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 2약의 구도가 명확한 G조다. 사실상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1위 결정전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벨기에는 골든 제네레이션의 등장을 앞세워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잉글랜드도 잠재성 있는 신예들을 중심으로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살릴 적기로 여기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은 떨어지지만 사상 첫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파나마와 아프리카의 튀니지는 언더독의 반란을 준비 중이다.

벨기에: 역대급 황금세대의 꿈은 이루어질까

 벨기에는 황금세대를 앞세워 이번 월드컵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린다.

벨기에는 황금세대를 앞세워 이번 월드컵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린다. ⓒ FIFA 홈페이지 갈무리


역대 최고의 황금세대가 출현했다. 4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는 꾸역꾸역 승리를 챙기며 8강까지 올랐지만 아르헨티나에 0-1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에는 주축 선수들의 연령대가 매우 어렸다. 2년 뒤 유로 2016에서는 더욱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8강에서 웨일스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좌절감을 맛봤다.

벨기에는 4년 동안 충분한 경험을 축적했고, 값진 교훈을 얻었다. 이를 발판으로 삼아 이번 월드컵에서는 지난 1986 멕시코 월드컵 최고 성적인 4강 이상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스쿼드만 놓고 보면 독일, 프랑스, 브라질, 스페인 등과 비교해 크게 밀리지 않는다. 에덴 아자르를 비롯해 로멜루 루카쿠, 케빈 데 브라이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뱅상 콤파니, 무사 뎀벨레, 마루앙 펠라이니, 야닉 카라스코, 드리스 메르텐스 등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스타 플레이어가 넘쳐난다. 벨기에는 이번 월드컵 유럽지역예선에서 9승 1무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재료는 충분하다. 결국 맛있는 요리로 승화시키려면 뛰어난 셰프가 있어야 한다. 지난 두 차례 메이저대회에서의 실패는 마르크 빌모츠 감독의 실망스러운 지도력 때문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후임으로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벨기에를 이끌고 있지만 전체적인 평가는 후하지 않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3-4-3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사용 중이다.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공격에 쏠려있다. 본 포지션이 윙어인 카라스코가 왼쪽 윙백으로 나선다. 그리고 케빈 데 브라이너가 스리백 바로 윗 선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포진한다.

최전방 스리톱으로 아자르-루카쿠-메르텐스 조합을 가동하기 위해 데 브라이너와의 공존을 시도하기 위한 처방책이다. 아무래도 수비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이다. 물론 데 브라이너는 사우디 아라비아, 포르투갈,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후방에서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전진 패스와 매끄러운 빌드업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검증되지 않았다. 공격적인 전술과 데 브라이너의 중앙 미드필더 기용이 잘 맞아떨어질지가 이번 월드컵에서 벨기에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파나마 : 월드컵 최약체, 언더독의 반란 일어날까 

 파나마가 사상 첫 월드컵 진출에 성공하며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파나마가 사상 첫 월드컵 진출에 성공하며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 FIFA 홈페이지 갈무리


파나마에게 10월 11일은 각별한 날이다. 고대하던 월드컵 첫 번째 진출이 확정되자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 파나마는 오랫동안 북중미에서 미국,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에 밀려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북중미 최종예선에서는 3승 4무 3패를 기록하며, 당당하게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획득했다. 파나마에 의해 월드컵 단골손님 미국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에르난 다리오 고메스 감독은 1998년(콜롬비아), 2002년(에콰도르)에 이어 파나마에 월드컵 티켓을 안기며 국민적 영웅으로 발돋움했다.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가 없지만 끈끈한 조직력과 투지를 앞세워 파란을 일으켰다. 

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선수비 후역습을 구사하거나 세트 피스에 강하다. 좌우 윙어 알베르토 킨테로와 아르만도 쿠퍼를 이용한 측면은 파나마의 주요 공격 루트다. 두 윙어 모두 뛰어난 테크닉과 주력을 겸비했다. 수비는 1981년생의 백전노장 필리페 발로이가 중심이다. 제공권이 좋고, 터프한 수비를 펼친다.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조국의 월드컵 진출을 안긴 로만 토레스는 발로이와 함께 센터백으로 짝을 이룬다. 

