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2018년 첫 국제대회를 불안하게 출발했다.

차해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5일 중국 닝보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벨기에와의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8-25 22-25 21-25)으로 완패했다. 벨기에가 예상보다 강했다곤 하지만 세트를 따내긴커녕 1세트 시작과 함께 3-0으로 앞선 것을 끝으로 한 번도 3점 차 이상의 리드를 가져 온 적 없었던, 변명의 여지가 없는 졸전이었다.

한국은 에이스 김연경이 15득점, 이재영이 10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블로킹에서 1-5, 서브득점에서 2-9로 뒤졌고 공격 범실은 15개나 저지르며 벨기에에게 내내 끌려 다니는 경기를 했다. 최악의 출발을 보인 차해원호는 오는 16일 도미니카 공화국(세계랭킹 9위)과 중국 원정 2번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국 여자배구의 장점들이 모두 실종된 최악의 졸전

 벨기에전에 보여준 경기력이 일시적인 슬럼프가 아니라면 한국 여자배구는 이번 중국 원정에서 1승도 쉽지 않다.

벨기에전에 보여준 경기력이 일시적인 슬럼프가 아니라면 한국 여자배구는 이번 중국 원정에서 1승도 쉽지 않다.ⓒ 국제배구연맹 화면캡처


VNL대회는 5주동안 각 지역을 돌며 나라마다 15경기를 소화한다. 이번 대회보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국은 시차가 큰 3주차 네덜란드와 5주차 아르헨티나 원정에 김연경을 비롯해 양효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김수지(IBK기업은행 알토스) 등을 데려가지 않을 예정이다. 따라서 네덜란드 원정을 떠나기 전까지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상대이자 세계랭킹13위에 올라 있는 벨기에는 평균 나이 20세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16개국 가운데 가장 젊은 팀이다. 세대교체를 위해 멤버들을 대거 교체해 1993년생이 팀 내 최고령 선수일 정도로 어린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190cm 이상의 장신이 4명이나 있어 경계를 늦출 순 없지만 상대적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적기 때문에 한국이 충분히 1승의 제물로 삼을 수 있는 상대처럼 보였다.

한국은 좋은 신체조건과 달리 세밀한 플레이가 다소 부족한 벨기에를 상대로 경기 초반 3점을 먼저 따내고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오히려 벨기에가 의외로 과감하게 덤벼들자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가 위축되며 세트 중반 5점 차까지 끌려 갔다. 한국은 세트후반 김연경의 공격범실과 임명옥 리베로(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리시브까지 흔들리면서 1세트를 18-25로 다소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2세트에서 강소휘(GS칼텍스 KIXX)와 이효희 세터(도로공사)를 선발 출전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한국은 강점을 보여야 할 수비 집중력과 서브에서마저 벨기에에게 크게 밀리며 2세트에서도 큰 리드를 허용했다. 한국은 세트 막판 이재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과 강소휘의 활약으로 연속 7득점을 따라가며 무섭게 추격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2세트마저 3점 차이로 빼앗겼다.

2세트 막판 벨기에 공략법을 어느 정도 찾은 한국은 3세트에서 벨기에와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벨기에의 타점을 살린 공격에 좀처럼 리드를 가져 오지 못했고 세트 중반에는 서브 리시브 가 크게 흔들리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한국은 세트 후반 김연경의 공격마저 상대 블로킹에 걸리고 범실로 연결되면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신장이 크지 않은 한국은 날카로운 서브와 빠른 스피드, 그리고 끈질긴 수비로 상대를 흔들며 빈틈을 노려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작년 월드그랑프리대회에서 독일, 폴란드 같은 장신의 유럽팀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그런 장점들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벨기에에게 끌려 다니기만 했다. 한국에게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벨기에가 이번 대회 '도전국'으로 분류된 약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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