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신개념 시청자 참여 예능의 판도를 바꾼 박진경·이재석 PD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게임과 방송의 경계를 허문 '언리얼 버라이어티'로 신개념 예능을 선보이겠다는 두 PD의 신작은 오는 6월 3일 첫 방송을 앞둔 MBC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아래 두니아)다.

<두니아>는 가상의 세계 '두니아'에 떨어진 10인의 출연자들이 만들어가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담는다. 유노윤호, 정혜성, 루다, 권현빈, 샘 오취리, 돈스파이크, 구자성, 한슬, 오스틴 강, 딘딘 등은 각자가 가진 현실 캐릭터로 두니아에 떨어진다.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영상 속 두니아는 '처음 만난 세계'라는 부제에 어울리는, 이제껏 TV 화면에서 만날 수 없던 세계였다. 거대한 숲과 폭포는 물론 공룡이라는 비현실적인 적의 존재까지. 게임사와의 합작을 통해 만들어진 상상을 뛰어넘는 스케일과 웅장함은 그 자체로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했다.

'리얼' 말고 '언리얼' 내세운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리얼 버라이어티'가 10년이 넘게 '대세 장르'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박진경 PD는 "리얼버라이어티를 뒤집는 '언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 속 <두니아>는 '언리얼' 버라이어티라기보다는 드라마에 가까워 보였다. 리얼이든 아니든, 버라이어티라면 출연자들이 어느 정도 자유의지를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데, 출연자들은 주어진 대본을 연기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지적에 박 PD는 "트레일러 속 모습은 대부분이 연기"라고 했다. 게임에는 플레이어가 게임하는 부분과,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보여주는 시네마틱 영상이 있는데, 트레일러는 이 시네마틱 영상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박 PD는 "실제 방송을 보면 어디가 연기이고, 어디가 게임인지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설정도 제작진이 100% 디렉션을 준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일반적인 예능 프로그램 안에서 출연자들이 자유롭게 관계를 맺고 상황을 전개해나가듯, <두니아>의 관계 설정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개성과 상황들을 지켜보며 어떻게 전개할지 결정하고, 중요한 선택은 시청자들의 투표에 의해 이뤄진다.

이러한 전개 방식에는 출연자들의 연기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출연자들 중에는 배우 출신도 여럿 있었지만, 연기가 익숙치 않은 이들도 많다. 이에 대해 박진경 PD는 "출연자들의 연기가 걱정되지 않은 건 아니었다"면서도 "다들 너무 잘해줬다. 연기 경험 있는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경험 없는 분들도 깜짝 놀랄 만큼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또, <두니아>가 시청자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시청자 참여형' 예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첫 방송에 앞서 티저 홈페이지(www.mbcdunia.com)를 오픈하고, 출연자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담아낸 일러스트 이미지를 만들었다. 여기에 스타일 커스터마이징 투표 이벤트 등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을 자신의 캐릭터로 선택해 <두니아>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재석 PD는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자세한 설명을 아끼면서도 "시청자분들이 원하는 엔딩을 만들 수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리겠다. 본방송 이후에 홈페이지 투표 의견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진경 PD는 "인기 게임에서 많은 요소를 가져왔다"면서 "방송을 보다 보면 이건 어떤 게임, 저건 어디 게임 등이 느껴지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기 게임 속 재미 요소인 절도, 사기, 뒤통수 때리기 등 갈등과 긴장을 극대화 시키는 요소는 아직 발현되지 못했다고. 박 PD는 "출연자들의 인성이 너무 훌륭해서 처음부터 서로 아낌없이 내어주고, 콩 한 쪽도 나눠먹더라. 다음부터는 물을 흐릴 수 있는 메기를 투입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니아>에서 리더 역할을 맡은 유노윤호는 특유의 무한 긍정, 열정 에너지로 팀을 이끌 예정이다. 낯선 정글에 떨어져, 팀원들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점에서 <정글의 법칙> 김병만의 역할과 비견되기도 했다.

유노윤호는 "김병만 형님만큼 정글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함께 부딪치는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드릴 것 같다"면서 "리더라기보다는 팀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혼자보단 둘, 둘보단 셋일 때 더 시너지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너무 재밌을 것 같은데 말을 할 수가 없네' 


사실 제작진의 설명을 듣고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서도 <두니아>가 어떤 콘텐츠인지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 유노윤호의 설명처럼 "(트레일러에) 중요한 모든 것을 꽁꽁 숨겨 놓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너무 새로워 직접 보지 않고서는 미리 예단하기 어려운 콘텐츠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어디까지 이야기해도 되는지 조심스럽다"며 자세한 설명을 꺼리면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마디로, '너무 재밌을 것 같은데 뭐라 말을 할 수가 없네' 였다.

"<두니아>는 시청자들보다 출연진이 더 기다리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딘딘), "입이 너무 간질간질하다. 말씀드리고 싶은 게 많은데, 기대하고 보셔도 좋다"(돈스파이크), "출연자들도 '이게 뭐지?' 하다가 '이거구나!' 느꼈다. 시청자분들도 볼수록 '이거구나!' 하실 것 같다"(샘 오취리)

출연자들은 "이틀 정도 촬영할 때까지는 우리도 이게 무슨 프로그램인지, 뭘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면서도 "셋째 날 실마리가 풀리면서 전 출연자들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두 PD는 천재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출연자들이 느낀 놀라운 반전이 시청자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 어느 판타지 영화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환상적인 화면 구성과, 새로움에 도전하는 제작진과 출연자들. <두니아>에 떨어진 10명의 생존일기는 오는 6월 3일 일요일 오후 6시 45분 첫 방송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