파나마는 이번 월드컵 32개국 가운데 최약체로 꼽힌다. 벨기에, 잉글랜드라는 거대한 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늘 이변이 존재했다. '언더독'의 반란을 파나마가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튀니지 : 30년 만에 1승 노리는 카르타고의 독수리

 '카르타고의 독수리' 튀니지가 통산 다섯 번째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카르타고의 독수리' 튀니지가 통산 다섯 번째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 FIFA 홈페이지 갈무리


'카르타고의 독수리' 튀니지는 아프리카 축구의 선두주자다.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3-1로 물리치며 아프리카 역사상 첫 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승리가 튀니지의 유일한 월드컵 승리다. 이후 1998년과 2002년, 2006년 세계무대에 도전장을 던졌으나 모두 승리 없이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맛봤다.

튀니지는 12년 만에 월드컵에 등장했다. 나빌 말룰 감독은 아프리카 지역최종예선에서 4승 2무로 조국 튀니지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다. 뛰어난 스타는 없지만 대부분 자국리그 소속 위주의 선수들로 짜여진 조직력이 튀니지의 큰 장점이다. 말룰 감독은 숏패스와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고, 팀워크를 강조한다.

특히 튀니지는 최근 평가전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란과 코스타리카를 각각 1-0으로 제압했고, 포르투갈, 터키와는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우승후보 스페인과의 최종평가전 역시 0-1로 석패하는 등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물론 튀니지가 사상 첫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벨기에, 잉글랜드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대다. 하지만 파나마와 비교하면 전력이 앞선다. 1승은 충분히 가능하다. 말룰 감독은 기니아, 리비아, 콩고민주공화국와의 아프리카 예선에서 높은 점유율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벨기에, 잉글랜드전에서는 선수비 후역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야신 메리아, 시암 벤 유세프가 이끄는 포백 수비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가 분수령이다. 

잉글랜드 : 젊은 피 수혈, 자존심 회복 노리는 축구종가

 잉글랜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전통의 잉글랜드 대표팀 축구 색채를 바꾸고 있다.

잉글랜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전통의 잉글랜드 대표팀 축구 색채를 바꾸고 있다. ⓒ FIFA 홈페이지 갈무리


축구종가. 하지만 성적은 초라하다. 월드컵 우승은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유로에서는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언제나 기대치에 비해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남겼다. 2002년과 2006년 대회에서는 황금세대를 앞세우고도 8강이 한계였다.

이름값은 당시와 비교하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델리 알리, 마커스 래시포드, 제시 린가드, 해리 케인, 존 스톤스, 조던 픽포드 등 재능있는 신예들의 등장은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는 8승 2무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10경기 3실점은 포르투갈과 더불어 유럼팀 가운데 가장 실점이 적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대표팀으로 부임 후 젊은피를 수혈하고, 기존의 잉글랜드 축구 색깔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킥 앤 러쉬' 대신 숏패스와 세밀한 빌드업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스리백 전술을 실험 중이다. 유럽예선에서는 주로 포백을 가동하는 경기가 많았으나 지난해 11월 독일, 브라질과의 평가전부터 줄곧 스리백을 내세우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단 2실점에 그쳤다. 독일, 브라질과 0-0으로 비겼고, 지난 3월 네덜란드(1-0승), 이탈리아(1-1무)와의 평가전, 최근 열린 나이지리아(2-1승), 코스타리카전(2-0승)에서도 낮은 실점률을 기록했다.

스리백의 중심은 스톤스가 맡는다. 뛰어난 빌드업과 수비 라인 컨트롤, 지능적인 수비로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다. 스리백에서 오른쪽 스토퍼를 맡은 워커의 비중도 상당하다.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주력이 장점이다. 나머지 스토퍼 한 자리를 놓고 해리 매과이어, 필 존스, 게리 케이힐 등이 경쟁 중이다.

잉글랜드는 강팀과의 경기에서 볼 점유율을 내주더라도 수비 라인을 뒤로 형성한 채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선다. 케인, 래쉬포드, 알리, 제이미 바디 등 역습에 능한 공격 자원들이 즐비하다. 물론 제 아무리 수비가 뛰어나도 전방에서 방점을 찍어주지 않으면 무용지물. 잉글랜드는 케인이라는 특급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케인은 2015-16, 2016-17시즌 EPL 득점왕에 오르며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No.9으로 발돋움했다. 안정적인 스리백 전술과 전방에서 케인의 해결하는 잉글랜드식 승리방정식이 본선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벨기에 파나마 튀니지 잉글랜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