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공연 모습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공연 모습ⓒ 티위스컴퍼니


"'어떠한 것이 바람직하다'가 아니라 어떠한 기준을 정하고,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그 범주 안에 넣을 수 있는 존재도 없다고 생각하고, 사회가 만들어낸 그때 일종의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이오진 작가가 '바람직하다'라는 표현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과연 바람직하다, 평범하다, 정상(正常), 보통 등을 나누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바람직한 청소년>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문제적 청소년들이 등장한다. 이 청소년들의 얘기를 통해, '바람직하다'라는 기준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짚어보게 만들며, 비단 학교 안에서의 얘기가 아님을 상기시킨다.

17일 오후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전막 공연에 이어 문삼화 연출, 이오진 작가, 출연배우 심태영, 김세중이 자리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렸지만, 문삼화 연출은 "달라진 것이 없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학교 체벌이 지금보다 덜 해진 것을 제외하고는. 그래서 보편성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바람직한 청소년>은 미국의 한 대학생이 동성애로 아웃팅 된 후 자살한 사건을 모티프로 제작한 작품이다. 작품의 표면상, 성소수자, 불량 청소년, 왕따 등을 다루는 듯하지만, 그 안에는 사회 일부분을 들여다본 듯 다양한 인물의 모습이 녹아있다. 굽힐 수밖에 없는 권력, 이목 때문에 드러낼 수 없는 감정이나 표현 등.

두 학생을 대하는 선생님의 상반된 태도

 <바람직한 청소년> 공연 사진

<바람직한 청소년> 공연 사진ⓒ 티위스컴퍼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모두의 촉망을 받는 모범생 이레(심태영)는 친구 지훈과 입을 맞추는 사진으로 아웃팅을 당한다. 한 달간 반성문을 쓰는 징계를 받는다. 오토바이를 훔치다가 사고를 낸 현신(김세중)도 이레와 징계를 받는데, 이들은 한 교실에서 반성문을 쓰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하지만 역시나, 이 두 학생을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는 상반된다. 어떻게든 사건을 무마시켜 좋게 마무리 시키고 싶은 한 명과 억지로라도 밟고 눌러서 잘못을 인정하게 만들려고 하는 한명으로. 그 안에는 '바람직한' 모습, 누가 만드는지도 모르는 그 프레임 안에 학생들을 가두려는 학교, 사회의 모습이 담겨있다.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 이레에게 학생주임 선생님은 "네가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하는 장면처럼. 그것이 진심이고 정답이라는 듯이 말이다.

"학교 모습이 3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거 같다. 정상, 평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을)강요하는 것은 여전히 같은 맥락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문삼화 연출)

제목에서부터 드러난 '바람직하다'라는 표현이지만, 정작 극이 끝날 때까지 어떠한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억지로 세상에 굴복하는 듯 써내린 반성문? 그들의 오열? 극 속 인물들 간의 갈등 역시 감정을 푸는 열쇠는 되지 못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말이다. 작가와 연출이 생각한 '바람직하다'의 개념은 과연 무엇일까.

"교육기관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인정했으면"

 <바람직한 청소년> 공연 사진

<바람직한 청소년> 공연 사진ⓒ 티위스컴퍼니


"사실 맨 처음에 희곡을 쓸 때는 (바람직하다는 것에) 기준이 없다고 생각했다. 더 예전에는 느끼는 것에 대해 표현하고, 아닌 것에는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는데, 작품을 쓰고 책을 보면서, '어떠한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기준을 정하고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느냐, (바람직하다는) 범주 안에 넣을 수 있는 존재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회가 만들어낸, 그때 그때 느껴지는 일종의 판타지라고 생각한다."(이오진 작가)

"평소에 '바람직하다'라는 표현을 안 쓴 것 같은데 작품을 올리면서 고민하게 됐다. 결론은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닌가' '무엇을 위해 바람직해야 하나'였다. 바람직? 뭐가 바람직하지? 왜 바람직해야할까. 무엇 때문에 아이들이 억지로 반성문을 쓸까." (문삼화 연출)

90분 동안 진행되는 극 안에서 인물들은 치열하다. 각자의 가정사, 이성 친구와의 갈등 등. 하지만 어찌보면, 너무나 극단적일 수도 있다. 전교 1등이나, 학창시절 당시 탈선(?)을 경험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먼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기 때문.

이에 이 작가는 "청소년극인데, 물론 극단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소명해야 할 대상이 있지 않나. 난 성소수자 청소년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바라는 교육제도를 묻는 말에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것, 민주주의는 그런 거 같다. 대중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 요즘은 한 명 한명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학교에서 다양성이 통할지. 번거롭더라도, 교육기관 등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인정했으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바람직한 청소년>은 다음달 3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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