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공식 홈페이지의 메인을 장식한 권경원

FIFA 공식 홈페이지의 메인을 장식한 권경원 ⓒ FIFA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에 축구국가대표팀 수비수 권경원(26)과 이탈리아 축구전설' 파비오 칸나바로의 이름이 함께 올라왔다. 무슨 내용일까.

국제축구연맹은 지난 22일(한국 시간) "칸나바로의 지지를 받는 좋은 컨디션의 권경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권경원의 인터뷰였다.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대까지 세계축구계를 풍미한 칸나바로는 현역 시절 놀라운 수비력으로 세계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였다. 이탈리아 대표팀과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명문 팀에서 철통같은 수비 솜씨로 맹활약했던 그는 프란츠 베켄바우어, 마티아스 잠머에 이어 수비수로는 사상 세 번째로 발롱도르(2006)를 수상한 전설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인정한 한국 선수가 있다. 바로 지난 14일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고 러시아 월드컵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권경원이다.

세계적 수비수 칸나바로가 인정한 권경원, 월드컵에서 활약할까

현역 은퇴 후 광저우 헝다(중국), 알 나사르(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쳐 지난 2016년 중국 텐진 콴잔 감독으로 부임했던 칸나바로는 중동 클럽 감독 시절부터 눈여겨보던 권경원을 자신의 팀으로 데려왔는데, 당시 텐진이 권경원에게 쏟아 부은 이적료는 1100만 달러(한화 약 118억 원)였다. 이는 한국인 선수로는 손흥민(약 400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이적료로, 칸나바로가 권경원의 영입을 얼마나 원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칸나바로에게 "권경원을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는 건 손해"라는 조언(?)까지 듣기도 했던 한국축구는 지난해 권경원을 A대표팀에 발탁했다. 물론 권경원은 그해 10월 열린 러시아와의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 골을 터트리며 국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건장한 신체 조건(188cm, 84kg)을 앞세워 뛰어난 대인방어, 제공권 스킬을 보유한 권경원은 이번 월드컵에서 '제 2의 김남일'을 꿈꾸고 있었다. 그는 FIFA와의 인터뷰에서 "김남일은 나의 우상이고, 그를 존경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가대표팀 코치직을 맡고 있는 김남일은 한국 축구가 배출해낸 최고의 수비 자원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프란체스코 토티(이탈리아), 모리엔테스(스페인) 등 당대 최고의 공격수들을 막아내며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고, 이후에도 두 차례 월드컵에 참가해 '사상 첫 원정 대회 첫 승', '원정 첫 16강 진출'에 일조했다. 

'영웅' 김남일이 그랬듯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놀라운 기적'을 꿈꾸고 있는 권경원은 아직 대표팀 경험(A매치 4경기)이 부족한 탓에 팬들 사이에서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김영권-정승현-오반석-윤영선 등 대표팀 내 포지션 경쟁자 중 가장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부상 낙마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수비핵' 김민재의 공백으로 그의 주전 기용 가능성은 매우 커진 상황이다.

한때 K리그 전북현대에서 벤치 워머 신세였던 권경원은 이제 어엿한 월드컵 멤버로 성장했다. 칸나바로가 인정하고, FIFA가 주목한 '라이징 스타' 권경원이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며 제 2의 김남일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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