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리턴즈

탐정;리턴즈 ⓒ CJ 엔터테인먼트


<탐정 : 리턴즈>는 <탐정 : 더 비기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들어진 시리즈 영화다. 첫 번째 시리즈가 2015년 개봉했으니 3년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은 것이다. 그런데 웬걸, <탐정 : 리턴즈>의 주연 권상우와 성동일은 꽤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건 전작 <더 비기닝> 때문이 아니라, 두 배우가 다른 작품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매번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김명민이 영화 <조선 명탐정>에선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하는 것과 달리 권상우는 '그' 권상우 같고, 성동일은 '그' 성동일인 것 같다. 적어도 <탐정> 시리즈에선 이런 것들이 '친밀감'으로 작용한다. 물론 이 '친밀감'이 다음 시리즈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두 번째 시리즈인 <탐정 : 리턴즈> 속 그들의 모습은 친숙해서 반갑다.

<탐정 : 리턴즈(이하 탐정)> 속 권상우는 '그' 권상우다. 관객들에게 '권상우'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던 시절 그가 연기했던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말죽거리 잔혹사(2004)>, <청춘 만화(2006)> 속 '권상우'말이다. 그리고 가깝게는 얼마전 역시나 두 번째 시리즈를 마친 <추리의 여왕 시즌2> 속 하완승으로 분했던 그 '권상우'이기도 하다.

마치 고등학생이었던 권상우가 나이가 들어, '김하늘'과 연애도 좀 하고, 나이가 좀 더 먹어서는 형사가 되어 '최강희'와 함께 탐정을 하다, '서영희'와 결혼을 해서 아이가 딸린 유부남이 되어 돌아온 듯하다.

그는 지나간 시간 동안 다른 역할 속 다른 연기를 했지만, 껄렁껄렁하고 시덥지 않은 농담을 던지며 소심하게 여자들을 비롯한 남들의 눈치를 보는 것은 물론 그 무슨 일을 해도 그다지 누군가에게 해를 주지 않는, 어눌한 말투의 착한 남자, 그 '권상우'의 모습으로 '강대만'이란 이름을 단 채 돌아왔다.

똑같은 장르물이지만 <추리의 여왕> 속 권상우가 분한 하완승이란 캐릭터는 경찰대 출신 엘리트로 탁월한 추리 능력을 가진 여주인공 유설옥을 도와주며 연애 감정을 갖는 몸짱 얼짱에 격투력이 뛰어난 형사다. 반면 <탐정>에서는 <추리의 여왕> 속 유설오의 탁월한 추리력을 강대만이 선보인다. 더구나 1편에서 하던 만화가게를 접고 탐정사무소를 차릴 만큼 추리 능력은 뛰어나지만 현장에서의 싸움 능력은 제로인, 소시민이다.

두 작품의 설정은 많이 다르지만, 시청자나 관객 시선으로 볼 때 두 작품 속 권상우의 모습은 그리 다르지 않다. 그저 두 작품 모두 '허허실실' 그 권상우가 나오는 작품이다. 최근 그의 활동을 볼 때 이제 마흔줄에 들어선 배우 권상우의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를 키울 수는 없겠지만, 지나간 시간 속에 그가 쌓아온 '권상우'란 캐릭터에 대한 시간의 내공은 시청자 혹은 관객들에게 즐거운 친밀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탐정 : 리턴즈>는 그 익숙함을 능숙하게 활용한다.

이광수의 '조미료' 같은 합류

 탐정; 리턴즈

탐정; 리턴즈 ⓒ CJ 엔터테인먼트


성동일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함께 했던 이일화가 영화 속 아내로 등장했을 때 관객들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말투는 거칠고, 배려도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는 가족에 대한,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그득한 아버지가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영화 속 그의 쌍둥이 딸들은 미처 자라지 않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개딸'들 같다.

거기에 더해 '형사' 성동일 또한 익숙하다. 성동일은 최근 방영한 드라마 <라이브(2018)>에서는 홍일지구대 대장을, 작년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에는 경찰대 교수로 등장했다. 또 영화 <반드시 잡는다>에선 치매에 걸리고서도 과거 자신이 놓친 범인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는 퇴직 경찰로 열연했다. 그런 그가 <탐정> 속 노태수로 찾아온 듯하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탐정 : 리턴즈>는 첫 시리즈 <탐정 : 더 비기닝>에 대한 기억보다, 배우 권상우, 성동일에 대한 친숙한 기억을 가지고 관객을 소환한다. 거기에, 언제나 그렇듯 제 몸에 맞는 캐릭터로 돌아온 이광수의 '조미료'같은 합류로 시리즈의 재미를 확장했다.

두 사람은 의기 투합하여 탐정 사무소를 열었지만 '탐정'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생소한 인식처럼 파리가 날린다. 결국 그로 인해 투닥거리던 두 사람은 각자 일거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닌다. 그러던 중 경찰서에 우연히 접하게 된'약혼자 실종 사건'은 뜻밖에도 거대한 음모의 실마리가 된다.

그러나 영화 속 사건은 '신선'하지 않다. 장르물을 조금만 본 사람이라면 한 눈에 약혼자가 있었던 보육원에 문제가 있을 거란 걸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사건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전직 형사이면서도 경찰서 새 팀장의 방해를 받는 노태수의 내공과 어설프지만 순간 순간 빛나는 추리능력을 가진 강대만 콤비와 여치 이광수, <응답하라1988>에 성동일의 아들 성노을로 출연했던 최성원 등이 동료 형사로 분해 인간미 넘치는 협업을 보여준다. 이들의 협업은 뻔한 서사를 안 뻔한 서사로 만들어준다.

영화 <탐정>을 엮어가는 건, 권상우와 성동일, 그리고 조력자들의 '인간미' 넘치는 활약,  그들의 생활인으로서의 '애환'이다. 아기띠를 매고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며 쩔쩔매는 아빠 권상우와 서슬퍼런 아내의 칼질 앞에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워커홀릭 아빠 성동일의 고뇌가 행간을 메운다.

<탐정> 속 뜻밖에도 빛난 장면은 권상우, 성동일 콤비와 여치의 합이 맞는 활약상들 가운데에서도, 아이를 납치당할 뻔한 상황에서 강대만의 아내 서영희가 빛의 속도로 등장하여 납치범을 제쳐버린 순간이었다.

영화 속 서영희가 등장하는 장면은 마치 '스타카토'처럼 통통 튄다. <미씽 : 사라진 여자(2016)>로 여성의 이야기를 잘 그려냈던 이언희 감독에게 바라는 점이 생겼을 정도. 만약 다음 시리즈가 가능하다면, 이 '강대만의 아내'의 활약을 좀 더 늘려, 탐정극의 확장 버전인 '가족 탐정극'으로 시리즈를 변주시켜 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그만큼 아내 서영희의 존재감은 빛났다.

반대로 뜻밖의 복병이었던 손담비란 캐릭터를 활용하면서 장르물의 전례를 넘어서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화는 '여성 캐릭터'들을 활용하면서 '스테레오' 타입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는 '영화가 남성 중심적'이라는 지적을 받게 하는 것은 물론, 캐릭터 해석과 서사의 측면에서 뻔한 영화를 만들어버리는 데 영향을 끼쳤다. 이는 <탐정>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아쉬운 지점으로 남는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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