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 이정민


세계인의 영화 축제인 제71회 칸영화제 현장에선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도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 13일 한국영화의 밤을 성황리에 마쳤고, 그 전후로 주요 영화계 인사들과 미팅도 이어가고 있었다. 여러 모로 과거 영진위의 행보와는 차별점이 있었다.

지난 1월 임기를 시작한 오석근 영진위원장은 아시아 국가들의 영화관계자를 바삐 만나고 있었다. 지난 11일 프랑스 칸에 도착한 직후 인근 식당에서 마카오국제영화제, 싱가폴국제영화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었다.

15일 오후 오석근 영진위원장은 한국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4월 초 과거 영진위의 블랙리스트 부역자 노릇을 전면 사과하던 그는 그간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하고 내부 시스템 정비에 주력해왔다(관련 기사: 박근혜에 부역하던 영진위, '환골탈태' 청사진 나왔다 http://omn.kr/r6vc).

핵심은 예산 증액

오석근 위원장은 지난 인터뷰에서 밝혔던 대로 남북 영화 교류와 아시아영화진흥기구, 그리고 내년으로 다가온 한국영화 100주년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칸영화제에선 이 세 가지 주제를 토대로 영화인들과 교류하는 모습이었다.

오 위원장은 "100주년 사업을 남과 북이 함께 치르는 방안 등을 생각하고 있다"며 "서로 언제가 영화의 시작으로 보고 있는지부터 맞추면 좋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북한의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화광이었다는 사실을 전하며 오 위원장은 "북한이 갖고 있는 필름 영화들의 디지털 복원 사업이 좋은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영화진흥기구에 대해선 "중국이 최근 중앙선전국에 영화 담당 조직을 만들었는데 우리가 적절한 역할을 해서 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식"이라며 "진흥기구 내에 행정, 기술, 교육, 영화제 분과 등이 다 들어갈 수 있는데 지금 칸에서 사람들을 만나 그런 점을 논의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빠르면 오는 7월 열리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나 늦어도 오는 10월 부산영화제에선 아시아 각국의 영화 관계자들이 생각을 나눌 예정이다.

100주년 사업을 두고 오석근 위원장은 원로 영화인과 젊은 영화인들이 함께 준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었다. 추진위원단도 꾸리는 중임을 언급하며 오 위원장은 "여러 모로 영진위의 예산이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 지난 10년 간 예산이 전혀 오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영화진흥위원회는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로부터 14일 저녁 만찬 자리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지난 10년 사이엔 없었던 일이었다.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적어도 지난 10년간은 국내 영진위원장이 영화제 공식 만찬에 초청받는 일은 없었다"며 "칸영화제가 정치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무언가가 있다"라고 말했다.

오석근 칸영화제 버닝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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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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