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생존을 도모하는 대형 이벤트 시즌, 그 중에도 가장 파급력이 큰 월드컵 기간이다. 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러시아에서 치러질 이번 월드컵에 맞서 극장들은 다양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로 관객의 발길을 잡아끌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상업성이 검증된 재개봉 영화도 그 가운데 하나, 이달 관객 앞에 선보일 재개봉 영화 명단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배우의 액션부터 10년 세월도 무색하게 만드는 최첨단 기술력의 향연, 아시아를 대표하는 천재감독의 수작과 많은 팬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매력적인 영화가 이달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래 6월 재개봉 영화 네 편을 뽑아 소개한다.

[하나] <더 독>

 영화 <더 독>의 한 장면

영화 <더 독>의 한 장면ⓒ 아펙스엔터테인먼트


최근 티벳 한 사원에서 찍힌 사진이 공개되며 팬들에 충격을 던진 이연걸의 주연작 <더 독>이 14일 재개봉한다. 2005년 개봉작인 이 영화는 <레옹> <제5원소>로 유명한 뤽 베송이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황비홍> <매트릭스>의 원화평이 무술감독을 맡은 정통 액션물이다. 감독은 프랑스 출신의 루이스 리터리어가 맡았다. 리터리어는 이 영화를 연출한 뒤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감독을 맡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당대 최고의 액션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한 걸출한 액션영화로 재개봉의 영광을 안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제작자이자 각본을 맡은 뤽 베송과 주연배우 모건 프리먼이 여성 영화인들로부터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며 파문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둘 모두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상태지만 미투 캠페인을 통해 영화계의 민낯을 목격한 대중의 반응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서는 가장 순도 높은 이연걸 액션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란 점에서 <더 독>의 재개봉엔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연걸의 이른 은퇴를 아쉬워하는 영화팬이라면 <더 독>을 찾아 극장으로 향하는 게 어떨까.

[둘] <아바타>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 해리슨앤컴퍼니


해저탐험을 끝내고 영화의 세계로 돌아온 제임스 캐머런의 걸작 <아바타>를 극장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CGV가 21일부터 3D, 4DX 상영관에서 <아바타>를 재개봉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재개봉.

지난 2009년 개봉한 이래 9년째 전 세계 최고 흥행작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아바타>는 당대 최첨단 3D영상 기술을 한껏 살려 영화예술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역작이다. 총 제작비 4억 달러로 27억 달러를 벌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13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아 역대 외화 흥행순위 1위다.

외계 행성 판도라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기업과 자연을 지키려는 이들 사이의 대립을 그린 1편은 기술 뿐 아니라 이야기 측면에서도 걸출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속편 제작에 대한 대중의 열망이 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5편까지 연출을 맡기로 계약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촬영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영화예술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영화를 꼽을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스크린에서 볼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21일 극장으로 향하길.

[셋] <하나 그리고 둘>

 영화 <하나 그리고 둘>의 한 장면

영화 <하나 그리고 둘>의 한 장면ⓒ (주)리틀빅픽처스


2007년 타계한 대만 감독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이 한국에 재개봉한다.

에드워드 양은 동경영화제와 아세아 태평양 영화제 등 당대 최고의 아시아권 영화제를 휩쓴 <고령가 살인 사건>으로 빛나는 명성을 얻은 작가다. 이후 허우 샤오시엔과 함께 대만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꾸준히 활동했다. <하나 그리고 둘>은 그가 지병으로 영화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이다. 이 영화로 그는 제53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의 영광을 안았다.

8살 소년 양양과 그의 가족들에게 일어난 일을 통해 삶과 그 삶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묻는 작품으로 에드워드 양의 철학이 순수하게 녹아든 수준 높은 영화라는 평이다. 6월 극장에서 무슨 영화를 봐야할지 고민하는 관객이라면 <하나 그리고 둘> 만큼 훌륭한 선택지도 많지 않을 것이다. BBC와 <뉴욕타임스> 등 유력 언론에서 이미 극찬을 해놓았으니 더 이상의 추천사는 무의미할 듯하다. 28일 재개봉.

[넷] <레옹>

매일 아침 우유 두 팩을 사고 어디를 가든 화분을 들고 다니는 남자, 열 아홉에 처음 사람을 죽였고 이후 한 번도 잠을 편히 자본 적이 없다는 사내. 열아홉에 성장이 멈춘 소년 같은 킬러가 다 큰 어른 같은 열두 살 어린 여자를 만난다.

집 앞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학교는 안 나간 지 이 주째. 사는 게 힘들다고 불평하는 그녀의 이름은 마틸다, 킬러는 레옹이다.

 영화 <레옹>의 한 장면

영화 <레옹>의 한 장면ⓒ (주)제인앤씨미디어그룹


한국인이 사랑하는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레옹>이 6월 중 재개봉을 예고했다. 영화사상 가장 인간적인 킬러와 아름다운 아역, 그리고 <다크나이트>의 히스 레저가 등장하기까지는 가장 강렬한 존재감이었을 게 분명한 악역이 나오는 영화. 스팅(Sting)의 'Shape of my heart'를 배경으로 마틸다가 선인장을 심는 마지막 장면은 수많은 영화팬의 심금을 울렸다.

할리우드 영화 <맨 온 파이어>, 한국영화 <아저씨> 등 <레옹>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영화는 많았지만 무엇도 이 영화가 이룩한 성취에는 다가서지 못했다. 이번이 1998년, 2013년에 이은 세 번째 재개봉으로 많은 옛 팬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듯하다.

최근 여배우 강간 혐의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뤽 베송의 대표작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성호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goldstarsky.blog.me)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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