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30·190.5cm)는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하다. NBA에 대해 별반 관심 없는 이들까지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정도다. 1990년대 시카고 불스 왕조와 마이클 조던이 그랬듯 팀도 유명하고 선수도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국내 유명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한 바 있다.

커리의 가장 큰 매력은 '이웃집 친구' 같은 친근함이다. 조던 같은 경우 '농구 황제'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뭔가 경건(?)한 혹은 다른 세계에서 날아온 영웅 같은 느낌이 있었다. 큰 경기를 대부분 승리로 이끄는 강력한 승부사답게 매우 높고 커보였다.

하지만 커리는 다르다. NBA 수준으로 봤을 때 사이즈, 웨이트, 운동능력은 특별한 것이 없다. 외려 초창기 이러한 부분을 약점으로 지적받아 '성장에 한계가 있는 선수'로 저평가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3점슛이라는 무기를 갈고닦아 NBA 전체의 흐름을 바꾸고 오랫동안 암흑기를 거친 소속팀 골든스테이트를 역사에 남을 왕조로 만들어냈다. 말도 안 되는 3점슛을 마구 적중시키며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만화속 주인공을 보는 듯 하다.

개인기록과 팀성적 등 경기를 거듭할수록 NBA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있는 커리의 남은 과제는 파이널 MVP다. 이타적인 성향의 커리는 케빈 듀란트(30·206cm)가 팀에 합류한 후 많은 것을 양보하며 "개인의 영광보다는 팀 우승이 중요하다"는 뜻을 계속 피력하고 있으나 팬들은 마지막 남은 방점까지도 찍어주길 바라고 있다.

파이널 2차전까지 치른 현 시점에서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골든스테이트는 4일 현재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맞아 2전 2승으로 주도권을 장악한 상태다. 골든스테이트에서는 커리의 활약상이 가장 빛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의 스테판커리는 '우승+ 파이널 MVP'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현재까지의 스테판커리는 '우승+ 파이널 MVP'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 NBA 공식 홈페이지 캡쳐


3점에서 돌파까지... 매운맛 커리, 중요한 순간마다 '빅샷'

파이널 1차전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승) 124-114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1패)

클리블랜드는 르브론 제임스(34·203cm)가 51득점(3점슛 3개) 8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펄펄날고 케빈 러브(21득점 14리바운드), 래니 낸스 주니어(9득점 11리바운드)가 뒤를 받치며 승리 일보직전까지 갔으나 결정적 순간의 실수로 인해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특히 4쿼터 종료 직전 베테랑 JR 스미스가 저지른 역주행 실수로 인해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순간을 놓쳐버린 것이 뼈아팠다.

1차전 당시 골든스테이트는 전체적 경기 리듬이 다소 떨어진 상태였다. 정규시즌 내내 팀 내 1옵션으로서 주포로 활약했던 케빈 듀란트가 컨디션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26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기록상으로 봤을 때는 전혀 문제가 없어보였으나 움직임이나 성공률 등에서 분명 평소와 달랐다.

부상으로 빠져있는 안드레 이궈달라(34·198cm)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칫 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에는 프랜차이즈 스타 스테판 커리가 있었다. 자신이 나서야 된다는 것을 직감한 커리는 전면에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커리는 겉으로 보이는 성적(29득점(3점슛 5개) 5리바운드 9어시스트) 이상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의 이른바 빅샷이 돋보였다. 2쿼터 종료직전 하프라인을 넘어오자마자 던진 장거리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들어낸 것을 비롯 4쿼터 막판에는 역전 더블 클러치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연장전에서는 뒤에도 눈이 달린 듯 돌파 후 백패스를 통해 팀동료 션 리빙스턴에게 결정적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3점 라인에서부터 리빙스턴의 위치를 확인한 후 골밑에서 수비수들을 자신 쪽으로 몰아놓고 감각적인 패스를 날린 것이다.

수비시에도 자신을 노리는 장신자들의 미스매치 공략을 곧잘 막아냈다. 자주 매치업되지 않았지만 르브론 제임스의 공격까지 여러차례 봉쇄했을 정도다. 커리가 왜 골든스테이트의 간판스타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는 평가다.

