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지적 참견 시점> 공식 포스터.

MBC <전지적 참견 시점> 공식 포스터.ⓒ MBC


방송통신심의위원회(아래 방통심의위)가 세월호 희화화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대해 전원 합의로 최고 수위인 '과징금' 제재를 결정했다. 2006년 1억원 이하의 과징금 처분 규정이 신설된 이래 지상파에 과징금 결정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열린 제27차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이 세월호 참사 속보 장면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안에 대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20조(명예훼손 금지)제 1항, 제20조(명예훼손 금지)제2항, 제 25조(윤리성)제 1항, 제27조(품위유지) 제5호을 모두 적용했다.

이날 의견진술을 위해 참석한 MBC 권석 예능본부장, 전진수 예능본부 부국장, 최윤정 예능5부장 등은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뿐 아니라 세월호 유가족 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면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한 바 있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건 개요를 진술했고, 고의성은 없었지만 제기된 심의 규정 위반, 관리 감독 소홀, 시스템 부재 등 심의위원들이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

심의위원들은 '고의성은 없었다'는 MBC 조사위원회의 결과를 받아들였지만, 고의성이 없었다 하더라도 MBC의 과실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전광삼 위원은 "만약 의도성이 있었다면 MBC라는 방송사가 문 닫아야할 일"이라고 지적하며, 진상 조사 등 이어진 MBC의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MBC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이지 정상 참작의 사유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정주 위원은 조사 결과 보고서에 담긴 '세월호 장면인 줄 알았지만 CG로 보이지 않게만 가리면 문제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조연출 진술에 대해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 이렇게 사회와 시대와 함께 호흡하지 못할 수 있는지 놀랍다"면서 "세월호 보도 장면을 단순히 그림으로만 이해하고 방송의 도구로만 이해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심영섭 위원은 "MBC는 세월호 관련 악의적 보도가 가장 많았던 방송사"라는 점을 언급하며 "지난 파업 과정에서 예은 아빠 유경근씨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인 건 MBC 사장도, 보도국장도 아닌 진도에 있던 여러분이라고 했다. 이번 일로 MBC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세 번 죽인 것"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통심의위가 누적 안건들을 처리하면서 가장 많은 특혜를 준 방송사가 MBC다. 이전 경영진 체제에서 불거진 문제들이었고, 사장이 바뀐 뒤 새롭게 시작하려는 MBC 구성원들의 진정성을 믿어주었기 때문이다. 공적 책임이 있는 방송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허미숙 위원장은 "현재의 게이트 키핑 과정에서 정해진 모든 절차를 거쳤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시청자들은 어떻게 단박에 알아차렸는지 생각해 봤느냐"면서, 시청자 댓글을 보고 세월호 영상 사용을 알게된 연출자가, 사과 등의 윤리적 조치는 취하지 않고 다시보기 삭제, 해당 영상 편집 등 업무상의 조치만 취한 부분에 대해 제작진의 윤리적 감수성을 지적했다.

허 위원장은 "제작진의 공영방송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자나 PD의 절대 덕목은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윤리적 의식, 국민적 비극에 대한 윤리적 감수성이다. MBC 안에 여전히 잘못된 제작 윤리가 존재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심의위원들의 지적에 권석 예능본부장은 "오늘 이야기들을 구성원 모두와 공유하고,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지상파 방송 사업자는 몇 천만 원의 과징금을 받는다 해도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 그보다 아래 단계지만 실질적인 조치인 '프로그램 중지'와 '관계자 징계'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국민적 비극에 대한 방송사의 윤리적 감수성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심의위원회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제재가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아 만장일치로 '과징금' 건의를 결정했다.

방송심의위가 내리는 '권고' 또는 '의견 제시' 조치 등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는 심의위원 5인으로 구성되는 소위원회가 최종 의결하지만,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 정도가 중대한 경우 내려지는 '과징금', 또는 '법정제제'는 소위원회 건의에 따라 심의위원 전원(9인)으로 구성되는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17일 방송심의소위원회가 '과징금' 건의를 결정함에 따라 추후 방통심의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2006년 과징금처분 규정이 신설된 이래 총 44건의 과징금 결정이 내려졌으며, 지상파 방송사에 과징금 결정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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