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이어 KBS의 사장도 교체됐다. 양승동 KBS 사장 체제가 들어 KBS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KBS <뉴스9>을 비롯한 아침 뉴스와 저녁 뉴스 앵커를 교체한 것이었다. <뉴스9> 앵커는 KBS 기자협회장을 지낸 김철민 기자와 <6시 내고향>을 진행 중이던 김솔희 아나운서가 맡게 됐다.

앵커가 교체되고 한 달이 지났다. 앵커로 보낸 한 달이 어땠는지 궁금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신관 내 보도국에서 김철민, 김솔희 앵커를 만나 <뉴스9>을 한 달 진행한 소회를 들어보았다. 김철민, 김솔희 앵커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KBS <뉴스9>의 김철민)(우), 김솔희(좌) 앵커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KBS <뉴스9>의 김철민)(우), 김솔희(좌) 앵커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영광


- 내일(16일)이면 <뉴스9> 앵커를 맡은 지 한 달입니다. 한 달 어떻게 보내셨어요?
김철민 앵커(아래 '철'): "한 달 동안 아주 바빴어요. 일단 저희가 첫 뉴스 시작한 게 세월호 4주기가 되는 날이라서 4주기 특집 뉴스 했고 또 그 이후로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북중 정상회담 등 워낙 세계사적으로 큰 뉴스들이 많이 쏟아져서 흐름 쫓아가기에도 굉장히 바빴던 것 같아요. 변화한 KBS 뉴스를 보여드리겠다고 새로운 시작을 했잖아요. 일선 기자들이 새로운 각오로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취재현장에 임하고 있고 좋은 뉴스를 많이 만들어 내고 있거든요. 한 달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어요."
김솔희 앵커(아래 '솔'): "저도 마찬가지죠. 뉴스 하기 전 주까지 <6시 내고향>을 진행하다 주말 지나고 바로 9시로 왔어요. 오자마자 첫날부터 4.16 특집을 했고 그다음 주에는 남북정상회담을 했어요. 원래 야외에 나가서 할 일이 없는데 저희는 출장도 다녀왔고. 모든 생활 방식을 뉴스에 맞춰 정비해 가는 중이에요."

- 요즘에는 굳이 메인뉴스를 보지 않아도 SNS로 뉴스를 다 볼 수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아요.
솔: "그 고민이 가장 크고 깊죠. 사건이 발생하면 이미 많이 접하셨을 거잖아요. 9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조금 더 깊이 들어가고 또 다른 시각으로 보는 거죠. 요즘은 기자 출연 같은 부분을 많이 늘려 타사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를 다루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아직 짧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반응이 있는 것 같아요."

- 예전에도 같이 진행했잖아요. 다시 만났는데 어떠세요?
철: "제가 딱딱하고 경직된 편인데 김솔희 앵커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라서 보완되는 거 같아요. 또 방송경력이 저보다 훨씬 더 많아요. 제가 입사는 먼저 했지만 방송은 김솔희 앵커가 훨씬 더 많이 했거든요. 제가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하고는 호흡이 잘 맞아요."
솔: "예전에 12시 뉴스 할 때도 잘 지냈고 이번에 또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파트너가 잘 맞는 선배님이셔서 안심이 되는 부분이 당연히 있고요. 또 기자라 보도국에 계속 계셨잖아요. 저는 방송 진행을 많이 하긴 했지만, 뉴스는 오랜만이고 <뉴스9>이라는 부담감이 분명히 있는데 꼭 기사에 대한 것만 아니라 보도국에 대해 항상 믿고 여쭤볼 수 있는 분이 계셔서 너무 든든하고 좋죠."

- 앵커멘트를 쓸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뭐예요?
철: "시청자가 저희 뉴스를 보면서 '제일 궁금해하는 점은 뭘까'를 시청자 관점에서 항상 생각해요. 기자들한테 물어볼 때도 시청자 입장에서 물어보고요. 예를 들어 북미 정상회담 제일 큰 뉴스고 남북정상회담을 놓고서 여러 가지 시각이 있잖아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역사적으로 소중한 기회고 좋은 전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위장된 평화 쇼'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과거 KBS 뉴스였다면 이쪽에서는 이렇게 주장하고 저쪽에서는 저렇게 주장한다고 말하고 그냥 끝냈을 거예요. 지금은 누구 주장이 더 신빙성이 있는지, 주장하는 속셈이 뭔지까지도 시청자들한테 알려주는 게 뉴스의 책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뉴스 속에 숨어있는 이면과 진실, 맥락 같은 것을 시청자들이 알 수 있도록 멘트를 쓰고 기사도 작성하고 있습니다."

