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 시상식 장면...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2018.4.8)

'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 시상식 장면...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2018.4.8) ⓒ 박진철


세계 최고 도깨비 팀. 태국 여자배구를 평가하기에 딱 맞는 표현이다. 약팀에게 어이없이 패하다가 뜬금없이 세계 최강 팀을 무너뜨려 배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한국 여자배구가 5일 오후 8시 5분(한국시간) 태국 라콘 랏차시마에서 홈팀인 태국과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아래 네이션스 리그) 4주차 첫 경기를 벌인다.

여자배구 강호 16개국이 네이션스 리그 3주차 대회까지 마친 결과, 한국은 4승 5패로 9위를 달리고 있다. 태국은 2승 7패로 14위를 기록 중이다. 태국의 세계랭킹은 16위이다. 그러나 세계 최강 팀도 무너뜨릴 수 있는 괴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과 일본을 모두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중국과 일본은 주팅(198cm), 후이뤄치(192cm), 기무라 사오리(185cm), 나가오카(179cm) 등 1군 주전 멤버가 모두 출전했었다. 한국은 이 대회 3-4위전에서 김연경의 눈부신 활약으로 중국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태국은 2015년 월드그랑프리에서도 유럽 강호 세르비아에 3-2로 승리했다. 지난해 월드그랑프리에서는 더욱 세계를 놀라게 했다. 나이가 어린 현 주전 선수들이 세계 정상급인 브라질(4위), 이탈리아(7위), 터키(12위)를 모두 3-0으로 완파했다. 상대 팀들이 1군 주전 멤버가 출전했음에도 완승을 거둔 것이다. 브라질은 일본에서 꺾었고, 이탈리아와 터키는 태국 홈구장에서 1만 명이 넘는 엄청난 관중 열기와 함께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이번 네이션스 리그에서도 유럽 최강 세르비아, 러시아에게 3-1로 패했지만, 강호들이 오히려 혼쭐 난 경기였다.

주 공격수 '신세대 3인방'... 공격과 수비력 겸비

 태국 네이션스 리그 대표팀 선수들

태국 네이션스 리그 대표팀 선수들 ⓒ 국제배구연맹


태국 대표팀의 선수 구성과 플레이 특징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신구 조화를 통한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주전 선수 대부분이 단신이지만, 토털 배구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스피드 배구'를 구사한다.

스피드 배구는 잘 정착이 되면 어느 팀도 무너뜨릴 수 있는 가공할 시스템이다. 그러나 일부 선수가 컨디션이 나쁘거나, 전체적으로 손발이 안 맞는 경우에는 허무하게 패하는 단점도 있다. 완성도를 갖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태국의 주 공격수는 아차라뽄(등번호 18번, 24세·178cm), 찻추온(19번, 20세·178cm), 삠삐차야(16번, 21세·178cm)로 구성된 신세대 3인방이다. 아차라뽄은 2016-2017 시즌과 2017-2018 시즌 태국 리그에서 소속팀인 촌부리를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고, 본인도 2년 연속 MVP를 수상했다. 태국 대표팀의 차세대 선두 주자인 셈이다. 찻추온은 1999년 11월생으로 만 나이로는 18세에 불과하다. 태국의 네이션스 리그 대표팀 중 최연소 선수다.

세 선수의 특징은 공격과 수비력을 겸비한 완성형 공격수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경기 포지션은 레프트에 아차라뽄과 찻추온, 라이트는 삠삐차야가 주로 선다.  그러나 삠삐차야는 포지션만 라이트지, 실제로는 서브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에 가장 많이 참여한다. 아차라뽄도 라이트로 이동해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 선수 모두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에 능하고 자주 구사한다는 점도 주 특징이다. 태국은 지상 목표인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이들의 기량이 내년에 활짝 피어오르기를 고대하고 있다.

세 선수가 흔들릴 경우 태국 여자배구의 황금세대를 이끈 고참 선수들이 교체 멤버로 들어가 활약한다. 레프트 오누마(6번, 33세·175cm)와 윌라반(10번, 35세·174cm), 라이트 말리까(15번, 32세·178cm)가 대표적이다.

'좋은 세터' 보유... 황금세대 대부분, 태국 리그 복귀

 태국 대표팀 핵심 선수들

태국 대표팀 핵심 선수들 ⓒ 국제배구연맹


센터는 황금세대 주역인 플름짓(5번, 36세·180cm)이 여전히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센터는 하따야(7번, 26세·180cm)가 주로 선발로 나선다. 최근에는 왓차리야(8번, 23세·177cm)와 치따뽄(14번, 23세·184cm)도 자주 기용되고 있다. 하따야와 왓차리야는 지난 시즌 태국 리그에서 베스트 센터상을 수상했다.

태국의 강점 중의 하나는 세터가 좋다는 점이다. 눗사라(13번, 34세·169cm)는 세계 정상급 세터로 평가받을 만큼 출중한 토스 실력을 자랑한다. 눗사라도 황금세대의 주역이다. 또한 2016~2017시즌 터키 리그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팀 동료로 활약한 절친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에도 페네르바체 주전 세터였다.

뽄뿐(3번, 26세·170cm)도 눗사라의 뒤를 이을 세터로 실력이 출중하다. 이번 네이션스 리그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하고 있다. 눗사라가 터키 리그 일정 때문에서 합류가 늦었기 때문이다. 눗사라는 2주차 대회부터 출전하기 시작했다.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뽄뿐도 잘하지만, 눗사라가 주전 세터로 자리를 잡으면 조직력이 향상되고 플레이도 한층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 한국전에 누가 선발로 출전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리베로는 삐야눗(2번, 30세·171cm)과 따빠파이뿐(12번, 30세·168cm)이 번갈아서 서브 리시브와 디그를 책임진다.

태국 대표팀의 황금세대 주역들은 대부분 해외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 한때 유럽에서 수준 높은 리그로 평가받았던 아제르바이잔 리그와 일본 리그에서 주로 활약했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 태국 리그로 복귀했다. 눗사라만 유일하게 터키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 출전권 '태국과 끝장 승부'?... 가장 위험한 상황

태국과 경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가 있다. 한국이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최대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내년에 있을 올림픽 세계예선전 등에서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지 못할 경우, 마지막 단계인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서 본선 티켓 1장을 놓고 태국과 '끝장 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이 그 단계까지 가서는 안된다. 그 전 단계인 올림픽 세계 예선전 등에서 본선 티켓을 따내야 한다. 개최국인 일본을 제외하고 6개 국가가 올림픽 세계 예선전 등에서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게 된다. 한국 여자배구가 총력을 기울인다면 본선 티켓을 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마지막 단계까지 밀려서 태국과 끝장 승부를 벌인다면,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태국은 올림픽 출전에 한이 맺힌 나라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두 번이나 본선 출전권을 거의 손에 넣었다가 억울하게 놓쳤다. 여자배구의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국가적으로 총력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특히 태국에게 지면 도쿄 올림픽 출전조차 못한다는 사실은 한국 선수들에게도 커다란 압박감이다. 몸을 굳게 만들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드는 위험 요소이다.

태국은 올해 가장 중요한 국제대회인 세계선수권(9.29~10.20, 일본)에서도 또 만난다. 한국과 태국은 같은 C조에 속해 있다. 한국의 첫 경기 상대가 바로 태국이다. 이래저래 이겨놓고 봐야 하는 팀이다. 한국-태국전은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KBSN SPORTS가 5일 오후 7시 55분부터 단독 생중계 한다. 프로야구와 경기 시간대가 겹치지만, 중요성 등을 감안해 여자배구 생중계를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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