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호소하는 이청용 28일 오후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 파울당한 이청용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고통 호소하는 이청용 28일 오후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 파울당한 이청용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청용이 난관을 뚫고 러시아로 갈 수 있을까.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은 '가상 멕시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문선민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환상적인 중거리포와 문전 앞에서 보여준 문선민의 침착한 슛은 온두라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13년 만에 대구에서 열린 A매치 승리에 3만여 명의 홈 팬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경기가 끝난 후 신태용 감독도 어느 정도 만족한 듯 웃어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웃지 못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은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의 플랜A인 4-4-2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날개로 선발출전했다. 이청용이 대표팀에 선발되고 나서부터 언론과 팬들에게 꾸준히 제기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날 이청용의 활약은 팀에게도, 선수 본인에게도 중요했다. 하지만 이청용은 후반 55분 문선민과 교체되어 나오기 전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볼 터치나 상대방을 제치는 장면에서는 간간히 번뜩이는 장면들을 보여주었지만, 전반적으로 합격점을 주기는 어려웠다. 이청용의 활동량으로는 대표팀의 빠른 압박에 이은 공격전개, 속공 플레이 등 경기 템포를 따라가기에는 벅차 보였다. 그리고 간간히 나온 패스미스는 대표팀의 공격작업을 끊었다. 그간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벤치에만 머물러 있었던 한계를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이청용이었다.

월드컵 대표팀 명단 발표 하루 전, 권창훈이 리그 최종전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대표팀의 오른쪽 날개자리에 구멍이 생겼다. 그래서 신태용은 권창훈을 대체하기 위해 이청용과 이승우, 문선민을 동시에 뽑았다. 이청용의 두 번의 월드컵 경험을 신태용 감독은 높이 샀고 논란은 있었지만 대표팀에 발탁했다. 그리고 남은 건 오로지 이청용의 몫이다. 경기장 안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고 논란을 잠재우면 될 일이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은 훈련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이승우와 문선민을 두고 "훈련과 실제 경기는 다르다"라며 실제 경기에서의 활약을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승우는 어시스트와 화려한 돌파를 선보이며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또 간혹 실수로 공격흐름을 끊기는 했지만 골이라는 임팩트를 고려하면 문선민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국가대표 데뷔전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훈련장에서 보여준 긍정적인 모습을 경기장에서도 여지없이 풀어냈다. 이청용의 러시아행은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청용에게 남은 기회는 많지 않다. 물론 대표팀 및 월드컵 경험, 노련미 등을 갖춘 이청용이지만, 현재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대표팀 승선은 어려워 보인다. 오는 6월 1일 보스니아와의 평가전에서의 활약이 중요해 보인다. 이청용은 지금 월드컵을 앞두고 갈림길에 서 있고, 결과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다. 

연습하는 이청용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이청용이 27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몸을 풀고 있다. 2018.5.27

▲ 연습하는 이청용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이청용이 27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몸을 풀고 있다. 2018.5.2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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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러시아 월드컵 이승우 문선민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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