- 여자 앵커가 안경 쓰는 것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 또 매인뉴스 여자 앵커는 젊은 아나운서가 해야 한다는 인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솔: "요새 여자 앵커들도 안경 끼고 하고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 것 같고요. 저는 원래 시력이 좋아서 안경도 안 쓰고 렌즈도 안 끼는데요. (웃음) 그런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맞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봐요. 또 그런 시도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여성의 시각에서 볼 때 아쉬운 점들이 분명 있죠. 하지만 기존에 메인뉴스 앵커를 하시던 분들에 비해 제가 나이도 좀 더 많기도 하고 연차도 높은 편이에요. 그런 제게 기대하는 역할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파업을 하고 보도국에서 쫓겨나 6년만에 돌아왔어요"

 KBS <뉴스9>의 김철민)(우), 김솔희(좌) 앵커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KBS <뉴스9>의 김철민)(우), 김솔희(좌) 앵커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영광


- 앵커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거로 알아요. 지원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철: "제가 2012년에 앵커를 하다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앵커로 복귀를 못 했어요. 제 의사와는 관계없이 보도국 밖으로 쫓겨나 6년 동안 한직으로 돌았어요. 방송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일만 했었는데 솔직히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KBS 새노조가 지난겨울 140일 파업을 했잖아요. 그때 저도 파업을 하면서 '혹시 나중에 기회가 되거든 내가 다시 뉴스앵커로 복귀해 그 당시 내 판단과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사람들한테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굳이 <뉴스9>을 한다는 생각은 안 했죠. 짧은 뉴스라도 그냥 앵커에 일단 복귀를 해서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뉴스9>이라는 무거운 짐을 맡게 된 거죠. 사실 굉장히 부담도 많아요. 지금도 저한테 맞는 자리인가 싶고 많이 어색하고 부담되죠."
솔: "저 같은 경우에는 계속 프로그램 진행을 해왔는데 지난여름부터 겨울까지 긴 파업을 하면서 돌아가면 제가 어떤 방송을 할 것인지, 어떤 방송을 하고 싶은지, 어떤 자리에 있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그동안 저도 KBS 뉴스를 잘 보지 않았는데 파업을 하고 돌아온 우리들이 새롭게 만들어 갈 뉴스에 대해 기대감이 있었고, 그 자리에 함께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어서 오디션에 응시했습니다."

- <뉴스9>가 메인뉴스잖아요. 많이 긴장될 것 같아요.
철: "부담감이 엄청 크죠. 일단 저는 6년 동안 방송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생방송인 데다 메인 뉴스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긴장이 많이 됐어요. 지금도 사실 긴장을 많이 하고 아직도 경직된 게 풀어지지 않은 것 같아요. 또 KBS 뉴스가 달라지겠다고 시청자들한테 약속하고 출범을 했잖아요. 달라진 뉴스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기자들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그런 기자들 노력에 행여 누가 되면 안 되니까요."
솔: "저는 계속 생방송을 해왔는데도 <뉴스9>은 또 다르더라고요. 이제 막 입사한 것처럼 다시금 새롭게 부담과 긴장감이 되고 무게감이 엄청나서 잠도 잘 못 잤어요. 단순히 '생방송 진행하다가 사고 내면 어떻게 하나'만이 아니에요. 제가 전하는 말이 작은 뉘앙스 차이 같은 거로 잘못 전달될 수도 있죠. 보도국이 새롭게 다시 열심히 해보자는 분위기인데 혹시 제 자그마한 실수로 그런 것들이 달라질까 봐 늘 조심스럽습니다. 다시 한번 앵커가, 또 아나운서가 얼마나 방송 최전선에 있고 시청자와 만나는지 그 무게감을 새롭게 느끼고 있어요."

- 일과는 어떻게 돼요?
철: "오후 2시 30분에 편집회의를 하는데 들어가기 전에 그날 뉴스 흐름을 다 잡고 들어가야 하거든요. 그날 주요 뉴스들이 뭐가 있는지 봐야 하고, 편집회의에 들어가면 각 부서에서 오늘 취재하는 아이템에 관해 토론하는데 그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전혀 이해를 못 해요. 오전 9시 30분에도 편집회의가 있어요. 저희는 오후에 나오니 그 회의에 참석은 못 해요. 하지만 그 회의에서 논의됐던 내용이 뭔지도 파악해야 하죠. 오후 회의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하는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 걸려요. 회의 끝나고 나면 오후 취재 상황도 보고 인터넷이나 SNS에서 제일 화제인 뉴스들이 뭔지 찾아보고 우리 뉴스와 뭐가 다른가도 찾아보죠. 오후 되면 정신없이 시간이 가는 것 같아요."

