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무한동력>의 한 장면. 하숙집에 살고 있는 5명의 청춘들이다.

뮤지컬 <무한동력>의 한 장면. 하숙집에 살고 있는 5명의 청춘들이다. ⓒ 아도르따요


"죽기 전에 떠오르는 건 못 먹은 밥일까? 못다 이룬 꿈일까?"라는 질문에 대기업 입사 준비 중인 27살 장선재는 "밥"이라고 대답한다. 대기업 취직, 대학 입학 등 뮤지컬 <무한동력>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다룬다. 특이한 점 하나, 이 평범한 꿈을 꾸는 젊은이들의 하숙집 주인이 20년째 무한동력 기관을 발명 중이라는 것 빼고는 말이다.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뮤지컬 <무한동력>은 주호민 작가의 웹툰 '무한동력'이다. 명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2015년 초연 이후 두 번째로 뮤지컬 무대로 찾아왔다. 극은 장선재가 '수자네 하숙집'에 찾아오면서 4명의 어린 청춘들과 무한동력기관의 꿈을 꾸는 한원식 씨를 만나면서 시작한다.

선재가 찾아오자 하숙집 식구들은 반겨준다. 현대무용을 전공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이벤트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는 27살 '김솔', 상위 5%의 성적으로 수의학과에 입학했지만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있는 '진기한', 수자네 하숙집의 실질적인 관리인 똑 부러지는 고3 '한수자',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무뚝뚝한 수자의 남동생 '한수동', 하숙집의 주인이자 이상한 고철 기계를 다루는 '한원식'. 작품은 이 6명의 이야기와 꿈들을 차례로 보여준다.

무한동력을 보는 동안 유쾌하고 귀여운 분위기 덕분에 참 즐거웠다. 원작이 만화라서 그런 걸까? 인물 한 명마다 설정이 극적이었고 통통 튀는 활기찬 에너지가 넘친다. 반면 밝은 분위기 속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도 많았다. '내 전공이 나에게 맞는 걸까' '내가 하고 싶은 건 뭘까' '취업 진짜 힘들다' 등 요즘 학생들이 하는 고민이 묘사됐다. 자기소개서를 쓰며 머리를 쥐어짜는 등 주변에서 정말로 들어봤을 법한 한탄과 대사들이라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진기한과 김솔이 선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주고 있다.

진기한과 김솔이 선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주고 있다. ⓒ 아도르따요


꿈, 청춘이라는 단어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소중한 말이다. 무한동력에서는 가장 힘차고 꿋꿋한 청춘이 바로 한원식이다. 그가 20년 동안 실패한 무한동력 실험은 무려 63번. 하지만 계속 도전 중이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고 하숙집 사람들은 무모하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반드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무한동력이 돌아간다면, 너무나 멀어 보이는 자신들의 꿈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서일까. 그래서인지 무한동력 기관을 볼 때면 이들 모두의 꿈이 겹쳐져 보인다. 이들의 꿈을 지탱해주는 건 무한동력이자 한원식이었다.

무한동력의 노래들은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 "팅팅 탱탱 프라이팬 놀이"라는 자기소개 술 게임을 노래에 담는 등 재미있는 요소를 넘버에 넣기도 했다. 또한 꿈보다 밥이라는 선재를 향해 한원식이 힘차게 무한동력 기관을 돌리는데, 어두움과 희망찬 분위기가 공존하는 게 무한동력 넘버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감동 포인트다. 여기에 원형 무대도 한몫했다. 6명의 인물이 모두 무대 앞으로 나와 함께 노래할 때는 감동이 배가 된다.

하숙집을 처음 찾은 선재가 고철더미를 보고 휘둥그레졌듯이 무대를 찾은 관객들도 기계가 가득한 무대를 보고 놀란다. 초연보다 보강된 무대는 극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무한동력 실험을 할 때마다 돌아가는 기계들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중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지루해졌다. 등장인물이 많고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꿈 앞에 좌절도 해야 하고 희망도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지루함을 느낀다면 그 순간 조금 진부한 꿈 이야기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마음속 무한동력은 뛰고 있는지'를 확인해봤다는 점에서 뮤지컬 무한동력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작품은 잊히더라도 내 속에 무한동력이 꺼졌는데 켜져 있는 지는 앞으로 계속 떠오를 것 같다. 죽기 전에 생각하는 건 꿈이었다. 뮤지컬 <무한동력>은 7월 1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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