'커친놈' 모드 부활, 미친 듯한 슛감으로 슈팅게임 리드

파이널 2차전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2승) 122-103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2패)

마이클 조던이 혀를 내미는 모습으로 유명했다면 커리는 좋은 공격을 성공시킨 후 마우스피스를 밖으로 내밀어 반쯤 배어 무는 모습이 트레이드마크다. 웃는 얼굴로 그런 제스처를 취하면 팀이 이기고 있거나 제대로 흐름을 탄 경우다. 이를 입증하듯 2승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번 파이널에서도 커리 특유의 퍼포먼스는 자주 보여 지고 있다.

1차전에서 충격적 패배를 당했던 클리블랜드의 기세는 확실히 어느 정도 꺾인 게 사실이다. 르브론 제임스는 29득점 9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여전한 괴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1차전과 비교했을 때 힘이 떨어져 보인다. 케빈 러브(22득점(3점슛 3개) 10리바운드), 조지 힐(15득점)도 적절하게 지원사격을 했지만 불 붙은 골든스테이트의 기세를 잠재우기에는 여러모로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 커리는 '커친놈(커리+미친X)'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고 있다. 케빈 듀란트(26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 클레이 탐슨(20득점)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는 가운데 2차전에서도 이른바 '커친놈'모드가 발동됐다. 1차전에서 제대로 예열을 마친 커리는 33득점(3점슛 9개) 7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전천후로 클리블랜드 수비를 농락했다.

커리가 '제대로 미친' 날은 어느 팀도 골든스테이트를 당해내기 힘들다. 커리는 클리블랜드가 추격을 하려는 순간마다 고감도 3점슛을 적중시키며 흐름을 끊어버렸다. 대놓고 수비수가 달라붙어도 이에 아랑곳없이 중심이 무너진 채 외곽을 성공시키며 타이론 루 감독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거기에 듀란트, 탐슨까지 외곽폭격에 가담하자 일찌감치 승부의 추는 골든스테이트로 기울어버렸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외곽슛+허를 찌르는 돌파

커리의 3점슛이 무서운 것은 언제 어떤 타이밍에 터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흔히 아무리 빼어난 슈터라도 수비수가 달라붙은 상황에서 터프샷을 쏘거나 3점슛 라인 한창 바깥에서 슛을 던지게 되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성공확률도 지극히 낮거니와 자칫 팀플레이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 슈터들은 그 같은 상황에서는 슛을 잘 시도하지 않는다.

하지만 커리는 다르다. 커리의 외곽슛이 좋은 것을 모르는 선수는 없는지라 그를 수비하게될 경우 찬스를 주지 않기 위해 찰거머리 디펜스를 펼치기 일쑤다. 하지만 커리는 '저 상황에서 슛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예상치 못한 슛시도를 많이 하는데 놀랍게도 성공률 또한 나쁘지 않다. 실컷 열심히 수비했는데 황당하게까지 느껴지는 슛이 들어가면 수비수 입장에서는 힘이 쭉 빠질 수밖에 없다.

커리를 막기가 힘든 이유는 돌파능력을 겸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속공시 가속도를 붙여 그대로 골밑 핑거롤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특유의 리듬감 있는 엇박자 드리블로 수비 숲을 헤집고 들어가 득점을 성공시키기도 한다. 아무래도 커리 하면 외곽슈팅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라 외곽에서 3점을 쏠 듯 속이고 골밑으로 들어가 살짝 올려놓는 플레이에 수비수들은 많은 고전을 하기 일쑤다.

수비수의 움직임에 맞춰 공중에서 손을 바꿔서 슛을 던지는 움직임을 통해 많은 추가 자유투를 얻어내기도 한다. 호리호리한 체구와 달리 몸싸움도 나쁘지 않은 편인지라 어지간한 충돌에도 쉽게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 수비수를 달고 뜬 상태에서 외곽은 물론 미들 점프슛, 레이업슛 등이 모두 가능한 이유다.

좋은 시야를 가진 1번답게 감각적인 패스를 통해 빈공간에 있는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도 잊지 않는다. 아주 작은 틈도 놓치지 않고 찔러 넣어주는 패스는 물론 달리는 움직임에 맞춰 공중으로 정확히 올려주는 앨리웁패스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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