 2018년 4월 16일 <뉴스9> 캡쳐

2018년 4월 16일 <뉴스9> 캡쳐ⓒ KBS


- 첫 방송일이 세월호 참사 4주기였잖아요. 그래서 부담이 더 크셨을 것 같은데 첫 방송 때 어떠셨어요?
철: "세월호 유가족들한테는 KBS가 원죄가 있어요. 2014년 4월 세월호 보도를 제대로 못 해서 유가족들이 회사에 몰려와 항의하고 그 여파로 사장이 물러나고 보도국장까지 바뀌는 일이 있었잖아요. 새로운 KBS 뉴스를 시작한 원동력은 142일 파업이었지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촛불이 있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세월호 유가족 항의 시위 등 일련의 과정들이 있었어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새로운 뉴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생각했어요. 첫 방송하는 날 오프닝 멘트와 클로징 멘트에서 사과 말씀을 드렸습니다. 또 세월호와 관련된 진실이 다 밝혀지기 전까지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거든요. 항상 그런 부담감을 느끼고 있어요. 세월호의 진실이 끝까지 다 파헤쳐질 때까지 세월호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되고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자본이나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시청자들만 바라보고 가는 그런 뉴스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은."

- 앵커 의자에 앉았을 때 처음 느낌이 어땠어요?
철: "카메라로 딱 찍어 누르는 것 같았어요. 도망가고 싶었어요. (웃음) 6년 만에 더군다나 메인 뉴스를 생방송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정말 내가 할 수 있나 싶고 등에서 식은땀도 났어요."
솔: "그런 걸 느낄 겨를도 없이 8시 조금 넘어 김기식 금감원장이 사퇴해서 준비한 뉴스가 다 엎어지고 새로운 소식을 준비해야 했어요.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겠어요."

- 한 달간의 KBS 뉴스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철: "개인적으로 평가를 한다면 10점 만점에 8~9점 정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자들이 가져온 특종도 많고 그동안 소홀히 다뤄왔던 약자들의 시각도 많이 포함돼 있어요. 잘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초심 지켜나갈게요"

 KBS <뉴스9>의 김철민, 김솔희 앵커

KBS <뉴스9>의 김철민, 김솔희 앵커ⓒ KBS


- 한 달간 뉴스 진행하면서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철: "정상회담 때 판문점에 가서 현지 생방송을 했거든요. 세트 만들어서 뒤에 조명을 걸었는데 그러면 물고기들이 달아나요. 어부가 한 분 계셨는데. 본인이 조명을 쳐서 고기를 잡아야 하는데 우리 조명이 더 큰 바람에 물고기들이 다 도망간다며 방송하는 야외 스튜디오로 막 들어오셨어요. 서울로 화면이 잠깐 넘어갔다가 다시 우리한테 넘어오는 상황인데, 서울로 넘어가 있는 사이에 들어오신 거예요. 그래서 사고가 안 났죠. 우리가 방송할 때 들어 왔으면, 사고 날 뻔했어요.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생방송 스튜디오에 외부인이 난입해 막 소리 지르는 건 상상이 안 되는 일이거든요. 야외고 어수선하고 그러니 스태프들도 스태프 중 한 분인 줄 알았대요. 그래서 아무도 제지를 안 했던 거지요."

-. 마지막으로 각오와 한 말씀씩 해 주세요.
철: "시청자들과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약속했거든요. 그리고 시청자만 보고 가겠다고 했고 약자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대변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킬 거에요. 그 과정에서 편파적이라거나 공정하지 않다는 비난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런 비난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죠. 시청자들을 위해서 소신껏 뉴스를 하고 결과가 나오면 책임지면 되는 거니까요. 기준들이 헷갈릴 때 판단의 잣대는 오직 시청자의 시각이라는 소신을 갖고 끝까지 초심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솔: "저희 이제 한 달 됐잖아요. 조금 더 관심을 두고 길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실시간으로 시청률이 나오는데 저희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뚝심 있게 초심 지켜나갈게요. 약속드린 부분들 잊지 않고, 놓치지 않고 쭉 그 길 갈 테니까 꾸준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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