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스 일레븐 포스터

오션스 일레븐 포스터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수많은 케이퍼 무비(범죄자들이 모여 무언가를 훔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영화)에 영향을 끼친 '오션스' 시리즈가 <오션스13>이후 무려 11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에 돌아온 작품은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등 여성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오션스8>이다.

북미에선 이미 지난 8일에 개봉해 첫 주 416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오늘은 <오션스8> 국내 개봉에 맞춰 시리즈의 시작점인 <오션스 일레븐>을 돌아보고자 한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은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바 있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이 만든 동명의 1960년 작을 리메이크해 2001년에 내놓은 작품이다.

21세기판 <오션스 일레븐>의 출연진은 눈부시다.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줄리아 로버츠, 브래드 피트가 '스티븐 소더버그'의 이름 아래 한자리에 모여들었다. 당시 제작비 8500만 달러를 들여 미국에서만 1억 8340만 달러, 전 세계 4억5071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한국에서는 2002년에 개봉해 61만 명이 봤다.

1억5천만 달러 위해 모인 11명 

 오션스일레븐 스틸 샷

오션스일레븐 스틸 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뉴저지 교도소에서 막 풀려난 대니얼 오션(조지 클루니)은 출소하자마자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세 곳의 현금이 모이는 금고를 털 계획을 추진한다.

카지노의 주인은 대니가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전처 테스(줄리아 로버츠)의 애인이자 냉혈한 사업가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다. 대니는 할리우드 배우들에게 카드를 가르치며 지루한 나날을 보내던 단짝 러스티 라이언(브래드 피트)과 재결합하고 멤버 규합에 나선다.

물주 루벤(엘리엇 굴드), 폭파 전문가 배셔(돈 치들), 곡예사 옌(샤오보 퀸), 운송 담당 쌍둥이 형제 터크(스캇 캔)와 버질(케이시 애플렉), 베테랑 사기꾼 사울(칼 레이너), 보안전문가 리빙스턴(에디 제미슨), 천재 소매치기 라이너스(맷 데이먼)까지 팀이 꾸려진다. 그리고 이들은 대니와 러스티의 치밀한 계획 아래 1억5천만 달러가 걸린 불가능한 미션에 착수한다.

<오션스 일레븐>이 눈길을 끄는 건 역시 호화 캐스팅이다.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줄리아 로버츠, 브래드 피트, 앤디 가르시아 등 당시 최고 스타들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지금 다시 보면 뜻밖의 발견을 경험할 수도 있는데 개봉 당시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 출연진이지만 지금은 톱스타 반열에 오른 두 배우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마블 유니버스에서 워 머신으로 활약 중인 '돈 치들'과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케이시 애플렉'이다. 호화캐스팅이 발산하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시선을 모으는 것이 맞지만, 그 시선을 유지하는 것은 탄탄한 내러티브에 있다.

영화는 금고털이에 대한 작전수립 과정부터 실행까지 세밀하게 따라가며 사실감을 높이고 있는데,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지닌 장기를 활용하여 완성되는 작전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여기에 사이사이 유머를 투입하여 유쾌한 리듬을 보여주는 한편, 후반부에 반전까지 배치하며 오락영화로서 손색없는 구성을 보여준다. 다만 일부 있으나 마나한 멤버구성과 메인 스토리에 녹아들지 못하는 줄리아 로버츠와 조지 클루니의 로맨스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에 개봉한 <오션스8>이 <오션스 일레븐>의 흐름과 오마주를 포함하고 있다고 하니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듯하다.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

 오션스 일레븐의 주연배우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

오션스 일레븐의 주연배우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이 영화의 주인공 대니 오션을 맡은 조지 클루니는 줄리아 로버츠를 캐스팅하기 위해 각본과 출연료 20달러 지폐 한 장을 보냈다고 한다. 이에 줄리아 로버츠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작품이라면 20달러라도 출연하겠다며 흔쾌히 응했다. 줄리아 로버츠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했던 <에린 브로코비치>에 출연하여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73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초기에 루크 윌슨과 오웬 윌슨 형제가 운송 담당 쌍둥이 형제 터크(스캇 캔)와 버질(케이시 애플렉)역으로 캐스팅되었었지만, 두 형제가 웨스 앤더슨 감독의 <로얄 테넌바움>에 출연하면서 무산되었다.

돈 치들이 오션스 일레븐의 멤버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엔딩 타이틀에선 아예 빠져있다. 이유는 개봉 당시 돈 치들이 자신도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와 나란히 포스터에 위치하길 바랐지만, 제작사에 거절당하자 아예 크레디트 이름에서 빼주길 원했기 때문이다. 후에 나온 <오션스 트웰브>와 <오션스 13>에는 돈 치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서 포스터에 넣어줬으며 엔딩 크레디트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또, 처음 대니 오션에 캐스팅된 건 조지 클루니가 아닌 브루스 윌리스였다. 하지만 일정 문제로 하차하였고, 브루스 윌리스는 후에 <오션스 투웰브>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이 영화를 흑백영화로 만들고 싶어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리메이크작과 원작은 상황과 배경도 조금 다르다. 원작에선 2차대전에 참전했던 낙하산 부대원들이 모이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한탕 해보려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 팀을 이룬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새해 전야에 사건을 벌이는데 리메이크작은 세계적인 권투선수 레녹스 루이스와 블라디미르 클리슈코의 시합날 작전을 수행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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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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