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일주일간 친구' 포스터.

영화 '일주일간 친구' 포스터.ⓒ 노바엔터테인먼트


*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월요일이 되면 변함없이 물어볼게. 나와 친구하자고..."

영화 <일주일간 친구>는 사실 보기 전까지 개인적으로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많았던 작품이다. 카오리 역을 맡은 배우 '카와구치 하루나'를 <사랑한다고 말해 : 키스하고 싶어질 땐>의 메이 역으로 먼저 본 필자에게는 앞선 영화의 캐릭터와 영화 <일주일간 친구>의 카오리라는 캐릭터는 '친구가 없는 주인공이 그걸 이겨낸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러한 걱정은 불필요했던 것이었다. 생각보다 괜찮았던 영화 <일주일간 친구>는 나름대로의 탄탄한 스토리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주 여자 주인공의 기억이 사라진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웠다. 대략 어떻게 될지 예상이 가는 스토리일 수도 있으나, 뻔한 전개를 벗어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깔끔하고 여운이 남는 결말이었다.    

로맨스 아닌 친구의 관계에 집중

 영화 '일주일간 친구' 스틸 이미지.

영화 '일주일간 친구' 스틸 이미지.ⓒ 노바엔터테인먼트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가 여백에 만화 그리는 게 취미인 하세 유우키(야마자키 켄토), 그리고 과거 겪었던 상처로 인해 일주일마다 기억이 사라지는 병을 앓고 있는 후지미야 카오리(카와구치 하루나). 카오리가 도서관 대출증을 도서관에 놓고 간 것을 계기로 마주친 하세는 후지미야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 하는 후지미야이지만, 월요일마다 기억이 사라지는 병 때문에 스스로가 친구 만드는 것을 거부해왔다. 친구에게 폐를 끼치기 싫은 것도 있고, 지금까지의 친구들이 그렇게 떠나갔기에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세가 후지미야에게 친구 하자고 할 때마다 카오리는 "안돼"라면서 거절한다. 그러나 하세는 낙천적 성격과 끈질김으로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후지미야의 병을 알게 된 하세는 자신과의 추억을 담은 교환일기를 쓰자고 제안한다. 이러한 하세의 노력으로 두 사람은 기록하고 반복해서 읽으면서 우정을 이어나간다.   

사실 첫눈에 반한다는 설정부터 어떤 내용으로 흘러갈지 예상이 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뻔한 전개나 결말은 아니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결말이 맞는지, 후지미야는 기억을 되찾을지, 찾는다면 기억을 어떻게 기억해낼지, 왜 기억을 잃었는지 등 보는 내내 궁금증이 생긴다. 후지미야가 주기적으로 기억을 잃어버리는 건 과거 자신의 트라우마, 아픈 과거에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기 때문. 그러한 후지미야가 기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건 누구도 아닌 '친구'라는 존재이다.

친구가 매주 기억을 잃어버린다면 얼마나 힘들까. 나와의 추억이 모두 사라지고, 친구는 그 추억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 텐데. 그렇기에 매주 새로운 추억을 기록하고, 새로운 사랑을 한다는 점에서 눈물샘을 자극한다.  

감성 멜로에서의 '잃어버린 기억'이라는 신선한 소재 차용

 영화 '일주일간 친구' 스틸 이미지.

영화 '일주일간 친구' 스틸 이미지.ⓒ 노바엔터테인먼트


지금까지 봤던 많은 감성 멜로 영화를 보면 시간을 거스르는 타임 리프 설정이나 불치의 병 등의 소재를 사용한다. 그런데 영화 <일주일간 친구>는 '잃어버린 기억'이라는 소재를 통해 친구의 소중함과 우정을 깨닫게 한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순수함'이라고 본다. 다른 영화와는 조금 다른 순수함의 느낌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말이라 할지라도 풋풋한 사랑의 감정, 그리고 힘들 때 서로 도와주고, 언제든 옆에 있어주는 친구의 소중함. 이러한 점이 감동의 크기를 배로 늘리지 않았을까.

심금을 울린 장면은 또 있다. 새로 전학 온 하지메를 만나면서 기억을 일부 찾게 된 후지미야가 동창 하지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세는 교환일기를 쓰는 것을 포기하고 그녀를 지켜보기만 한다. 카오리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하는 하세의 모습에서 안타까움과 뭉클한 심정이 그대로 마음에 전해진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언제나 친구일 것이라 말한다. 

후지미야가 기억을 찾지 못할 것 같았던 때, 마지막 장면에서 후지미야가 도서관에서 하세가 책에 그려놓은 하세와 자신간의 스토리를 그린 만화를 보고 기억을 떠올린다. 소중한 기억을 준 것은 후지미야라면서, 마지막에 선택한 것은 하지메가 아닌 하세였던 것이다.

이 장면은 잊고 있었던 친구의 소중함과 추억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힘들고 아픈 기억을 지워버리려는 현대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 씁쓸함을 남기기도 한다. 학원물이기는 하지만 단순 로맨스에 그치지 않고 재미와 감동 다 갖춘 <일주일간 친구>, 부족하지만 순수한 감정의 여운을 느끼고 싶다면 꼭 한 번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덧붙이는 글 본 글은 루나글로벌스타와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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