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탐정: 리턴즈>의 한 장면.

영화 <탐정: 리턴즈>의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반가운 시리즈가 3년 만에 돌아왔다. 2015년 '더 비기닝'이라는 부제를 붙여 개봉한 <탐정>은 그간 불모지 같았던 한국형 형사 코미디 물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풀어준 작품.

개봉 당시 262만 관객을 동원하며 나름 흥행했던 터였고, 부제를 통해 속편을 암시했던 만큼 관객들의 기대감도 어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지난 30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에 선 공개 된 속편 <탐정: 리턴즈>의 면모는 어땠을까.

흔들리지 않는 콤비

관록의 강력계 형사 태수(성동일)와 추리 만화 마니아이자 미제사건카페 운영자 대만(권상우)의 호흡은 한층 깊어졌다. 뜻하지 않게 연쇄살인사건에 빠져들게 된 1편과 달리 2편에선 본인들의 정체성을 인지하고 직접 탐정 사무소를 운영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공권력이 해결하지 않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 즉 틈새시장을 노린 이 전략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아무도 이들에게 사건을 의뢰하지 않는 것. 그러다 경찰서를 우연히 찾았다가 접하게 된 연쇄살인 사건을 물어오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서로 티격태격 하면서도 우정을 더해가는 태수와 대만 캐릭터는 2편에서도 비슷한 톤으로 이어진다. 사건에 대해서만큼은 순진해 보일정도로 열성적인 대만과 관록을 내세웠지만 동시에 능구렁이 같은 면도 있는 태수는 종종 행동과 말을 통해 웃긴 상황들을 보여준다. 각자 이 사회의 젊은 가장과 중년 가장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만큼 관객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여지가 크다.

재미 면을 위해 이번 시리즈엔 사이버수사대 출신 여치 캐릭터가 추가됐다. 예능 프로 <런닝맨>으로 친숙한 배우 이광수가 여치 역을 맡아서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사건해결에 도움을 주면서도 괴짜 같은 모습을 보이며 1편에서 보이지 않았던 캐릭터의 다양성을 담보한다.

영화는 착한 사람들의 열정이 빛을 발하는 말 그대로 착한 코미디 버디물이라 할 수 있다. 사설탐정이라는 자신의 직무를 애정하고, 최선을 다하려 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교훈이 될 만하다. 돈을 바라보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어려운 사정에 처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는 모습 또한 훈훈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몇 가지 남는 아쉬움

 영화 <탐정: 리턴즈>의 한 장면.

영화 <탐정: 리턴즈>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1편에서 이어지는 이런 미덕에도 불구하고 <탐정: 리턴즈>는 앞서 언급한 기대감을 모두 충족하기엔 아쉬움이 있다. 우선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다. 1편과 마찬가지로 큰 틀에선 연쇄살인사건을 내세웠고 그 소재 역시 자선사업가, 보육원, 장기밀매 등 복합적인 요소를 넣어 충분히 흥미를 끌었지만 흐름 자체가 평면적이다. 매력 있는 캐릭터를 내세웠음에도 대사와 상황을 지나치게 설명적으로 전달한다는 건 분명 아쉬운 구성이다.

전편의 연출자와 이번 작품의 연출자가 김정훈 감독에서 이언희 감독으로 달라졌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품은 관객들도 있을 것이다. 2003년 < ...ing > 같은 멜로 영화를 비롯해 최근 <미씽: 사라진 여자> 같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특유의 깊은 감수성을 녹인 이언희 감독이다. 그가 코미디 형사물, 그것도 남성 캐릭터들이 즐비한 오락물을 맡아 어떤 차별점을 보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영화 안에서 이언희 감독 고유의 개성을 분명하게 찾긴 어려웠다. 캐릭터 면에서 대만의 부인(서영희)이나 태수의 부인(이일화)의 역할이 다소 커졌고, 몇몇 대사에서 특기할 만한 지점이 있었지만 감독의 인장이 확실하게 찍혔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상업성과 개성 사이에서 무난한 선택을 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캐릭터들의 매력은 잘 살았지만 시리즈 자체가 그 안에 갇히지 않으려면 개성 있는 감독의 역할도 필수다. 이후 3편에선 보다 독창적이고 창작자의 개성 또한 잘 드러났으면 하는 바람을 덧붙인다.

한 줄 평 : 웃음이 끊이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성공
평점 : ★★★(3/5)

영화 <탐정: 리턴즈> 관련 정보
연출 : 이언희
각본 : 정한진
제공 및 배급 : CJ엔터테인먼트
제작 : 크리픽쳐스
크랭크인 : 2017년 6월 8일
크랭크업 : 2017년 9월 10일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16분
개봉 : 2018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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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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