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지훈.

배우 주지훈. ⓒ CJ엔터테인먼트


무역 사업가로 위장해 북한을 개방시켜 핵무기의 존재를 파악하려는 흑금성(황정민), 그런 그를 파트너로 인정하기까지 여러 시험을 하는 리명운(이성민)은 영화 <공작>에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 가운데 주지훈이 맡은 국가안전보위부과장 정무택은 그 중간에서 양측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적과 아군이 따로 없다. 주지훈은 정무택에 대해 "리명운과도 긴장감이 있을 정도로 '북한 체제를 지키는 건 우리들'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던 인물"이라며 "그 틀 안에서 누구든 의심하는 것"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필연적인 긴장감

"북한 말에 '뼈까지 발라내겠다'는 말이 있더라. (정무택은) 우리 사람이든 남한 사람이든 모두 의심한다. 그의 입장에선 본분 내지는 임무를 다한 것이다. 이게 근데 연기하면서 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눈 한 번 잘못 깜빡여도 엔지였다. 타이밍이 안 맞으면 긴장감이 훅 떨어지거든. 정말 한 땀 한 땀 만들어갔다는 느낌이다. 

특히 남한 정치인 두 명이 북한에 와서 만나는 장면은 정말 진이 빠지도록 연기한 것 같다. 감독님도 정확하게 어떤 연기지도를 줄 수가 없었다. 한 번에 오케이가 절대 안 났는데 모니터를 보면 말로 표현할 순 없겠지만 왜 다시 해야 하는지 심정적으로 알 것 같더라."

표정 변화가 적고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까지 뚫어보는 북한 장교. 하지만 주지훈이 맡은 정무택은 결정적 순간에 큰 잘못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극도로 높아진 긴장감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작업에 그는 "(함께 북한군 간부로 호흡을 맞춘) 이성민 형도 그런 말을 했는데 마치 무대 예술을 하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고민이 있었다. 윤종빈 감독님은 스타 감독이고, 평소 전 팬이었기에 신나게 현장을 즐겨야지 하고 임했는데 필연적으로 긴장감을 표현해야 해서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까지 스스로 통제해야 했다. 어떤 날엔 제가 창조적으로 연기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기도 했다."

 영화 <공작>의 한 장면

영화 <공작>의 한 장면 ⓒ CJ 엔터테인먼트


소재 자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20여 년 전 남북 관계와 공작원 이야기를 다루는 것에 그는 "배우이자 한 사람의 관객으로 접근하기에 실제와는 다른 가상의 이야기로 보고 (연기)했다"며 "<아수라> 때도 나쁜 역할이었는데 현실적인 부담감은 안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영화를 보시고 실제처럼 느낌을 가져가시는 관객분도 계시니 어느 정도 현실성을 인식해야할 것 같기도 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공작> 속 정무택은 나쁜 캐릭터가 아닌 FM스러운 군인"이라고 자신의 해석을 덧붙였다.

"개인적으로 <공작>에서 어떤 휴머니즘을 느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아닌가. 우리를 갈라 놓은 건 체제였지 사람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많이 생각했다. 통일? 해야지. 물론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게 많겠지만 그걸 잘 극복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왜 좋은 것들을 포기하고 서로를 미워해야 했을까. 영화를 보는데 그런 면에서 큰 울림이 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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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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