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 박진철


김연경(31세·192cm)의 다음 시즌 소속팀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의 선택은 세계 여자배구계의 뜨거운 이슈다. 세계 최고의 완성형 공격수로 가는 팀마다 전력을 급상승시키는 존재감 때문이다. 김연경의 행선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김연경의 소속팀 결정은 예정보다 계속 늦어졌다. 여러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이 오면서 협상과 선택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소속팀의 임금 체불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연경 소속사인 '인스포코리아' 관계자는 18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협상 진행 상황과 전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현재 김연경을 대리해 각 구단들과 협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터키와 중국 팀들 중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서로 김연경 선수를 영입하려고 해서 그렇다"며 "협상 시작 때보다 각 구단들이 너무 좋은 조건들을 계속 추가로 제시하다 보니까 고민이 길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막판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추가로 제시한 조건들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중국 팀도 연봉 체불?... "전혀 없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됐던 중국 리그의 '연봉 체불' 문제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중국 리그는 (유럽과 달리) 임금 체불이 전혀 없다"며 "상하이 팀으로부터 연봉 한 푼 안 밀리고 잘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하이 구단이 여러 모로 친절하게 잘 해줬다"며 "임금 체불 얘기가 나오면, 오히려 섭섭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의 다음 시즌 연봉은 이전보다 높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연봉 금액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지금 협상하고 있는 구단 중 어느 구단을 가도 지난해 상하이나 2016~2017시즌 페네르바체 연봉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의 2016~2017시즌 페네르바체 연봉은 대략 16~17억 원선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저희도 웬만하면 이리저리 재지 않고 어느 선에서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계속해서 좋은 조건들을 제시해 오니까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었다"고 재차 설명했다.

그는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해놓고 자꾸 늦어졌는데, 이번에는 진짜 조만간 협상을 끝내려고 한다"며 "다음 주에는 소속팀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구단 입장에서도 김연경 영입 여부가 팀 운영에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결정을 더 미루면 다음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공격·수비·리더십 '세계 최고'... 영입 전쟁 '당연'

한편, 김연경은 지난 15일부터 중국 닝보에서 열린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아래 네이션스 리그)에 출전해 눈부신 활약을 했다.

한국은 1주차 중국 대회 3경기에서 목표로 했던 2승 1패를 달성했다. 현재 16개국 중 8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세계 최강 중국과 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중국은 물론 세계 배구계를 놀라게 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경기 수준과 결과는 한국 여자배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경기였다. 한국 여자배구가 중국 홈구장에서 중국 성인 대표팀에게 승리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3세트 모두 큰 점수 차이로 압승을 거둔 것도 사실상 처음이다. ​한국은 주전 선수 전원이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한 마디로 안 되는 게 없는 날이었다.

특히 김연경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일각의 '기량 하향세'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공격에서 강력한 파워와 예리한 각도, 고비 때마다 어려운 볼 처리 능력까지. 세계 최정상급 기량 그대로였다. 이재영과 함께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도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중국은 거의 모든 서브를 김연경에게 집중적으로 퍼부었다. 김연경의 공격력을 봉쇄하면 쉽게 이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랑핑 중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의 이 '당연한 전술'은 실패로 끝났다. 김연경의 수비 능력을 의심한 게 패착이었다. 김연경은 서브 리시브를 거의 완벽하게 받아냈다. 중국의 강한 공격을 걷어내는 디그와 2단 연결 토스까지 뛰어났다.

왜 김연경이 세계 최고 완성형 공격수인지를 다시 한 번 만천하에 증명해 보인 것이다. 공격과 수비에서 최고의 활약을 해주고, 동료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까지 갖춘 선수. 세계적인 부자 구단들이 김연경 영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세계 최강을 꺾고 돌아온 여자배구 대표팀은 오는 22~24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강호 독일(22일), 러시아(23일), 이탈리아(24일)와 차례로 맞대결한다. 김연경과 여자배구 대표팀이 올해 국제대회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 경기를 펼치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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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김연경 V리그 중국 네이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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