨거운 열기를 안고 참석자들은 행사장 가까운 중식당에서 행사의 뒷풀이 겸 '남북, 북미 정상회담 성공' 축하회를 가졌다. 본 행사가 3시간 30분가량 길게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5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임에 참석했다. 남북, 북미간의 대화를 환영하고 하루 빨리 북일간에도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모두가 더욱 노력해 갈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축하회의 건배사에서 도상태 삼천리 철도 이사장은 "이제 우리 재일동포의 꿈은 개성공단에 공장을 짓는 것"이라며 해외에 살고 있더라도 조국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삼천리 철도는 남북을 잇는 철도 건설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법인으로 도상태 이사장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0년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참석자들은 최근 한반도에서 들려오는 평화의 소식에 고무받은 듯 줄곧 흥겹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들은 틈틈이 한국 노래를 부르며,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가 오기를 기원했다. 한반도에서 불어온 평화의 바람이 조금씩 일본 사회에도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기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공범자들' 나고야 상영회 상영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참석자들

▲ '공범자들' 나고야 상영회상영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참석자들ⓒ 전성실


남북, 북미회담 성공 축하회 "이제는 개성공단에 공장을 짓겠다" 삼천리 철도 도상태 이사장

▲ 남북, 북미회담 성공 축하회"이제는 개성공단에 공장을 짓겠다" 삼천리 철도 도상태 이사장ⓒ 이두희


'공범자들' 나고야 상영회 인사말을 하는 입헌민주당 곤도 쇼이치 의원

▲ '공범자들' 나고야 상영회인사말을 하는 입헌민주당 곤도 쇼이치 의원ⓒ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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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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