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시은.

영화 <에이 다시>의 한 장면. ⓒ 이수민


제71회 칸영화제의 사이드바(비공식이지만 영화제 관련한) 행사인 단편 비경쟁 부문에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다. <에이 다시>(A')라는 제목으로 낯이 익은 배우가 열연하고 있었다.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를 극화한 <귀향>에 출연했던 김시은이었다.

그간 단편 작업을 꾸준히 하면서 상업영화의 조연, 단역으로 활약해 온 김시은이 <에이 다시>로 칸영화제를 잠시 찾았다. 이수민 감독과 동료 배우와 함께 팔레 드 페스티벌 인근 카페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해당 작품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실업자로 오랜 기간 지내는 여인이 남자친구를 의심하며 살인충동까지 느끼는 과정을 그렸다.

짧지만 탄탄한 구성이 특징이다. 스릴러의 탈을 쓴 이 작품을 통해 김시은은 경쟁사회의 치열함과 무기력함을 동시에 표현했다.

"이수민 감독님과 초단편영화를 찍으며 인연을 맺었다. 이번 작품도 제안을 주셔서 같이 하게 됐다. 끊임없이 남자친구를 의심하면서 집착하는 여자인데 자아분열도 보인다. 사회적인 의미가 있는 작품인데 사실 전 영화에 참여할 때 사회적 의미보다는 작은 요소에서 공통점을 찾아가며 접근하는 식이다. 그 외의 영화 구조나 메시지는 감독님 몫이니까."

단 3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지만 배우와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는 곳 근처에서 열심히 홍보활동을 했다. 단편 비경쟁엔 전 세계에서 수 천 편에 달하는 작품이 출품된다. 그 중 작은 규모지만 극장상영의 기회를 얻는 건 약 100여편 정도다. <에이 다시>가 바로 그 안에 들었던 것.

"출품한 사람들끼리 서로의 영화를 보고 소감을 말해주기도 하더라. 처음엔 우리가 홍보책자를 안 만들어 왔었는데 다들 책자를 열심히 나눠주더라. 그래서 우리도 여기저기 다니며 홍보를 좀 했다. 30석 규모의 아주 작은 극장에 10명 넘게 오셨더라. 단편 경쟁 상영 때와 시간이 겹쳐서 텅텅 빌 줄 알았는데... 보신 분들이 너무 분위기가 따뜻했고, 잘 봤다고 해주셨다."

최근 김시은은 곧 방영 예정인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촬영에 한창이다. 본래 드라마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가 현지에 먼저 가 있던 감독의 설득으로 갑자기 칸을 찾게 됐다. "공식 초청도 아닌데 나중에 제대로 초청을 받았을 때 오자는 생각도 했는데 오길 잘한 것 같다"며 그는 "이렇게 제 돈을 지불하면서 오고 다음에 만약 초청을 받게 되면 감회가 더 새로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스터 선샤인>과 함께 김시은은 오는 7월 개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도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단편 부문 경쟁작으로 그가 주연을 맡은 <김녕회관>이 초청됐기 때문. 칸에서의 기억을 안고,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활동할 그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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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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