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 유희열의 스케치북 > 400회 특집의 한 장면

KBS 2TV < 유희열의 스케치북 > 400회 특집의 한 장면ⓒ KBS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이 2일 400회 방송을 맞이했다. 

최근 몇년 사이 각종 음악 예능 혹은 오디션 프로그램 범람 속에 정작 정통 음악 프로그램의 설자리는 위축되고 있다.

SBS, MBC가 시청률 부진 등을 이유로 장수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데 반해 KBS는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프로들을 다수 방영해왔다.

그 명맥을 이어온 <스케치북>은 MC를 맡은 작곡가 토이 유희열의 재기발랄한 입담을 바탕으로 지난 2009년 4월부터 금요일 심야 시간대를 꾸준히 지켜온 음악 프로그램의 '자존심'이었다.

1~2%대의 낮은 시청률...그 이상의 감동 선사
 < 유희열의 스케치북 > 400회 특집에 출연한 윤종신.  그의 지난해 인기곡 '좋니'의 역주행은 바로 이 프로그램 출연이 큰 몫을 해냈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 400회 특집에 출연한 윤종신. 그의 지난해 인기곡 '좋니'의 역주행은 바로 이 프로그램 출연이 큰 몫을 해냈다.ⓒ KBS


현재 <스케치북>의 시청률은 1~2%대에 머무는, 공중파 방송이란 점을 감안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표면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3사의 금~일요일 각종 음악 순위 프로그램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매주 다양한 가수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감동은 단순히 시청률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왔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아이돌그룹 부터 방송에선 잘 보기 어려운 인디 밴드, 중견 + 고참 음악인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출연진들이 만들어내는 멋진 라이브는 <스케치북>을 믿고 듣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냈다.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시절부터 20여 년 이상 음악 감독을 맡아온 강승원을 중심으로 이준(기타), 이명원(베이스) 등 관록의 연주자들이 뒷받침해온 무대의 완성도는 다른 음악 프로와는 차별되는 <스케치북>만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엔 윤종신의 '좋니', 멜로망스의 '선물' 같은 곡들의 인기 기폭제 역할까지 하면서 음악 프로그램 존재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내기도 했다.

시청자 웃음 자아내는 특집 기획

 지난 2015년 성탄절을 맞아 방영된 < 유희열의 스케치북 > 2015 발라드 대통령 특집 출연진 홍보 포스터

지난 2015년 성탄절을 맞아 방영된 < 유희열의 스케치북 > 2015 발라드 대통령 특집 출연진 홍보 포스터ⓒ KBS


<스케치북> 하면 꼭 언급해야 하는 것이 다양한 특집이다. 오랜 기간 장수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음악 라이브' 뿐 아니라 기존 예능 프로그램 속 재미를 뛰어 넘는 재기발랄한 특집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000회 외에도 연말, 특정일에 맞춘 기상천외한 기획을 마련, 음악의 감동 외에 웃음까지 전달하는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선사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발라드 장인들만 모아 대선에 비유한 '선택 2015 발라드 대통령'(300회 특집),  성시경의 아바타 분장으로 기억되는 2011년 크리스마스 특집 등 재기발랄하고 때로는 충격적이었던 크리스마스 특집들, 그 밖에 청춘 나이트+힙합 나이트 등 기타 음악 프로그램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파격적인 무대를 선사하며 독창적인 자랑거리를 만들어냈다.

9년 + 400회를 넘어...그 이상의 시간 함께 하길 


 < 유희열의 스케치북 > 400회 특집에 출연한 아이유

< 유희열의 스케치북 > 400회 특집에 출연한 아이유ⓒ KBS


옷음과 감동을 적절히 버무려 온 <스케치북>이 항상 순탄한 길만 걸어온 건 아니었다.

잦은 방영일 + 방송 시간대 변경, 각종 스포츠 중계+특집 프로그램에 치여 종종 이뤄졌던 결방은 시청률 낮은 프로의 설움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냈던 일이다. 최근 들어선 지난해 노조 파업으로 인해 4개월가량 결방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최근 몇 년 사이 빈번해진 아이돌 그룹 + 에능인 출연으로 인해 일부 시청자들은 < 스케치북 >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MC 유희열은 "세상이 바뀌었다"면서 "현재 대한민국 음악계의 주류를 아이돌이 차지하고 있다"고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해명하기도 했다.

비록 자잘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음악 프로그램 본연의 임무인 "좋은 음악 들려주기" 만큼은 1회 때나 400회를 맞이한 지금도 변함이 없다. 세월따라 인기곡+가수는 변할지언정 프로그램의 존재 가치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았음을 스스로가 증명해낸 셈이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지난 9년 동안 주말 밤마다 우리들의 곁을 지켜준 <스케치북> 400회를 축하하며 앞으로도 몇천 회 그 이상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해주길 기원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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