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카 에리카

카라타 에리카ⓒ BH엔터테인먼트


국내 한 휴대폰 광고에 혜성처럼 나타난 그녀의 정체를 다들 궁금해 했다. 한국 모델이 아닌 일본의 배우 카라타 에리카(21)였다. 이에 더해 국내 소속사와 계약해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첫 영화 출연작인 <아사코 I&II>가 제71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배우 인생에 있어서 그 스스로도 중요한 분기점을 맞게 됐다. 16일 팔레 드 페스티벌 인근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공식상영을 앞둔 레드카펫 행사에서부터 그녀다웠다. 치마에 구두가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 "첫 출연한 영화였고, 첫 주연을 하게 됐는데 첫 영화제가 칸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다시 한 번 웃어보였다.

이야기의 중심

영화는 도쿄와 오사카를 배경으로 두 남성(히가시데 마사히로 1인 2역)을 사이에 두고 방황하는 한 여성 아사코(카라타 에리카)의 이야기를 다뤘다. 호감을 느끼고, 순간의 진심에 따라 적극적으로 상대를 선택하고 행동하는 모습은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한다. 두 남녀가 센다이 지역에 머물고, 지진을 계기로 또 다른 만남이 이뤄지는 등의 묘사에선 동일본 대지진 이후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은유로 느껴지기도 한다.

- 시나리오만 보면 심리를 따라가는 것이기에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각본을 처음 받았을 때 아사코의 감정에 이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부분이 있었다. 저랑 닮은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아사코가 자기 감정에 솔직하잖나. 거짓이 없고 본인의 직감과 감정에 솔직하다. 그리고 행동에 옮긴다. 물론 나중에 그 행동으로 후회도 하지만 그런 적극적이고 솔직한 면이 저랑 좀 닮았다."

- 히가시데 마사히로가 1인 2역을 맡았다. 같은 배우지만 자유분방한 영혼의 바쿠와 성실한 성격의 료헤이 중 실제로 만난다면 누가 더 끌릴까. 
"음, 아사코 입장에선 료헤이일 것 같고, 순간 실제 저라면? 상상해봤는데 그래도 료헤이가 더... (웃음)"

- 극중 대사에서 '너의 이름은'이라며 묻는 장면이 있고, 센다이 지역과 지진도 등장하는 걸 봐서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상처와 위로를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일단 전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가 아닌 사랑 이야기로 해석했다. 근데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인물들이 직감적으로 움직이고 감정에 솔직하다는 건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충분히 떠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센다이 지역에는 아직도 그때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아서 폐가나 가건물에서 여전히 생활하는 분들이 계시다. 촬영 전 실제로 그 마을에 가보기도 했다. 그곳에서 생활하시는 주민 분들이 우리 영화에 자원해서 출연도 해주셨다."

 카타카 에리카

영화 <아사코 1&2>의 한 장면.ⓒ BH엔터테인먼트


- 영어 제목이 <아사코 1그리고 2>다. 1인 2역은 남자 배우가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시는 대로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소설이든 영화든 일본에서 기사가 나왔을 때 남자 배우 이름만 나가고 제 이름은 안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근데 완성된 영화는 아사코의 감정을 중심으로 해서 나아가고 있다. 개인적인 해석인데 다른 스타일의 남자 두 명을 만나면서 아사코의 감정이 움직이는 것이기에 영어 제목이 그렇게 나온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막연한 동경이 현실로

- 영화는 사랑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일편단심이어야 하고 영원해야 한다는 관념이 있잖나. 카라타씨의 생각이 궁금하다.
"(웃음) 제가 아무래도 경험이 많이 없고, 어른(성인)의 연애를 잘 모르지만 사랑을 한다는 건 되게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뭔가 멈출 수 없을 것 같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다. 으아, 진짜 사랑은 뭘까?(웃음) 전 순간 반한 경험은 없다.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에 빠지는 케이스 같다."

- 일본에선 이미 여러 드라마를 했고, 이렇게 영화 경험까지 하게 됐다. 배우 일이 본인 적성에 맞다고 느끼는가.
"이 영화를 찍기 전까지 고민이 많았다. 연기가 어렵고 즐기지 못하던 때라 고민이 하나 둘 쌓이고 있었다. 내게 잘 맞는 일인가 고민하던 차에 이 영화를 만나게 됐다. 감독님은 제게 마냥 잘하는 것만 원한 게 아니라 연기를 하면서 중요한 게 뭔지를 말씀해주셨다. 배우에게 맞는 디렉션을 주셨다. 좋은 분들과 작업하다보니 마음도 편해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고 그랬다. 지금은 연기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다. 제게 아주 잘 맞아요! 라고 말하기엔 경험이 아직 많지 않다."

