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Cannes Film Festival


71회 칸영화제 영예의 황금종려상은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만비키 가족>이 차지했다. 19일 오후 주최 측은 폐막 행사를 앞두고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비롯해 공식 부문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로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지난 2013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이후 5년 만에 최고상을 거머쥐게 됐다. 일본 영화 역사로 따지면 1997년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우나기>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21년 만에 최고상을 받은 셈. 일본은 그랑프리가 최고상이던 1954년 이전과 황금종려상이 최고상이던 그 이후를 포함해 1등을 차지한 작품이 총 4편이 됐다. 

꾸준히 가족이라는 주제에 천착해 온 그는 <만비키 가족>을 통해 유사가족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현지 평론가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르 필름 프랑세즈> 기준으로 해당 작품은 평균 2.9로 <레토>와 함께 공동 1위였다. 9명 중 5명이 여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성향 상 여성감독의 작품이 유력한 최고상 후보로 거론되었는데 케이트 블란쳇 이하 심사단은 가족을 재정의 하는 작품을 택했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3명의 여성감독 중 2명이 주요 상을 가져갔다. 레바논 출신의 배우이자 감독 나닌 라바키의 <가버나움>은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앨리스 로드워쳐 감독의 <해피 애즈 라짜로>는 각본상을 받았다.

1978년 백인 우월집단 KKK단에 잠복한 뒤 비밀정보를 수집한 흑인 형사 론 스툴워스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 한 <블랙클랜스 맨>은 2등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스파이크 리는 21년 만에 칸영화제에 초청돼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영화 <버닝>의 주역들.

영화 <버닝>의 주역들. ⓒ CGV아트하우스


이밖에 영화 <아이카>의 배우 사말 예슬랴모바가 여우주연상을, <도그맨>의 마르셀로 돈테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경쟁 부문과 비경쟁, 주목할만한 시선 등을 통틀어 선정하는 황금카메라상은 루카스 돈트 감독의 <걸>이 받았다. 단편 경쟁에선 찰스 윌리엄스의 <올 디즈 크리쳐스 감독이, 심사위원특별언급은 웨이 슈준의 <온 더 보더>가 차지했다.

또한 프랑스의 거장 장 뤽 고다르의 <이미지의 책>은 예외적으로 올해 만들어진 특별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2002년부터 비정기적으로 수여하던 '명예 황금종려상'과는 또 다른 성격으로 해당 시상은 다소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올해 수상작들의 특징은 개인주의가 아닌 가족주의, 그리고 소수자 및 여성 영화인에 대한 재평가로 정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3명 중 2명의 여성감독이 수상자가 됐고, 황금종려상과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 역시 차갑고 냉소적이기 보다는 영화적 온도가 따뜻한 편에 속한다.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경쟁작 대부분을 본 윤성은 평론가는 "여성 화두를 끝까지 가져갔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만비키 가족>에도 가정폭력을 당한 소녀, 폭력을 당하다가 남편을 죽인 여성, 몸을 파는 여성 등 다양한 여성이 나오는데 잘 사는 아시아 국가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대안가족 문제를 다뤘다는 게 신선하게 보였을 것"이라 생각을 전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과 배우 유태오가 열연한 <레토>는 번외 상을 받았다. <버닝>은 국제비평가연맹상과 벌컨상을, <레토>는 칸 사운드트랙 필름어워드 상을 받았다.

아래는 제 71회 칸영화제 수상자 명단.

▲황금종려상 : <만비키 가족>(고레에다 히로카즈, 일본)
▲심사위원대상 : <블랙클랜스맨>(스파이크 리, 미국)
▲감독상 : <콜드 워>(파벨 포리코브스키, 폴란드)
▲각본상 : <해피 애즈 라짜로>(알리스 로드워쳐, 이탈리아), <쓰리 페이시스>(자파르 파나히, 이란)
▲심사위원상 : <가버나움>(나딘 라바키, 레바논)
▲특별 황금종려상 : <이미지의 책>(장 뤽 고다르, 프랑스)
▲여우주연상 : <아이카> 사말 예슬야모바(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 카자흐스탄)
▲남우주연상 : <도그맨> 마르첼로 돈테(마테오 가로네, 이탈리아)
▲황금카메라상 : <걸>(루카스 돈트, 주목할만한 시선, 벨기에)
▲황금종려상(단편) : <올 디스 크리처스>(찰스 윌리엄스, 오스트레일리아)
▲심사위원 특별상(단편) : <온 더 보더>(감독 웨이 슈 준, 중국)


버닝 레토 칸영화제 이창동 유태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