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21편 중 단 3편이 여성감독의 작품이다. 그 중 하나인 에바 허슨 감독의 <걸즈 오브 더 선>(원제: Les Filles du Soleil) 공식 상영을 앞두고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바로 82명의 여성 영화인들이 다 함께 팔레 드 페스티벌의 레드카펫에 오른 것.

12일 오후 6시 무렵이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배우 케이트 블란쳇을 필두로 크리스틴 스튜어트, 에바 두버네이, 카냐 닌, 레아 세이두 등의 심사위원, 그리고 수십 명의 여성 영화인들이 손을 잡고 레드카펫 위에 등장했다. 다름 아닌 '타임즈 업'(영화계 성폭력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연대 모임) 운동의 일환이었다.

연대의 시작

"우리는 감독이자 배우, 작가이면서 프로듀서와 스태프입니다."

케이트 블란쳇의 또렷하고 힘찬 목소리에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인파가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우리의 직장이 다양성과 공평하길 원하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잘 반영하길 원한다"며 "세상은 우리가 남성들과 카메라 앞이든 뒤에서든 똑같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곳"이라 말했다.

이 말에 함께 레드카펫에 오른 여성 영화인들이 환호했다. 이 82명의 여성들은 지난 70년 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감독의 수였다. 이에 비해 경쟁 부문에 초청된 남성 감독은 1645명. 세계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지만 지난 70년 간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인은 1993년 <더 피아노>를 발표한 제인 캄피온 감독이 유일했다.

앞서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여성 영화인들 100여 명이 레드카펫에 한꺼번에 오를 것"이라며 해당 행사를 예고한 바 있다. 직후 일부 언론에선 미투운동 지지 행사로 보도하기도 했다. 문의 결과 주최 측은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이 퍼포먼스가 미투운동의 일환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었지만 12일 퍼포먼스를 통해 그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난 셈.

<오마이스타>는 12일 이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순간부터 행사 진행 이후까지를 영상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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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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