- 목장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연예인 소속사에 발탁된 케이스다. 배우에 대한 꿈이 본래 있었나? 데뷔 직전까지 어떤 학생이었는지.
"어렸을 때 패션잡지를 보며 막연하게 모델이 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방법을 몰라서 적극적으로 도전하진 못했고, 그러다가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모델은 어렵겠지?' 생각하면서 다른 일을 고민했다. 그러다 목장 일을 돕다가 발탁이 돼서 운 좋게 들어오게 됐다. 전 본래 꺅꺅 거리면서 시끄럽게 장난도 많이 치던 학생이었다. 그러다가 선생님에게 혼나기도 했다(웃음). 사람으로서도 솔직한 편이고,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편이다."

 배우 카라타 에리카.

ⓒ 이선필


 배우 카라타 에리카.

ⓒ 이선필


- 모델을 꿈꿨고, 배우 일을 하는 만큼 예술적 재능이 많을 것 같다. 음악이나, 그림 등. 혹시 배우 일을 안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웃음) 그런 걸 잘 못한다. 그림은 유치원생이 그리는 수준이다. 어렸을 때부터 서예를 해서 글자 쓰는 걸 좋아하긴 한다. 그리고 TV랑 영화를 많이 좋아해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배우를 못했다면 아마 이쪽과 관련한 일을 알아보고 있었을 것 같다. 스타일리스트 등의 일 말이다."

- 보니까 일본에선 깨끗한 이미지의 여배우 1위를 하는 등 인지도가 높은 걸로 알고 있다. 학생 때도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
"(웃음) 스무 살 때 기모노를 입고 성인식을 할 때였다. 친구들과 모여서 밥 먹으면서 앙케이트를 했다. '드러나진 않지만 인기있는 친구는?' 항목에서 2위였다. 아쉽게도 1위가 아니었다(웃음)."

- 일본 국적이기에 한국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것을 결심하기 쉽진 않았을 텐데. 어떤 계기로 결심하게 됐나.
"초등학생 때 일본 음악 프로에서 빅뱅을 보고 케이팝에 빠지게 됐다. 소속사가 생겼을 때도 사무실에다가 한국 쪽 관련한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이 대목에서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지금의 일본 소속사 눈에 띄기 전 한국의 현 소속사(BH엔터테인먼트)가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배우 한효주의 일본 에이전시가 카라타 에리카의 일본 소속사인데, 당시 신인이었던 그녀에게 한국 소속사에서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한 것.

존재감 느껴지는 배우

- 공식 데뷔 전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오디션을 보러 갔다. 다른 오디션들에서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였는데 면접을 통해 합격 통보를 받았다. 너무 좋았다. 평소에 소녀시대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휴대폰 광고를 찍고, 나얼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게 됐다. 제겐 소중한 경험이었다. 헌국에서 뮤직비디오도 좋고, 잡지 촬영도 좋고, 영화도 찍고 싶다. 호기심이 많아서 여러 경험을 해보고 싶다." 

- 한국 작품을 한다면 어떤 배우와 작업해보고 싶은지.
"배두나 배우님, 그리고 양익준 배우님과 해보고 싶다. 일본에서 <나의 소녀>(한국제목 <도희야>)와 <똥파리>를 매우 재밌게 봤다. 두 분 모두 감정 그대로를 솔직하게 보여주시더라. 특히 힘을 주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두나 배우님이 그런 연기를 하시더라. 힘을 많이 들어가지 않는 것 같은데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칸영화제 이후 <자나깨나 아사코>라는 제목으로 지금의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한다. 또한 아직 제목을 밝힐 수 없는 일본 영화의 주연을 맡아 최근 촬영을 마치기도 했다. 카라타 에리카의 활발한 활동이 그만큼 기대된다.

 배우 카라타 에리카.

배우 카라타 에리카.ⓒ 이선필


▲ 카라타 에리카의 인사말 전 지금 칸 국제영화제에 와있습니다. 처음으로 온 칸 영화제여서 너무 떨리지만 재밌습니다 즐기고 있습니다 ‘<아사코 1&2>를’ 꼭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 이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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